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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산병원 사망 관련 분당서울대 방재승 신경외과 교수님 글.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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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뇌혈관외과) 방재승 교수입니다. 실명으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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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병원 현직 간호사분이 그것도 근무중에 쓰러졌는 데 수술을 집도할 뇌혈관외과 의사가 없어, 서울대병원으로 전원해서 수술했으나 사망했다는 사실 자체는 매우 안타깝고 충격적인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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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국민분들의 분노로 인한 댓글들을 보면, 그 큰 병원에 수술 집도할 의사가, 학회/지방 출장으로 부재중이어서 수술을 할 의사가 없는 것에 공분하여 의사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내용이 많아, 나이 50대 중반의 뇌혈관외과 교수로서 참담한 심정으로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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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본질은, 우리나라  Big 5 hospital에, 뇌혈관외과교수는 기껏해야 2~3명이 전부인게 현실이며, 그 큰 아산 병원도 뇌혈관외과교수는 단 2명 밖에 없습니다.

한 분은 해외 학회 참석중이셨고 또 한 분은 지방 출장중이셔서, 그 날은 뇌혈관외과교수가 아니라 뇌혈관내시술 전문 교수가 어떻게든 환자를 살려보려고 색전술로 최대한 노력하였으나 결국은 출혈부위를 막을 수 없어, 머리 여는 개두술이 필요한데, 개두술을 할 수 있는 의사가 당연히 병원에 없으니, 뇌혈관내시술 전문 교수는, 파장이 커질 것을 각오하고서라도 간호사인 환자를 살려보려고 서울쪽 병원에 수소문하여 서울대병원으로 보내서 수술을 하게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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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아산병원의 당직 뇌혈관내수술 전문 교수는, 본인 입장에서는 최선을 다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큰 아산병원에서 뇌혈과외과 교수 달랑 2명이서 1년 365일을 퐁당퐁당 당직 서서 근무하는 것이 과연, 국민 여러분들은 나이 50 넘어서까지 국민의 몇 %가 그렇게 자기 인생을 바쳐서 과로하면서 근무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의사도 우물안 개구리가 아니라 실력있는 의사가 될려면 세계학회에 참석하여 유수한 세계적인 의사들과 발표하고 토론하여야 수준이 올라가니, 의사의 해외학회 참석을 마냥 노는 것으로만 보시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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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혈관수술의 위험도와 중증도에 비해 턱없이 낮은 의료수가로 인해, 지원자도 급감하여 없는 작금의 한국 현실에, 그나마 뇌혈관외과의사를 전임의까지 training시켜서 양성해 놓으면, 대부분이 뇌혈관외과의사의 길 보다는,  머리 열고 수술하지 않는,  뇌혈관내시술(=신경중재시술, 예를 들면 코일 색전술, 스텐트 등등) 의사의 길로 선택을 하는 현실이라, 큰 대학 병원이니 뇌혈관외과교수가 그나마 2~3명이라도 있지,  중소병원이나 지방 대학병원에는 1명만 있거나 아예 없는 경우가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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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뇌혈관내시술 의사가 뇌혈관외과 의사보다 편하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며 뇌혈관내시술은 시술 자체가 뇌혈관외과수술에 비해 시술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머리를 직접 열지 않으니 의사들이 그나마 육체적으로 수술에 올인하는 시간이 적어 그 쪽으로 지원을 더 많이 하는 현실입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현실은, 40대 이상의 실력있는 뇌혈관외과의사는 거의 고갈 상태로 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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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뇌혈관외과의사로서 인생을 걸고 살아보니 세계 유수의 의사들과 실력을 경쟁할 정도의 수준이 될려면, 저희 한국에서처럼 의사를 마치 기계 소모품처럼 24시간 돌리는 상황에서도  40대 중반은 되어야 그나마 가능하며 그것도 Big 5 hospital 에서처럼 1년에 휴가 10일정도 외에는  일만 하는 기계처럼 근무해야 가능한 정도입니다.

