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이 고물상으로 출근하는 이유
폐지 줍는 노인들이 ‘광고 수익’을 얻도록 돕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비영리법인 ‘끌림’입니다.
끌림은 지난 2016년 4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학회 ‘인액터스’의 프로젝트에서 출발, 비영리법인으로 성장했습니다.
끌림은 학회 소속 대학생들이 운영하며 졸업 후에는 후배들이 이어받는 식입니다.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한 3명은 현재 변리사, 직장인, 로스쿨 등으로 떠났습니다.
끌림은 리어카에 광고물을 부착하고 광고 수익의 70%를 노인에게 전달합니다.
나머지는 리어카 제작에 쓰이거나 고물상 측에 관리비 명목으로 나눠줍니다.
노인들이 한 달 꼬박 폐지를 주워 벌 수 있는 돈은 5~6만 원 정도.
지난해까지만 해도 10만 원 정도였는데 폐지 가격 하락으로 더 어려워졌습니다.
‘끌림’ 리어카를 모는 노인들은 총 110명입니다.
이들은 매월 광고 수익 7만 원씩 벌고 있습니다. 하지만 간혹 광고가 부족할 경우엔 광고 수익도 중단됩니다.
“최대한 빨리 광고주를 찾겠다”는 학생들에 말에 노인들은 “괜찮다. 가벼운 리어카를 무료로 빌려준 것만으로도 너무 고맙다”라고 말합니다.
‘끌림’ 리어카는 일반 리어카 보다 30kg 가볍게 제작되었습니다.
강일천 끌림 대표(22)는 “프로젝트를 하던 선배들이 직접 몰아봤는데 너무 무거웠던 거다. 공대생의 도움으로 가벼운 리어카를 개발했다”라고 말했습니다.
비즈니스 모델을 활용해서 사회적 약자를 돕는 학회 ‘인액터스’. 이들은 왜 하필 ‘폐지 줍는 노인’에 집중했을까요?
강 대표는 “학교 근처에 고물상과 폐지 줍는 노인들이 정말 많다. 학교를 오갈 때마다 만나는 그분들을 가장 먼저 도와야겠다고 생각한 거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처음 광고주를 찾는 것은 매우 힘들었습니다. 학생들은 관악구 상점을 대상으로 팸플릿을 만들어 돌렸습니다.
100곳을 돌리면 약 3곳에서 전화가 왔다고 하네요.
그 결과 피트니스센터, 순댓국집 등의 광고주를 모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티몬 등 기업도 광고주로 나섰습니다.
학업과 끌림 업무를 병행하는 7명의 학생들.
매달 고물상을 찾아가 광고물 교체를 하고, 새로운 광고주를 찾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이 와중에 리어카 도난사고라도 일어나면 속상할 때도 많다고 하네요.
하지만 뿌듯한 경험이 더 많습니다. 강 대표는 “광고 수익으로 글 공부나 기술 교육을 받으며 다른 직업을 준비하는 어르신들도 계셨는데 정말 뿌듯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끌림 리어카를 끌고 싶어 하는 노인들은 더 많습니다. 하지만 섣불리 늘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진아 매니저(23)는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섣불리 리어카 수를 늘리고 있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들의 고민에 일부 지자체, 공기업도 광고주로 나섰습니다.
리어카 광고로 지자체는 정책을 홍보하고, 노인들은 지속적인 광고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하네요.
강 대표는 “기술보증기금과 관악구청이 광고주가 되기로 했다”면서 “여러 지자체와 계속 협력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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