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살면서 대마초에 대한 생각이 바뀐 외국인
한국에 온 지 며칠 안 됐을 때, 한국 친구와 야외 음악 페스티벌에 갔다. 10년 전 일이다.
나는 별생각 없이 “와! 음악 페스티벌인데 대마초 냄새가 전혀 없네”라고 말했다.
친구가 깜짝 놀라면서 “너는 대마초 냄새를 어떻게 아느냐”고 물어 당황스러웠다.
유럽에서는 대마초를 피우는 사람이 많아 우연히 그 냄새를 맡게 되는 일이 흔하다.
마약을 완전히 합법화하면 밀수를 근절할 수 있고,
중독자들을 병원이나 보건소에서 더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으며,
추가적인 세금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
반면 마약 합법화는 새로운 마약 사용자를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에
마약 사용을 완전히 금지하고, 마약 관련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양쪽이 팽팽히 대립하는 가운데 중간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는 국민도 많다.
내가 마약을 접하기 쉬운 유럽에 살았을 때 마약을 하지 않았던 이유는 건강 때문이 아니었다.
주말마다 친구들과 놀러 다닐 때 마약을 하는 친구의 최대 걱정은 ‘마약을 어떻게 구할까’였다.
그들은 어디를 가든지 마약 공급책부터 찾았다.
나는 마약에 취하지 않고서는 놀 수도, 인생을 온전히 즐길 수도 없는 그런 모습이 안타까웠다.
하지만 나는 법률의 테두리 안에서 마약 사용자의 선택과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한국에 온 다음 생각이 바뀌었다.
마약을 법으로 강하게 규제하는 게 더 나은 것 같다.
자유의 보장과 존중이 인류의 보편 가치이지만
우리가 어떤 것에 중독되면 그 자유 자체가 사라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