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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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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엄마가 외할머니에게 전화를 했다
엄마는 일에 발이 묶여있어
자주 가질 못해 보고싶어서 전활했겠지

엄마는 울먹이며 통화를 이어나갔다
"사랑해란 말 천번만번을 해도 모자라...엄마 사랑해..."

엄마는 곧이어 통화를 내게 넘겼다
외할머니께 인사하라고

사실 피하고 싶었다
내가 알고 있던 외할머니의 모습은
병상에 누워있기 전
쌩쌩하게 혼자 외출도 하시고
기운이 넘치는 모습이었으니깐

마지못해 전화를 넘겨 받았다
이젠 내가 알던 외할머니의 쌩쌩함은 온데간데 없고
색색거리는 가쁜 숨소리만 이어져갔다

난 병.신같이 어...어... 하는 소리만 이어갈 뿐
쉽사리 입을 떼지 못했다

제대로 쉬지 못하는 외할머니의 숨을 계속해서 듣고선
머저리같이 "어떡해..."라는 말을 던졌다

할머니가 가쁜 숨을 멈추고 내게 말했다
"이젠 어쩔 수 없어..."

그 한마디에 엄마에게 나는
"더는 못하겠어"
라고 핸드폰을 넘겼다

외할머니의 말은...
내게 무거운 짐을 덜라는 의미였을까

사실 힘내라고 말을 해드렸어야 했는데
힘내란 말조차 할머니께 고통이 될 수 있을까봐
하지 않았다

난 겁이 많다
무섭다

14 Comments
파오리퍄퍄 2020.06.08 10:19  
이별을 피할 수 없지만 잘 극복해내세요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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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빌런 2020.06.08 10:29  
[@파오리퍄퍄] 감사합니다...
멘탈이 깨져서 일을 하고 있어도
내가 뭘하는지도 모르겠고...
이런 감정은 또 처음이네요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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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오리퍄퍄 2020.06.08 10:31  
[@식사빌런] 저도 14년도에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셔서 그때 당시엔 참 힘들었는데

시간이 약이더라구요 힘내셔요
빵떡 2020.06.08 10:36  
외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전 많이아프셨었고, 병원에 오래 계시다가 가셨는데..돌아가실때 엄마,아빠,나,외숙모 이렇게 네명이 임종을 지켰고, 그 상황을 직접눈앞에서 겪은게 첨이라 너무힘들었어요. 왠지 저도 그 상황을 보는것만같아 와닿네요.
어쩔수없는 이별이 한발자국씩 다가오겠지만 잘 이겨내시고 할머니 위해 맘쓰시는거 알고계실테니..
힘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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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빌런 2020.06.08 10:48  
[@빵떡] 감사합니다
저는 약한모습을 보기 싫어서 피하기만 했는데
부끄럽네요..
빵떡 2020.06.08 10:53  
[@식사빌런] 저도 자주뵙지못하다가 마지막에..
걱정하는 마음을 가지고계시니 그 맘 보시고 할머니께서도 힘내실거에요. 잘 이겨내시고 가족분들과도 서로서로 위로 잘해보셔요. 화이팅!
Wendy 2020.06.08 11:15  
저도외할머니 병원에계신데 코로나때문에 가지도못하고 전화로만 연락을할수가있어요ㅠㅠ 계실때 잘해야되겠더라는 맘이들더라구요.. 힘내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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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빌런 2020.06.08 11:21  
[@Wendy] 감사합니다...
멘탈이 많이 깨져서 힘드네요 ㅠ
보고보고 2020.06.08 11:55  
눈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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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빌런 2020.06.08 12:23  
[@보고보고] 멘탈이 와장창...
쥬리 2020.06.08 12:19  
힘을내세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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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빌런 2020.06.08 12:23  
[@쥬리] 감사합니다 ㅠ
미국 2020.06.08 13:31  
나도 6년전에 돌아가신 친할머니 생각나네
할머니손에 커서 엄마같은 할머니였지...만약의 순간이 오면 엄청 괴롭고 슬프고 온갖 생각에 힘들꺼야.
그럴땐 위에 파오리가 말한대로 시간이 약이야. 마음 단단히먹고. 그러면 안되는게 당연하지만 그럴일이 생긴다면 잘 보내드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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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빌런 2020.06.08 13:45  
[@미국] 고맙습니다 ㅠ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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