이러니, 자라나는 젊은 의대생들이 신경외과, 특히 뇌혈관외과를 지원할 리 없고, 그나마 brain surgeon 할려고 꿈을 가지고 들어온 신경외과 전공의들도 전공의 4년 마치고 나면 현실의 벽에 절망하여 대부분 척추 전문의가 되는 게 현실입니다.

현직 뇌혈관외과의사로서 살아보니 마치 한일합방시대에 독립운동 하는 느낌을 가질 때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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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현실은, 밤에 국민들이 뇌출혈로 급하게 병원을 찾았을 때, 실력있는 뇌혈관외과 의사가 날밤새고 수술하러 나올 수 있는 병원은 전국에 거의 별로 없다는 게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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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도 제발 이런 부분은 현실을 받아들이시고, 의사들이 돈 버는 쪽의 이야기가 아니라, "중증의료분야 지원, 뇌혈관외과분야 지원" 이야기가 나오면 "의사들 밥그릇 논쟁"이 아니라는 것을 좀 아시고 의사들에게 힘을 실어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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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실은, 제가 아무리 이야기해도 보건복지부와 정치권에서는 "중증의료" 이야기만 하지, 정작 신경외과는 "필수 진료과 (=내과, 외과, 소아과, 산부인과)"에서 빠져 있는 상황이며, 허공에 대고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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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그토록 존경했던 아주대병원 이국종 교수님이 그렇게 중증의료치료에 매진하다가 나가 떨어져 나가신 진짜 배경을 국민들도 좀 아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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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으로 인해 또 누구 책임자 처벌하고 끝나는 식이 아니라, 고갈되어 가고 있는 뇌혈관외과 의사를 보호하고  실력있는 후학 양성을 할 수 있는 제도 개선만이 다시는 이런 안타까운 일이 안생길 수 있는 근본대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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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대 만들어서 의사수 늘린다고 되는 게 절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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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못 벌어도 자기 인생을 걸고, 실력있는 뇌혈관외과의사가 되어서  국가와 민족에 이바지하겠다는 젊은 의사를 키워야 하는데 
현실은, 대학병원 뇌혈관외과 교수하다가 일의 강도나 스트레스에 비해 너무나도 개인적인 희생이 크니 중간에 교수직 그만두고 개원가로 나가서 현실적인 의사가 되는게 작금의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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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프랑스에서 의과대학 5학년 학생 한 명이 저희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를 2주간 견학하고 나서 가면서 한 말이,

"프랑스에서는 의사들, 특히 중증 의료전문 의사들은 너무나 없고 국민들은 MR 한 번 찍을려면 3개월 대기가 기본이라 의사들 욕을 그렇게 하는 데 정작 프랑스 의사들은, 프랑스에서 의사 근무 조건이 열악하니 프랑스에서 의사하기를 원하지 않고 스위스나  두바이 등으로 이직할려는 사람들이 워낙 많아 프랑스 의료 자체가 큰일이다"

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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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완전 자본주의" 의료가 가장 좋은 것도 아니고, 유럽/프랑스같은 "사회주의 의료"는 현실은 더욱 아닌 것인데, 한국의 의료 접근성과 시스템이 전 세계를 돌아다녀봐도 이렇게 좋은 것은, 사실 정부도 정부지만 의사/간호사 의료인들의  개별적/집단적 노력과 희생의 결과라는 것을 국민들은 제발 좀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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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의사들은 유전자가 매우 뛰어나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우리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의사가 될 수 있는 유전자가 있습니다. 중증의료제도 지원 개선책 마련에  현직에 있는 저같은 의사도 한 목소리 낼테니 국민들도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세상은 점점 밝아지는 쪽으로  간다고 저는 생각하는 사람중의 하나입니다.


