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이 떠오르네.. 황희가 사직하게 해 달라고 조를 때 단호하게 더 일하라 하던 모습이..
"엎드려 생각건대, 신은 성질이 어리석고 더러우며 학술은 거칠고 꼼꼼치 못합니다. 태종이 후하게 뽑아 주신 뜻을 입어 여러 어진 이들과 섞이어 벼슬에 나아갈 수 있었으나, ... 그대로 우물쭈물하며 지금에 이르도록 애써서 관직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귀는 멀고, 눈도 또한 어두워서 듣고 살피는 일이 어려우며, 허리는 아프고 다리는 부자유하여 걸음을 걸으면 곧 쓰러집니다. 대체로 원기가 쇠약하여진 것이 원인이 되어 드디어 온갖 병이 침노하게 된 것입니다.
더군다나 신은 올해로 이미 만 70살가 됩니다. 늙으면 벼슬에서 물러나는 것은 나라에 떳떳한 규정(規定)이고, 병들어서 한가롭기를 바라오니 그 직에서 벗어나도록 허락하소서. 신은 남은 해[餘年]의 생명을 조금 연장하기를 바라겠습니다." (《세종실록 》14/4/20)
"임금은 보필(輔弼)하는 재상의 어짐에 힘입는 것이니, 어찌 그 물러가고 나아가는 일이 쉡게 할 수 있겠는가. 생각건대, 경은 삼가 삼사(三事)를 밝히니 진실로 나라를 다스릴 만한 그릇으로써 모든 관원을 마땅하게 바로잡았도다. ... 몸을 보전하라는데 명철하여 갑자기 물러가 한가롭게 지내기를 청하는가 ...더군다나 경은 나이가 아직 8, 90살에 이르지는 않았으며, 병도 치료할 수 없을 만큼 굳어짐에 이르지는 않았으니, 만약 병이 일어난다면 마땅히 약을 써서 치료하면 될 것이요, 경의 자신을 위한 계책으로는 좋겠지만 그리하면 나의 의지할 사람은 누구이겠는가. 힘써 옛사람이 물러나가 휴양할 뜻이 없었던 것을 생각하라. 사직하려고 하는 일은 당연히 윤허 되지 않을 것이다." 하였다. (《세종실록 》14/4/20)
60까지 살면 두 번째 삶을 얻었다고 하던 시절에 8,90도 안된 놈이 늙기는 무슨! 이라며 70 노인을 부려먹는 악독(?) 사장.. 아프면 치료하면 되지! 너 아직 치료할 수 없을 만큼 아픈 것도 아니잖아! 라는... 당시 36살짜리 새파란 상사..
결국 87살은 되어서야 은퇴에 성공하고, 새파란 상사가 먼저 죽는 꼴을 보고 나서야 90세에 세상을 떠난.. 불쌍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