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주민 인터뷰1]
″여기 4층서부터 10층까지는 임대고 그 후로는 아파트에요.″
(엘리베이터를 굳이 따로 탈 이유가 있어요?)
″따로 타죠. 임대하고 아파트하고는 다르잖아요. 그렇게 사나보다 하고 사는 거지. 이것도 황송하다고 사는 거지 뭐.″
소셜믹스 정책에 따라 임대주민과 분양세대 주민이 함께 사는데, 출입문과 승강기까지 모두 나눠놓은 겁니다.
[임대주민 인터뷰2]
″서로들 좀 피하는 경향이 좀 있어요. 2년 3년 전에 3층에 보면 카페가 하나 생긴 적이 있어요. 너무 더운 날이어서 음료를 사먹으려고 커피를 한 잔 사려고 갔더니 몇 동 몇 호시냐고 물어보더라고요. 그래서 몇 동 몇 홉니다. 그랬더니 임대에 계신 분은 판매가 안 된다고…″
같이 살지만 분리된 사람들.
단지 단절됐다는 차원의 문제일까요?
이곳은 10층인데요.
한 번 11층으로 올라가 보겠습니다.
지금 비상계단인데, 더 올라갈 수가 없습니다.
위로는 막혀 있고요.
내려가는 계단만 있습니다.
아래층에서 불이나면 임대 주민들은 비상구를 따라 위로 대피했다가는 막다른 길에 이를 수도 있다는 겁니다.
실제 화재가 나면 임대가구 주민들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요?
관할 소방서 직원분 모시고 한 번 다시 둘러보겠습니다.
[소방서 예방팀장 인터뷰]
″구조를 보니까 위로는 연결이 안 돼 있습니다. 소방관계 법규에는 규정이 없고요. 이게 건축을 허가 내주는 건축 쪽의 규정으로 알고 있습니다.″
(옥상이 없는 구조의 건물을 본 적이 있으세요?)
″저는… 본 적이 없는데요. 처음 봤습니다. 건물 구조가 있는 상태에서 소방은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죠.″
결국, 임대 주민들은 최악의 경우, 완강기 등을 이용해 각자 탈출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정작 주민들은 이런 사실을 알고 있을까요?
[임대주민]
″옥상에 못 가요. 올라가니까 막혀 있던데요?″
(완강기 같은 게 또 집집마다 있다는데?)
″못 쓰죠. 나이가 얼만데. 여기 전부 다 연세 드신 분들 휠체어 타신 분들 계시고 그래요.″
안전까지 다르게 보호받는 사람들.
왜 이렇게 구조까지 바꿔가면서 계단을 막아놓은 걸까요?
[메세나폴리스 건설사 인터뷰]
″그 당시(2007년) 시류는 임대하고 분양하고 분리를 하라는 게 시류였어요. 정책적으로. 심의위원들의 요구 조건들이 분리를 하라는 거였어요.″
(화재 발생 시에 안전은 좀 문제가 없다고 보세요?)
″일반 세대 대비해서 임대 세대가 불리한 건 사실이에요. 옥상까지 연결 안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고.″
건축허가를 내준 구청은 ″법적으로 위반 사항은 없다″는 입장.
그러나 취재가 시작되자, ″안전에는 차별이 없어야 하는 만큼 향후 건축 심사 과정을 개선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혀왔습니다.
[주민1]
(엘리베이터가 나뉘어져 있잖아요. 단절됐다는 비판도 있는데…)
″사는 데 전혀 지장 없어요.″
[주민2]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여쭤보고 싶은데.)
″아무 생각 없는데요.″
[주민3]
″저는 별 생각이 없어서요.″
[주민4]
″관리비 자체나 이런 것들도 굉장히 많이, 제 생각에는 차이가 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뭐든지 똑같이는 좀 어려울 것 같고…″
메세나폴리스 관리사무소 측은 추후 취재진을 통해 ″1층으로 연결된 비상계단을 2개 만들어 대피로는 충분히 확보돼 있다″며, 주민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건물에 살면서도 안전과 생존까지 차별대우 받는 사람들.
하지만 문제는 이런 곳이 이 아파트 한 곳만이 아니라는 겁니다.
다음 2부에서는 다양한 계층이 모여 살자며 시작된 소셜 믹스 정책의 민낯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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