Best Comment

BEST 1 Barbour  
꽤 긴 글인데 글자 하나를 안 놓치고 정독하게 만드는 글이네..
BEST 2 Wonny  
의료수가만 조정해서
일을 할수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면 됨.
바이탈 하드직종인 외과들, 그리고 소아과
수가가 너무낮고 모든제한을 다 걸어놔서 간호사 월급줄돈도 안나온다.
진료를 보라는거야 말라는거야.
포괄수가제 때문에 발전이 없음.
비유하자면
걍 짜장류 무조건2천원받으삼! 이라고 나라에서 정해놔버리니까
실력좋은 삼선짜장 요리사가 고급요리 개발, 맛좋은 삼선짜장 내놓을 생각을 접고 걍 2천원에 맞는 짜장만 내놓게 되는 실정임
BEST 3 Barbour  
[@발라모굴라스] 필수 진료과로 넣는게 핵심이라는 요지죠
파이가 늘어나도 중증의료같은 지원 총량이 이미 절단났고 늘어날 희망이 없는 과들은 상황이 나아질게 없으니까요
본문조차 현실성에 빗대어 신규 의사들의 선택을 비난하지 못하니까요..
32 Comments
Barbour 2022.08.03 16:37  
꽤 긴 글인데 글자 하나를 안 놓치고 정독하게 만드는 글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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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르시 2022.08.03 16:37  
공공의대는 진짜 만들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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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라모굴라스 2022.08.03 16:41  
[@김르시] 근데 파이를 늘려야 그만큼 지원하는 수도 많아지지 않을까??

몰라서 질문하는거임

럭키포인트 8,235 개이득

Barbour 2022.08.03 16:46  
[@발라모굴라스] 필수 진료과로 넣는게 핵심이라는 요지죠
파이가 늘어나도 중증의료같은 지원 총량이 이미 절단났고 늘어날 희망이 없는 과들은 상황이 나아질게 없으니까요
본문조차 현실성에 빗대어 신규 의사들의 선택을 비난하지 못하니까요..
발라모굴라스 2022.08.03 17:02  
[@Barbour] 그러면 비인기과 전공 지원만 받는다면 어떰??
필수진료과에만 무조건 지원 가능한 의대인거임 인원이 부족한 과만 따로 뽑고 다른과는 지원이 불가능한 의대면 해결되는거 아님??
Barbour 2022.08.03 17:10  
[@발라모굴라스] 저도 전문가는 아니지만 현 상황에서 그 지원을 할 이유가 없다 이겁니다.

돈을 많이 버냐? 아니면 몸이 편하냐? 돈과 몸을 버리더라도 근무 환경이 좋으냐? 이 모든게 성립을 안한다는거죠. 하지만 이런 과들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회적 복지로 유지하는것도, 미국같은 자본에 의한 의료행위 둘 다 답은 아니다 이겁니다. 가장 이상적인게 그 사이 어딘가인데 그게 지금의 한국이고 그 한국은 이국종같은, 본문의 방재승 교수같은 이들의 희생에만 달려있다는게 문제라는거죠. 시스템적 보안을 하지 않으면 결국 무너질 수 밖에 없는거죠.

현실적으로, 중증관련의료들과같은 '희생으로 유지되고 있는 과'에 지원을 해 온 신규의사들조차 최종 관문에서 개인 개원으로 빠지는 현실을 설명한게 본문입니다. 그걸 비난할 수는 없다는 한숨이 묻어있구요.

지원을 받는것과 필수과로 편성하는건 큰 차이가 있죠. 필수과면 인력적인 지원과 재원적 지원이 필수되니까요.
Barbour 2022.08.03 17:11  
[@발라모굴라스] 답 작성중에 추가하신 부분은 아마도

필수진료과에만 무조건 지원 가능한 의대라는 말씀은 TO는 있는데 지원이 없으니 경쟁도가 낮은, 진입문턱이 낮은 으로 발현될수밖에 없겠죠. 다만 중증의료와 관련된 기피과들은 그 전문성과 난이도가 일반적으로 다른과들에 비해 매우 높습니다. 지원을 할 이유를 만들어야하는겁니다.
발라모굴라스 2022.08.03 17:24  
[@Barbour] 지금은 더이상 강사가 아니지만 학원가에서 영어 강사로 활동했는데
의대 지원반 애들 대부분이 엄청난 상위권 학생입니다 의대에 떨어지면 충분히 서울 상위권 공대는 충분히 가능한 대한민국 1프로 친구들인데

