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팬픽(3)
*한치님 ㅋㅋㅋㅋ 혹시 여기 수위가 어느정도까지 허용되나요???
처음시작과 끝= -----------------
*=시점 변경
**=시간이동이나 공간이동
이걸로 수정하겠습니다.
3화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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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요, 삼촌."
"뭐가?"
"이것저것요. 그것보다도 삼촌한테 할 말이 있어요."
"무슨 말인데?"
"작곡가 하고싶다 했죠?"
"난 그런 말한적 없는데?"
아.. 생각해보니 직접 작곡가를 하고싶다고 말한적이 없었나? 근데 그게 그렇게 중요한건가? 이런거 물어보면 다 이유가 있다 생각해야지.
머리가 나쁜건지.. 에휴. 뭐 어쩔 수 없지. 기본 틀만 잡아주면 내가 편곡하면 되니까.
"하고 싶잖아요. 그래서 곡 팔기 싫어서 만원거부한거잖아요."
"하아.. 진짜 너 미친다."
그 삼촌은 뭐때매 또 열이 받은건지 한 숨을 푹 쉬고선 나를 노려보는 눈빛이 심상치 않다.
은영이도 뭔가를 느꼈는지 내 오른 팔 소매를 잡고선 나를 뒤로 끌어당긴다.
"지은아, 일단 잠시만.."
나도 뭔가 잘못되가고 있다는 걸 느꼈지만 왜 갑자기 오기가 생겼는지 은영이의 만류를 뿌리치고는 내가 하고싶었던 말을 내 뱉었다.
"나한테 잘보여요. 작곡가 시켜줄게요. 올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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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우.."
그저 절로나오는건 한숨 뿐이고 잊었던 담배가 내 오른쪽 주머니에 있었으면 그 시간대로 금연은 끝일것 같다.
어제부터 무언가 내 인생이 꽈배기 못지 않게 꼬일대로 꼬여버린듯 했다.
그전까지는 아직 취직을 하지 못했다 뿐이지, 공부도 적당히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음악 꾸준히 해가면서 나름대로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순탄한 내 인생을 누군가가 질투한 것일까?
아니면 내 인내심을 테스트 해보기 위해서 누군가가 꼼꼼하게 몰래카메라라도 하고있는것일까?
만약 그게 아니라 내 꿈을 위해서 얼마나 참을 수 있는지 실험을 해보는거라면 당장 이 실험에 대한 결론 내려줄 수 있을거 같다.
"학생, 아니. 이지은이라고 했나?"
"네"
"내 곡이 필요해?"
"네. 만원에 팔려고요? 아님 돈이 너무 작았나요?"
개념도 개념이지만 눈치도 전혀 없는것같았다.
표정관리가 전혀안되고 있는 상황인데도 지은이란 학생은 전혀 눈치를 못채고 있었다.
어짜피 저런 애들은 내가 화낸다고 정신을 차릴 성격도 아니고 더 당당하게 나설것같고 마냥 참기에는 내가 열불이 터져서 못참아서 미칠것 같았다.
어떻게든 화를 끝까지 참다 참다보니 오히려 버럭하기 보다는 비꼬고 싶은 생각이 강해졌다.
"그러니까. 장난하지말고 정식적으로 곡을 살려면 만원가지고 안되지. 그정돈 알거같은데?"
"아. 알았어요. 얼마나 필요하신대요?"
"100만원만줘요. 학생이니 싸게 줄게."
"100만원이요? 지금 장난해요? 고작 습작 몇곡쓰는 아마추어 작곡가 주제에 100만원이라고요?"
어이없는 액수라는건 잘 알고있었고 진작에 액수를 받아낼 생각따위 없었다.
학생은 말을 다 해놓고도 황당함이 다 가시지않았는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선 내 눈을 응시하고 있었다.
계속 어이없는 소리를 듣기만 하다가 이렇게 역으로 말하게 되니까 속이 시원해져서 나도 모르게 피식하며 웃음소리가 새버렸다.
내가 피식웃는걸 보고선 자기도 나름 열받았는지 목소리톤이 한 옥타브 올라가면서 열폭을 하기 시작한다.
"지금 웃어요? 내가 지금 장난이나 치는걸로 보여요?"
"어. 엄청. 네가 얼마나 엄청난 사람인줄은 모르겠는데, 사람대하는 태도 그 따위로는 지나가는 노숙자 한명 설득 못시킨다. 몇번 안본 사람한테 이따위말 직설적으로 하고 싶지는 않았는데, 좀 꺼져줘."
