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MT) 정발산기슭곰발냄새타령부인사잘해
샤인 머스켓을 먹으면서 개집을 보고 있다가, 문득 어제 오후쯤에 있었던 일이 생각났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지하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탔다. 이내 다시 문이 열리고 한 초등학생이 올라탔다.
몇 번 마주친 적이 있긴 했지만, 왠지 어른들에게 인사를 하던 것처럼 선뜻 인사가 나오지는 않았다.
날 힐끔거리며 쳐다보는 걸 느꼈지만 애써 외면한 채 폰으로 개집을 훑었다. 그 애가 내릴 층에 다다라서도 눈을 돌리진 않았다.
헌데 그 애는 먼저 내리면서 "안녕히 가세요 아저씨" 하고 공손히 허리를 숙이고 내리더랬다.
당황하면서 뒤늦게 "그래 들어가렴" 하고 어색하게 인사말을 건넸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혔다. 올라가는 층 수만큼 민망함도 더해갔다. 나보다 몇 년 어리다는 이유로 인사를 하지 않은 것 같았기 때문이다.
배운 바는 있지만 본 바는 없다... 내가 웃어른에게 인사를 잘 하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위아래 관계없이 먼저 인사하면 되는 일 아니겠는가. 반쪽짜리 행동으로 아이들의 본보기가 되길 바랐다니, 이만한 꼰대도 없을 것이다.
아직 어색해하는 이웃들이 많지만, 그래도 먼저 인사하는걸 멈출 생각은 없다.
10대들은 아예 쳐다보질 않거나 째려봐서 무섭지만...
오늘은 카페에서 키즈메뉴 시켜먹으며 동심으로 돌아가봄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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