이런 애들 중에서 정말로 나는 돈을 쫒지 않는 의사가 되겠다는 사람만 받으면 해결되지 않을까요?? 의대 가려고 4수 5수 까지 하는 친구들도 봤는데
그렇게 진입장벽이 낮지 않습니다 어느 정도 엄청난 머리가 되어야 최하위 지방권 의대 문이라도 두드려 볼수 있어요

공공의대가 이러한 인원을 흡수해서 학비 면제 + 의사 생활시에도 다양한 혜택 등을 주고 의무 복무기간을 잡아둔다면 충분히 괜찮을거 같은데요
Barbour 2022.08.03 17:56  
[@Barbour] 밑글에 답글이 안달리네요
어디까지나 '제 생각과 논리'인 점 먼저 말씀드리구요

결코 진입 장벽이 낮아진다, 머리가 안 좋은 애들이 올거다, 이런 말씀을 드리는게 아닙니다. 단순 유입만이 능사가 아닌, 그 인원이 기피과에 머물 수 밖에 없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수요와 공급만큼 간단하고 명확한 논리는 없다 생각합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시스템의 필요성이라함은 의사들도 사람이기에 희생만을 강요할 수 없다는 요지이죠. 희생만으로는 시스템이 유지될 수 없다는거죠.

돈도 많이 벌고 선망 받는 의사 직군은 분명 존재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리로 몰리는건 너무나 당연합니다. 그 좋은 머리로 그 고생을 해서 그 어려운 의료행위를 하며 돈을 못벌면 의사 누가 하겠습니까. 그 결과는 기피 과목의 존폐와 직결되는게 현재라는겁니다. 그걸 막을 수, 아니 보존할 수 있는건 국가에서 시스템을 만들어야죠. 필수 과목이요. 필수 과목이라면 그 진료과를 병원이 필수 정원으로 유지해야 하기에 지원이 따르기 마련이겠죠. 조치의 개연성과 필연성을 말씀드리는겁니다.

 '나는 돈을 쫒지 않는 의사가 되겠다는 사람만 받으면' 에서 이미 저 같은 피의료대상자는 그들의 도덕성과 희생에 기댈 수 밖에 없는 겁니다.
중증과목이 필수과가 되지 않는데는 너무나 당연한 이유가 있습니다. 병원입장에서 돈이 안되요. 돈이 안되는 과를 병원조차 유지하려하지 않는데 그 필수과에 의료인으로써의 사명감으로 50살 넘어도 퐁당당직을 서줄 그런 영웅을 기대하는건 어쩌면 비겁한것 아닐까요.
발라모굴라스 2022.08.03 18:50  
[@Barbour] 현시점에서 기피과에 정원을 늘리는 방안은 불가능합니다
이미 현 시점 의대생을 억지로 넣을수도 없는 요량이고 그렇다고 국가에서
기피과에 지원하는 인원에게 급료 지원 혜택을 준다고 해도 이미 기피과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편하게 살수 있는 길이 있는 상황이 있는데 국가가 이 급료를 맞춰줄수도 없습니다

이런식으로 가면 계속 인원은 줄어들고 님이 말하신거처럼 소수의 인원으로 밖에 해결이 안되는 상황만 이어집니다

그렇기에 애초에 신입생을 뽑을때부터 아예 필수과로 편성해놓고 뽑자는겁니다
여기서는 선택의 영역입니다
강요의 영역이 아닙니다 공공의대로 들어오는 신입생이 다른과를 가거나 이쪽 길이 맞지 않아서 다른 선택을 하고 싶으면 재시험을 쳐서 다른 의대를 가면 되는겁니다

맞는 비유는 아니지만 육군사관학교 공군사관학교 경찰대학교랑 비슷한 시스템입니다 나라에서 필요한 전문직종이기에 나라에서 이쪽 길을 가고 싶은 우수한 인원을 뽑자는 겁니다
세상억까 2022.08.03 18:15  
[@발라모굴라스] 이런 애들 중에서 정말로 나는 돈을 쫒지 않는 의사가 되겠다는 사람만 받으면 해결되지 않을까요??

