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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파리의 권력다툼 - 2 : 폭군 등장

주성치 8 985 18 1

fe.jpg 사파리의 권력다툼 - 2 : 폭군 등장

1. 악녀 '비너스'


비너스는 사자들의 시각으로 절세의 미녀 였던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에서는 아예 비너스가 숫사자들을 갈아치우면서 절대권력을 누린 것으로 묘사할 정도로 당대의 지배자들은 비너스에 빠져서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사자 왕국의 위대한 왕이자 성군이었던 '천하' 집권 말년에 등장한 비너스는 그 매력을 앞세워서 천하를 사로잡고 순식간에 암사자 집단의 실세로 떠오르게 된다. 비너스가 활개 칠 무렵 사자왕들조차 경계했던 전설적인 호랑이 '호걸'은 은퇴한 상태였고, 비너스가 보기엔 호랑이들은 아무것도 아닌 허접한 존재들일 뿐이었다.


'천하'가 은퇴한 이후, 다음 왕인 '순식'이 보위에 올랐다. 비너스는 암사자 무리들을 이끌고 호랑이 구역으로 쳐들어가서 호랑이들을 괴롭혔다. 그러던 어느 날 '호비'라는 호랑이를 맞닥뜨리게 된다. 후술하겠지만, 이 호랑이는 전투광인 미친녀석이다. 어쨌든 호비에 발린 암사자들의 호출을 받자 왕인 순식이 암사자들을 구하러 와서 호비와 1:1 매치를 벌였다. 허나 호비의 상대가 되지는 못했다. 


비너스는 차기 왕으로 여비를 점찍고 있었다. 여비는 '삼성 라이온즈'의 '이승엽' 선수가 직접 이름을 지어준 사자로서, 이슈몰이를 할만한 충분한 근거가 있었다. 따라서 에버랜드 측에서 금이야 옥이야 하면서 잘 먹여 키운 준비된 사자였다.


순식이 호비에 발리자 비너스는 즉시 여비에게 가서 교태를 부렸다. 여비는 그런 비너스를 사랑해서 다른 숫사자들의 접근을 막았고, 이에 자신의 하렘이 뭉개진 것으로 생각하고 분노한 순식과 여비는 1:1 매치업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순식은 왕좌 자리를 여비에게 내주게 된다.


하지만 비너스는 여비조차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같다. 비너스는 위대한 왕인 '천하'의 두아들, '아이디', '테크노' 형제를 주목했다. 여비 집권이 2년째 되던 해, 비너스는 여비를 버리고 아이디를 유혹했고, 아이디와 여비는 1:1 싸움을 벌여서 결국 아이디가 승리하게 된다.


아이디는 훌륭한 왕이었다. 전투력이 탁월했으며, 무엇보다 자신의 동생 테크노와 같이 쌍두마차 체제를 구축하고 협력할땐 협력하고 대립할땐 대립하면서 그림같은 스토리로 사파리를 통치했다. 무엇보다 테크노와 협업이 좋아서, 아이디 혼자서 상대할 수 없을때는 테크노가 같이 도와주는 협종행동도 매우 능숙했다. 왕좌에서 쫒겨난 여비가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지만, 아이디와 테크노 체재가 워낙 강고해서 속절없이 손가락만 빨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이 만족할 만한 최강의 배우자를 얻게 된 비너스는 2004년부터 거의 펨창 펨코 드나드는 수준으로 호랑이 구역을 넘나들면서 호랑이들은 괴롭힌다. 그리고 호랑이들이 대들때마다 당대 왕인 아이디를 호출해서 쳐바른다. 이 시기 호랑이들은 거의 숨도 못 쉴 수준으로 내몰렸다. 당대 호랑이들의 보스는 풍호였는데, 이 풍호조차도 비너스와 비너스를 보호하는 숫사자들의 그림자만 봐도 도망치기 바빴다.



111.jpeg 사파리의 권력다툼 - 2 : 폭군 등장

2. 미친 호랑이, 호비


사실 호랑이 파에도 아이디나 여비에 대적할만한 녀석은 있긴 했다. 바로 호비. 