"뭐? 꺼져줘?"
하고싶었던 말을 한번에 하고 나니까 속이 뻥 뚫리는것 같았다.
그리고 그 꽉꽉 눌러담았던 체증이 학생에게로 넘어갔는지 처음에는 당황한듯이 날 쳐다만 보다가 점점 몸이 들썩거리면서 씩씩 거리기 시작했다.
이러다 한대 치기라도 할듯한 분위기속에 내 양 손에 힘을 주면서 언제든지 방어할 준비를 하는데 다행히 주먹보다는 입이 먼저 움직였다.
"진짜 너무한거 아니에요? 고작 중학생한테 할 말이 있고 안 할말이 있는거지 꺼져라는 말이 그렇게 쉽게 나와요?"
"어이, 너 진짜 대책없네? 그렇게밖에 생각 못해? 내가 정말 아무이유도 없이 그런 소리했니?"
"그럼 내가 아량넓게 그 소리를 다 듣고 참아야한다는 소리에요?"
"진짜 미쳐버리겠네. 너 이때까지 어떻게 살아온거야?"
내 말을 듣고는 어디서 상처를 받았는지 모르겠지만 입을 앙다문채 나를 무섭게 노려보더니 소리를 악을 써가면서 바락바락 질렀다.
"내가 어떻게 살아온건지 그딴게 뭐가 중요한데요? 나한테 불만이 있으면 나한테 욕을 해라고요. 진짜 어른스럽지 못하네요."
진짜 이 아이랑 얘기를 할때마다 제일 공감가는 문구가 생각나는데 개콘 코너중에 두분토론에서 보던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네요.' 라는 문구가 기었났다.
사과할 마음도 없고, 용서를 받아줄 마음도 없고, 더 이상 관계가 지속되기는 어려운 상태였다.
뒤도 안돌아보고 걸어나가더니 문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는 학생.
또 무슨 소리로 속을 긁을까,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러보내기로 마음먹었다.
"거기 삼촌. 오늘 일. 나한테 무릎꿇고 사과할 일 있을거에요. 두고봐요."
'탁'
문닫히는 소리의 울림과 가게 안의 정적의 조화가 마치 음악소리의 끝맺음의 여운같이 느껴졌다.
아주머니랑, 나갈 타이밍을 못잡아서 혼자 앉아있는 그 애의 친구, 나까지 포함해서 3명이나 한 공간에 있음에도 누구하나 쉽게 정적을 깨지 못했다.
더 이상 여기있다고 기타를 칠 마음이 생기는것도 아니고 기타를 챙겨넣고 있다가 한줄기 빛이 내 머릿속을 지나치면서 생겨나는 의문 한가지.
"아주머니, 얘가 어떻게 내가 있는걸 딱 알았죠?"
"그, 그거야 너가 어제도 왔으니까 그러지."
"그래요? 내가 너무 단순했던건가. 여튼 조심해주세요."
"그래."
아니라고 하면서도 자연스럽게 확정을 짓자 아주머니도 딱히 더 둘러대시지 않으시고 인정을 하신다.
하.. 기분도 꿀꿀한데 캔맥이나 한잔할까?
지갑을 열어보니 천금같은 5천원짜리가 한장 남아있었다.
생각보다 돈도 많이 있고 안주까지 살 수있겠네.
재수 없다 생각하고 그냥 혼자 풀자.하고 나서려는데.
"저기요."
"응?"
캔맥생각에 기분이 풀릴것같아서 화를 누그러뜨리고 나갈려는데 내 소매를 손끝으로 아슬아슬하게 잡고있는 그 학생의 친구였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지은이란 애와 같은 교복을 입고있다는 자체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저 잠시만 얘기할 수 있을까요?"
"무슨 얘기? 얼른해."
"저 먹고싶은게 있어요. 그거 하나만 사주세요."
"하아.. 친한 이유를 알것같네."
"알 수록 아니라는걸 느낄걸요?"
저 뻔뻔스러움까지, 하긴 그런 애 옆에서 붙어있을려면 이정도는 되야하지 않겠어?
하지만 다른점이라면 이 애의 뻔뻔스러움은 짜증나기보다는 약간의 허탈한 웃음이 나온다.
분명 중간에서 중재를 서줄려는 의도가 뻔히 보이는 수작이지만 애쓰는게 보여서 그냥 한번 속아주기로 했다.