님도 돈 받지 말고 일하시죠.
무료 강의로 헌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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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르시 2022.08.03 18:29  
[@발라모굴라스] 의대 불힙격자들을 왜 공공의대로 흡수해야해요...
발라모굴라스 2022.08.03 18:52  
[@김르시] 의사를 되고자 하는 의대 지망생 애들 대부분이 엄청난 상위권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공공 의대를 간다고 우수하지 않는 인원이 지원해서 의료질이 떨어질 걱정은 없다는 논지에서 썼습니다
김르시 2022.08.03 19:05  
[@김르시] 이미 떨어진 분들입니다..
interbrain 2022.08.03 19:54  
[@발라모굴라스] 의과대학에서는 전문의를 양성하는게 아니고 일반의를 배출함
그 일반의들이 수련병원에서 인턴 레지던트 과정을 거쳐 전문의 자격을 취득함
의과대학 졸업과 수련은 별개의 과정이기 때문에
이 학교 출신은 반드시 해당 전공을 해야한다 이런 조항자체가 불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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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그러타 2022.08.03 16:52  
[@발라모굴라스] 의사들이 없는게 아니잖아
전부 피부미용으로 가니 문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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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팬더 2022.08.03 21:06  
[@발라모굴라스] 돈을 쫓지 않는 의사를 만든다.. 자본주의 세상에서 돈을 쫒는 것이 잘못된 일일까요?
이 시작점부터 오류가 있다고 생각 합니다.
자본주의 세상에서 제대로 작동하는 것은 오로지 시장 논리입니다.
의료계에서 한분야의 전문의가 되는 것은 한 사람이 전문의가 되는 것이지, 누군가가 만들수 있는 시스템이
아닙니다.
신입생을 뽑을 때 아예 필수과로 따로 빼서 뽑자? 이것조차 말이 안되는 내용입니다.
다시 말해 님이 의료 분야에 대해 전혀 무지한 상태이고, 개인이 의견을 내는 건 자유롭지만
현실적으로 불가한 상황이란 겁니다.

예를 들어 신경외과가 지금 예로 나왔으니 이를 예로 들어 봅시다.
님말대로 공공의대에서 신경외과 부문으로 A 의대생를 뽑았다고 가정합시다.
(-> 이부분도 오류가 있지만 뒤에서 다시 말하겠습니다.)
이학생은 노력해서 의사면허를 땄습니다.
하지만 인턴과정을 돌면서 자신은 손재주가 잼병이고 수술하는 과랑은 정말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제도 때문에 어쩔수 없이 신경외과 레지던트 과정을 밟게 되었습니다.
(이 제도 때문에 진짜 사명감을 가지고, 손기술도 좋은 신경외과 희망자 B 인턴은 입학 당시 신경외과를 지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A 인턴 때문에 강제로 밀리게 되었습니다)
지옥같은 4년의 수련과정을 버텼지만, 적성도 안 맞고 실력도 없어 전문의 시험에 떨어졌습니다.
여기서 가능한 옵션은?
1) 신경외과 의사가 되지 못했기 때문에 강제로 의사면허를 박탈시킨다
2) 실력은 좀 떨어지지만 어쩔수없이 신경외과 하려고 뽑은 놈이니 그냥 면허 줘버린다
3) 신경외과 붙을 때까지 다른 과는 못하고 붙을 때까지 시험 보라고 한다.

대충 이렇게 설명만 드려도 무슨말인지 이해 하실 겁니다.
2),3) 옵션으로 인해서 신경외과 의사가 되어 진료를 하더라도 답이 없다는 걸 아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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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팬더 2022.08.03 21:16  
[@블랙팬더] 앞서 공공의대에서 지원과를 하나정해서 정원을 뽑는 것 자체가 왜 말이 안되는지
다시 설명드리겠습니다.
각과의 전문의들은 누가 시킨다고, 강제로 만든다고 될 수 있는게 아닙니다.
본인의 능력과 노력, 적성, 운 모든 것들이 합쳐져야 가능한 일입니다.
공공의대에서 지원과를 하나 정해 지원하는 것은
이것과 비슷 합니다.

