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요리계의 전환점을 가져온 사건
전직 마이크로소프트 CTO였던 네이선 미어볼드가 출간한 요리 과학 서적 '모더니스트 퀴진(2011)'
이 책 이전에도 해럴드 맥기의 '음식과 요리'를 중심으로 조리과학이 주목을 받고 있었지만, 이 책 이후로는 아예 주류가 바뀌어버림
수비드, 분자요리 등 알음알음 전승되던 조리기법이 사실상 이 책 출간 이후 대중화됨
당연히 국내에서 수비드나 분자요리를 하는 사람 들도 대부분 이 책을 보고 시작했다고 보면됨
(위와 같이 조리기구와 음식을 반갈죽 해버린 이미지를 사용했는데, 놀라운 것은 전부 CG가 아니라는거임)
많은 요리사 들에게 '요리란 사실 과학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는 점에서 굉장히 영향력이 큰데,
사실 이 책은 진입장벽이 있었음. 책 가격이 당시 80만원이었다는거임.
현업 종사자 들에게도 매우 부담스러운 가격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업계에 있지 않은 사람은 살 이유도 가치도 없었음
그러다 2015년 이 책이 출간되었는데
요리 블로거 켄지 로페즈-알트가 쓴 책 '더 푸드 랩(2015)'
이 책은 실험 결과로 쓰여진 책인데,
오늘날 일반 대중들 입에 오르내리는 조리과학 지식은 거진 이 책에서 나온 내용이라고 보면됨
가령 마이야르 반응부터, 유화 반응, 진공이나 삼투압을 잘 쓰는 방법 등이 이 책을 통해 알려지고 대중화됨.
(이전에 이런 기법이 없었다는게 아니라, 소규모 업장에서 가이드화 시킬 수 있을 정도로 체계화 시켰다는거임)
책가격은 5만원 수준으로 모더니스트 퀴진에 비교하면 합리적이었고, 가정에서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레시피 들이 많았기 때문에
요리 좆문가 들을 양산시키는 계기가 됨.
이후 책의 지식을 활용한 블로거나 유튜버 들로 인해 일반 대중들의 조리지식도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상당히 상향평준화 되었다고 할 수 있음.
여담이지만 '구워서 육즙을 가둔다'와 같은 이론은 거의 100년동안 정설처럼 여겨졌었음
왜냐하면 이 이론 또한 1850년대 독일 화학자가 실험을 통해 검증한 '과학적 결과'였기 때문임.
그 이론이 아니라는게 밝혀지는데 거의 100년이 걸렸고, 대중에 알려지기까지 다시 몇십년이 더 걸렸는데 이 책들의 역할이 컸음
같은 맥락으로 이 두권의 책에 쓰여진 과학적 지식 역시 정확성 논란이 없는 것은 아님.
가령 더푸드랩의 경우 낮춰보다면 그저 개인의 실험 결과를 나열한 것에 불과함
사실상 조리과학이 요식업계의 표준스킬이 된 시점에서, 그 사소한 과학적 변수들을 실험을 통해 잡아가는게 오늘날 쉐프 들의 역할이 아닌가 싶음
한줄요약
- 현대의 요리사는 사실상 책보고 공부한 실험 과학자임
Best Comment
더 맛있어지는것 뿐임, 고기에 열을 가하면 수축하면서 무조건 육즙이 빠지게 되어있음
스테이크 잘 굽는 방법중 하나가 생고기를 냉장실에 표면이 살짝 마를때까지 보관했다 구워먹으면
표면의 수분이 굽기전에 이미 날라가서 구울때 마이야르가 더 잘 일어나서 맛있게 먹을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