"일단 가자."
"네~!"
**
아무리 사랑하는 연인이랑 걸어도 10분 이상 걷기 힘들듯한 한강공원에 전혀 친분따위는 존재하지않는 이름 모를 중학생이랑 걷고있었다.
내 옆에는 사람도 없는 한적한 곳에서 개의치 않고 솜사탕을 할짝할짝 먹고 있는 중학생.
진짜 먹고싶긴 먹고싶었는지 아무말도 안하고 열심히 녹여가면서 먹고 있었다.
그런데 그걸 다 먹고 있을때까지 기다릴만큼 인내심이 생길만한 추위가 아니었다.
"할 말이 뭔데? 춥다, 얼른해."
"남자가 그것도 못참아요. 교복만 입고있는 나도 이렇게 있는데."
"완전 복제인간이 따로 없네."
내가 비꼰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전혀 개의치않고 혀만 낼름낼름거리고 있다.
상대도 안해주고 허탈함에 그냥 잔디밭에 주저앉았다.
아예 포기를 하니까 마음이 편해지면서 잔잔히 흘러가는 강물만 멍하게 바라보고 있는데 아까의 화가 누그러드는듯 했다.
"화 좀 풀렸어요?"
"뭐?"
"표정보니까 좀 풀렸는데요? 아까 지은이때문에 많이 힘들었죠?"
"뭐 좀, 열받긴 했지."
언제 다먹었는지 막대기를 몇번 핥더니 막대기를 앞에 휙던져버린다.
갑자기 뭐가 웃긴지 씨익 웃고선 무덤덤하게 이야기를 시작한다.
"지은이, 정말로 오빠 곡 좋아했어요."
"그러니."
"표현방법이 서투를 뿐이에요. 알고보면 착하고 생각도 깊어요."
"그래."
그러면 그렇지, 나름 친구라고 지은이라는 애를 열심히 변호해주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런걸 예상하기는 했지만 혹시나하는 마음에 따라왔는데 솜사탕값만 날렸네.
"지은이, 한번 봐주세요. 서로 조금만 양보하면 서로 좋을건데."
"작곡가? 내가 중학생한테까지 굽신거리면서 해야되는거야?"
"오빠는 꿈에 별로 간절하지 않은가봐요?"
"아니, 간절한데. 간절하면 무슨 짓이든 해라는거야?"
내 말을 다 듣기도 전에 한숨을 푹 내쉬고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오빠가 지금까지 작곡가 못하고있는 이유를 알겠네요."
"야, 너한테까지 이런 소리 들을려고 온거 아닌데?"
"알아요, 그리고 제 이름은 야, 너 가 아니라 박은영이에요."
"미안."
겉모습은 교복을 입고 단발머리를 하고선 가방끈 꼭 잡고있는 영락없는 학생이지만 말하는 모습은 그냥 내 동년배정도 되는 깐깐한 여자정도였다.
"그래 은영아. 하고싶은말이 뭔데? 내가 사과라도 하면서 작곡가 하겠다고 해라는거니?"
"꼭 그런건 아니지만 비슷해요. 오빠를 위해서라도 지은이를 위해서라도."
왜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건지 근거하나 없는 중학생의 말에 나도 모르게 흔들리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흔들림보다 앞선 화가 아직 완전히 가라앉지않았다.
"일단 와서 사과부터 하라고 해. 그럼 나도 생각해볼테니까."
"풉. 오빠, 눈치는 진짜 하나도 없네요"
"무슨 말이니?"
은영이라는 애는 말을 하다말고 호주머니에서 손을 꺼내더니 쭈그려앉아 잔디밭을 휘젓더니 자그마한 조약돌을 주웠다.
"그건.. 힘들거에요."
"왜?"
주웠던 조약돌을 힘껏던지더니 팔이 아픈지 몇번 휙휙돌리면서 날 보고 싱긋웃으면서 얘기했다.
"이지은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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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어제 은영이란 친구의 근거없는 확신이 이런 상황을 예측했던걸까?
취직이란 벽 앞에서는 어느 누구나 나약해지는 이 현실이 싫지만 내 꿈을 바로 이룰 수 있는 이 곳에서 내 나약함 따위를 비난할 시간 따위는 없었다.
자리를 박차고 자신의 소신대로 하고싶은데로 하고사는 그런 드라마같은 현실은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저 어금니를 꽉 깨물고 고개를 숙이는 수밖에는..
"이지은양,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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