' 서울대 물리학과 지원자 뽑음. 단, 반드시 추후에 물리학과 박사과정을 마치고
교수로 복무할 것을 전제로 함'

물리학과 박사를 자기가 하고 싶다고 할수 있나요?
아니면 능력이 안되는데 10년 20년 계속 공부시키면 박사할수 있나요?
이말은 즉 마찬가지로 대학병원 교수급의 전문의는 아무나 데려다가
십몇년 트레이닝 시킨다고 강제로 될수 있는 자리가 아니란 말입니다.


또 반박하실 수 있습니다. 그럼 애초에 그럴 능력이 있는 사람과 비전이 있는 사람
뽑으면 되지 않느냐? 그러면 20대초의 어린나이에 의학적 지식이 아무것도 없는
고등학교 졸업 후 나온 핏덩이를 보고 그걸 어떻게 검정할 것입니까?
6년의 의대 수련 과정, 1년의 인턴 생활을 마친 뒤에도 자신과 맞는과를 결정할까 말까인데
그걸 강제 한다고 되냔 말입니다.
블랙팬더 2022.08.03 21:17  
[@블랙팬더] 해결 방법을 엄한데서 자꾸 찾는데 답은 간단합니다.
기피 중요과 의사들 연봉 10억 만들어 주면 됩니다.
그렇게 나라에서 보장해서 공무원 만들어주면
100퍼센트 장담합니다. 내년 부터 기피과 지원률 200% 초과 합니다
Joker 2022.08.03 17:15  
수가를 현실화해야되는데 수가를 현실적으로 하려면 건강보험료가 인상될수밖에 없고 그렇게되면 국민 대부분은 입에 거품물고 의사를 욕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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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고구마빌런 2022.08.03 17:48  
글 진짜 다읽었다 잘쓰신다
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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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억까 2022.08.03 18:17  
자본주의 세상에서 답은 하나임
돈을 많이 줘야함
Wonny 2022.08.03 18:30  
의료수가만 조정해서
일을 할수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면 됨.
바이탈 하드직종인 외과들, 그리고 소아과
수가가 너무낮고 모든제한을 다 걸어놔서 간호사 월급줄돈도 안나온다.
진료를 보라는거야 말라는거야.
포괄수가제 때문에 발전이 없음.
비유하자면
걍 짜장류 무조건2천원받으삼! 이라고 나라에서 정해놔버리니까
실력좋은 삼선짜장 요리사가 고급요리 개발, 맛좋은 삼선짜장 내놓을 생각을 접고 걍 2천원에 맞는 짜장만 내놓게 되는 실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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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2022.08.03 20:46  
[@Wonny] ㅇㄱㄹ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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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2022.08.03 18:38  
피부과 성형외과 티오를 확줄여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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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팬더 2022.08.03 21:19  
[@김치] 그것과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지금도 피부과 성형외과 티오는 적습니다
고광렬이 2022.08.05 06:40  
[@김치] 의사면허만 있으면 할 수 있어서
전문의 아닌 피부과 성형외과가 조온나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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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2022.08.05 07:04  
[@고광렬이] 이런걸 제한해야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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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팬더 2022.08.03 21:30  
저는 현재 대학병원 레지던트 4년차입니다. 지방 대학병원이고, 나름 인기과에 해당하는 곳에 있습니다.
우리나라 의료 체계 이미 붕괴하고 있습니다. 의사들은 수 없이 경고 했지만 국민들은 큰 관심이 없습니다.
저랑 나름 친하다는 지인들도 제가 가끔 이런 얘기 나와서 설명해주더라도 그렇게 관심 있게 듣는 분들도 잘 없습니다.