이 녀석은 개호주 시절부터 다른 호랑이에게 시비를 걸고 다녔으며, 아성체, 성체가 되어서도 여전히 아무한테나 닥치는 대로 시비를 걸고 다니던 싸이코였다. 상대를 가리는 녀석이 아니라서 비너스가 쳐들어왔을때도 호비 근처에 도달하면 호비가 반드시 쳐바르러 나섰으며, 그러다가 본의 아니게 순식을 왕좌에서 끌어내리기도 했다. 


여비도, 아이디도, 테크노도 호비와 무진장 싸웠으며 호비는 1 대 다수든 1:1이든 마다하는 법이 없었다. 아마 사파리 역사상 가장 많은 승리와 가장 많은 패배를 동시에 경험해본 개체일 것이다.


문제는 이 녀석의 성향이었다.


이 녀석은 같은 호랑이에게도 기분 조금만 나쁘게 하면 거침없이 싸움을 걸었고, 때문에 같은 호랑이들조차도 사자들보다 호비를 더 싫어했다. 호비가 사자무리에 둘러쌓여 쳐맞고 있어도 아무도 도와주러 나서는 녀석이 없었고(물론 이런 일들이 호비를 더 강하게 만들기는 했다.), 나중에는 호비에 내쫒긴 호랑이가 아이디에 보호를 요청하는 일까지 있었다.


대외적으로는 사자가 우두머리였고 호비도 아이디-테크노 쌍두마차를 넘어선 적은 없었지만, 어쩄든 호랑이 구역 안에서는 호비가 절대적 왕자였다. 단독행동을 하는 호랑이 특성상 1:1로 호비를 꺾어야 왕좌에서 물러날텐데, 1:1에 극도로 강한 호비를 이길 호랑이는 얼마 없었다. 호비는 수단과 방법도 가리지 않아서 도망갔다가 뒤를 치는 일도 있었고 물 마실때나 용변볼때 습격하기도 했다. 상대하기 정말 싫었을거다.

그나마 호비가 부상을 입었을때 암호랑이 세강이 쓰러트린게 전부. 하지만 세강은 당시 중견급 사자들에게도 발리는 개체였다. 이 시기 호랑이들은 그야말로 답이 안보일 정도로 안습했다. 

이런 암울한 시대를 거친데는 당대 호랑이 싸움랭킹 1위였던 호비 특유의 광폭한 성정의 영향도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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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사파리 사상 최악의 폭군, 16강.


벵갈호랑이만 존재하던 이곳에 시베리아 호랑이가 한마리 투입된다. 이름은 16강. 월드컵 때문에 지어진 이름 맞다.


아성체 상태로 전입해 온 녀석은 입학 첫날 호비에게 된통걸려서 신고식을 크게 치르게 된다. 이후 16강은 전략을 바꿔서 힘으로 제압하려는 생각은 버리고, 다른 호랑이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인망, 아니 호망을 끌어모은다.


호비가 광폭함을 더해갈 수록 16강의 지지세력은 커져만 가고, 그러던 어느날 호비가 16강을 공격하면서 다시 싸움이 벌어지게 된다. 하지만 16강은 더이상 어린 아성체가 아니었고, 250kg의 육중한 체격을 바탕으로 밀어붙이는 16강을 호비는 당할 수 없었다. 라이트 헤비급인 16강에 비해서 호비는 끽해야 200kg이 좀 안되는 그야말로 미들급. 이윽고 호비가 밀리기 시작하자 그간 호비에게 눌려 살았던 호랑이들의 분노가 폭발한다. 호랑이들은 호비에게 린치를 가한다. 그 결과 호비는 개털리게 되고 이후 호랑이 구역 구석으로 찌그러지게 된다.


호랑이들의 1인자로 떠오른 16강은 호랑이들의 1인자가 머문다는 폭포수 구역에서 생전 첫 꿀잠을 청하는데... 


그날 하필 '카시오'가 암사자들을 이끌고 쳐들어왔다. 이 카시오는 비너스에 버금가는 젊은 미녀 사자로서, 비너스가 했던 행각을 똑같이 따라하면서 악녀 투탑을 달리는 중이었다.


문제는 16강은 호비만 경계하고 살아왔기 때문에 사자 전성기를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것.


