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 교수에 맞선 남자 대학생의 과제
▶ 주제: 미디어를 통해 접한 차별, 폭력, 혐오관련 사건을 소개하고 궁금했던 점, 의문점이 있던 사례를 서술하시오.
대한민국 지상파 방송인 MBC의 간판 예능인 '진짜사나이'는 우리사회가 얼마나 성에 대한 고정관념이 지독한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성'이란 우리 사회의 인식과 생활상을 극단적으로 양분하는 절대적 기준이 아니다.
하지만 해당 프로그램에서는 '남자는 씩씩하고, 대범해야 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야'하며 남자로 태어나면 반드시 군대를 갔다와야 하고, 군대를 가지 않은 남자는 "가짜사나이"라고 사회적 낙인을 찍어버린다. 프로그램명만 보아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단지 X냐 Y냐 하는 염색체의 종류에 의해 신체적, 경제적, 사회적 여건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채 '성'이라는 기준에 따라 2년간의 국방의무를 지어야 한다는 인식이 우리사회에 만연하다는 것부터가 소름끼치는데, 해당 프로그램에서는 이를 신성하고 위대한 의무라 칭하며 당연시하고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의무 수행 당사자들의 인권이 탄압되고 자유가 억압되며 각종 부정과 부조리가 하나의 집단관례처럼 그려지는 모습을 대한민국의 대표 방송사에서 당당하게 방송하고 있는 사실은 보는이로 하여금 경악을 금치 못하게 만든다.
더욱이 해당 프로에서는 남성들이 잠을 자고, 샤워를 하고, 쉬는 모습 등을 24시간 관찰하여 자극적으로 편집하여 여과없이 방송에 내보낸다. 또한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이를 희화하하고 희롱하며 성적으로 대상화하여 소비하고 있다. 당장에 구글에다 관련 검색어 몇 개만 쳐보아도 수백, 수천건의 사진들이 나온다. 거기엔 당연스럽게도 연예인이나 출연자가 아닌 강제로 징집당한 일반 군인 장병들의 얼굴과 몸이 모자이크도 없이 드러나있다.
앞서 언급한 사실로 비추어 볼 때 해당 프로그램은 각 잡힌 몸매, 씩씩하고 야성적인 행동, 상관에 대한 맹목적이고 헌신적인 복종의 모습이 남성성과 결합했을 때에 비로소 '진정한 남성, 진짜 사나이'가 된다는 것을 은연중에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개군 이래 군대에서는 총 13,000명 이상의 장병이 '자살하거나 의문사'했다. 적과 싸우다 죽거나 훈련중 다친 사람을 모두 제외하고 자살 또는 의문사만 말이다. 이런 끔찍하고 잔혹하며 비인륜적인 집단에 강제적으로 끌려간 장병들 앞에서 연예인들과 제작진들은 웃고 즐기고 희화된 모습들을 카메라에 담는데, 이는 국방부의 승인과 협조를 받아 이루어지는 소름끼치는 인권유린의 현장이자, 이를 미화하는 끔찍한 리얼리티 쇼이다. 마치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군 장교들이 홀로코스트에 수감된 유대인 수용자들 앞에 웃으며 희롱하는 사진을 실시간 영상으로 바라보는 느낌이다.
의문점은, 성인지적 관점에서 볼 때, 관련 용어 하나에도 차별과 억압의 의미를 찾아내는 수많은 사람들이 이런 성차별적이고 소름끼치는 인권유린의 현장 앞에서는 어찌 아무말도 없는가 하는 것이다.
그것도 수 년 동안이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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