제가 느끼는 바를 몇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

1) 기피과는 정말 망해가고 있다.
현재 저희 병원 소아과, 산부인과, 흉부외과 전공의 없습니다.
나름 광역시에 주요 대학병원 중 하나지만 소아과는 작년 4년차를 마지막으로, 산부인과는 아예 없어진지 2-3년 되었구요
흉부외과는 있었던 적이 없습니다. 외과, 신경외과도 거의 지원자 없었는데 외과는 수련기간 3년으로 단축된뒤 지원자 1-2명 있고
이마저도 나중에 유방외과로 가슴성형 등으로 빠지려는 사람들입니다.
산부인과로 유명한 병원이라 이전에는 산부인과가 경쟁을 하던 과였는데 지금은 없습니다.

2) 왜 지원자가 없을까요?
아까 말씀드린 필수 바이탈과들은 무조건 일이 많습니다. 환자가 안좋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챙겨야 할것이 많고
손이 많이 갑니다. 근데 나라에서는 역행을 했죠, 산부인과 수술 대부분을 포괄수과제로 바꿔버렸습니다.
(포괄수과제 = 나라에서 한 수술에 대한 가격을 정해놓고, 시간이 얼마나 더들어 가든, 재료가 얼마가 더들어가든
무조건 정해진 금액만 청구 할 수 있는 제도)
산모가 줄어들고 소송의 위험은 커지고, 돈을 벌 수단은 줄었습니다. 당연히 지원자 사라집니다.

3) 공공의대는 절대로 해결책이 아닙니다. -> 이걸로 실제로 전공의 & 의대생 파업까지 진행되었지만
철저히 국민들의 외면과 밥그릇 싸움이라는 이유로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공공의대로 의사 정원 늘어난다고 의사 밥그릇 안줄어 듭니다.

4) 해결책은 의료 수가의 정상화 입니다. 쉽게 말해 흉부외과 외과 신경외과 산부인과 의사들 10억씩 연봉 주면
해결된다는 말입니다. 그깟 공놀이하는 스포츠 스타들 연봉 많게는 몇백억 받습니다.
의사가 10억 받는게 잘못된 일인가요?
저는 그냥 지금정도에 만족하며 살겠습니다. 기피과 지원자들 10억 씩 주란 말입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경쟁이 되고 의사 숫자 늘어나고, 경쟁력도 있고 인원도 많은 의료체계 만들수 있단 말입니다.
공공의대 만들 돈으로 제발 그렇게 하란 뜻입니다.
야비하마 2022.08.03 21:37  
분당서울대 직원이다 업무상 신경외과 교수님들하고 같이 일하는경우가 종종있는데 나도 저 월급받고 신경외과 교수님들처럼 일하라고하면 때려친다 개빡세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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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ionalTaxServ… 2022.08.04 09:11  
소위 말하는 명문고를 강남으로 보내버렸듯이
대학을 소멸위험지역 으로 보내면 됩니다.
지금은 2022년인데? 라고 하시는 분들
그때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냥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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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렬이 2022.08.05 06:46  
걍 인간적인 로딩이 아닌데 너무 박봉이라 그럼.
당장 퐁당퐁당 이라는 말이 하루 일하고 하루 쉬고 개념으로 24시간 근무 24시간 퇴근이 아니라
하루 정규 할거 다 하고 야간당직 그리고 다음날 하루 정규 하고 오프
48시간중에 36시간 근무 12시간 오프 이거를 365일 휴가 2주 빼고 50세 넘어서도 하라고 하는데
이게 개인의 희생이 아니면 ...?
결국 사람이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인데
당장 의사 늘리면 되냐고 묻지만
의사가 늘어도 저렇게 고되고 박봉인 곳에 가려고 할까요?
피부과 가서 레이져뿅뿅 쏘고 사람목숨 왔다갔다 안하는 곳이 훨씬 더 편하고 사람답게 살고 돈 많이주는데...?
중증의료 수가가 박살난게 원인인데 해결책을 다른곳에서 찾으려하니 답이안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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