16강은 아무 생각없이 카시오를 때려눕혔다. 이윽고 암사자의 호출을 받고 당대 사자왕인 '아이디'의 동생이자, 무리의 행동대장격인 2인자 '테크노'가 도착했다. 하지만 16강은 210kg 정도인 테크노가 감당하긴 너무 벅찬 상대였고 테크노마저 발린다. 충격의 현장을 목격한 사자들은 시무룩한채로 돌아가고, 16강은 자신의 강함을 확인한다.

2달 후, 16강의 버릇을 고쳐주러 '아이디'가 나섰지만 16강은 아이디 마저 쳐바르고 온전히 사파리를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 벌어졌다. 16강은 이제 거칠것이 없었다. 심지어 16강은 더욱 커지고 있었다. 


16강의 체중은 270kg을 돌파했다. 중견급 사자랑은 거의 80kg의 차이가 났다. 16강은 맘에 들지 않은 호랑이를 괴롭히고 다녔고 뻑하면 사자동네에 쳐들어가서 아이디, 테크노를 위시한 사자들을 마구 패고 다녔다. 포철 시대 이후 패배한 상대가 꼬리를 내리고 도망가면 쫒지않는 것이 암묵적인 룰이었는데 16강은 가차없이 이빨을 들이밀고 쫒아다녔다.


처음에는 호비였다. 과거 자신을 괴롭히던 호비를 찾아간 16강은 호비를 마구 때렸다. 그 다음은 아이디였다. 뜬금없이 사자구역으로 쳐들어간 16강은 아이디를 툭툭 쳐서 깨운 다음 두들겨 팼다. 보다 못한 테크노가 달려들었지만 테크노도 덩달아서 얻어맞았다. 노회한 여비도, 암호랑이 세강도 두들겨 맞았다. 16강은 점점 이상해지고 있었다.


한편, 비너스는 아이디와 테크노 형제에 희망을 잃고 '쿠쿠'라는 새로운 개체를 밀고 있었다. 야심에 불타는 쿠쿠는 16강이 비너스를 괴롭히자 가차없이 이빨을 들이밀었다. 그리고 쿠쿠는 그날 존내 맞았다. 


16강은 그냥 때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꼭 어디 한군데 피를 봐야 만족하는 타입이었고, 사파리 직원들은 그런 16강이 활개치는 모습을 가슴을 졸이면서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다 일은 벌어졌다.


그날도 16강은 사자를 패러 가는 중이었다. 헌데 중견급 사자가 16강에 쳐맞다가 분했는지 싸닥션을 16강에 날렸고 분노한 16강은 그 사자를 두 발로 누르고 목줄기를 물어뜯어서 치명상을 입혔다. 패트롤카가 출동하고 들이받아서 간신히 사자로부터 16강을 떼어놓았지만 그렇게 구조한 사자는 후송된지 몇시간 지나지도 않아서 사망하고 말았다. 16강은 그 순간에도 다른 사자를 두들겨 패고 있었다.



4. 데우스 인류 마키나, 재개입


더이상 16강을 좌시할 수 없어진 사파리측은 16강 포획에 나섰다. 


마취총과 패트롤카, 소방호스 등등 상상도 못할 별세계 무기를 장착한 인류의 쓴 맛을 본 16강은 속절없이 사로잡혔다. 그리고...










심영15.jpg 사파리의 권력다툼 - 2 : 폭군 등장


16강은 고자가 되었다.

생식기를 거세당한 16강의 공격성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


미친 폭군이 사라진 사파리는 원래대로 돌아왔고, '아이디', '테크노'의 체제와 '호비'의 구도가 다시 들어서게 되었다.

8 Comments
캉요미 2018.04.18 23:46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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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반 2018.04.19 00:28  
인간이 제일 잔인해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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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c4삼공 2018.04.19 02:49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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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인아 2018.04.19 07:57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자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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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득이 2018.04.19 12:31  
뭐야. 야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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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라 2018.04.19 13:42  
개재밌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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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영 2018.04.19 17:22  
고즈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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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천사 2018.04.20 19:29  
시베리아 호랑이한테 사자들이 안돼쥬. 기록에 의하면 숫컷 성체들은 큰놈들이 400kg까지 나갈 정도였지만, 사자 숫컷 중에 기록적으로 큰놈들이 250Kg 정도로 동남아 호랑이와 비슷한 크기라 체급이 다르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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