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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사건에 대한 서울대 사회대 학생회의 입장문

옌니 39 6891 38 0

필부(匹夫)의 죽음
-박원순 사건에 부쳐-

2000년도 훨씬 전 제나라 선왕이 맹자를 만나 "신하가 임금을 시해하는 것이 옳습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맹자가 대답하길 "인(仁)을 해치는 자를 적(賊, 도적)이라 하고, 의(義)를 해치는 자를 잔(殘, 잔인)이라 하며, 잔적(殘賊)을 하찮은 사내(一夫)라고 합니다. 하찮은 사내(一夫)인 주(왕)를 베었다는 말은 들었으나, 임금을 시해했다는 말은 듣지 못했습니다." 

관악 사회대 학생회는 이 사건을 지극히 상식적이고 평범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우리는 성폭력 가해자, 평범한 필부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뿐, 위대한 인권변호사이자 민주투사, 한평생 약자를 위해 살아온 시민운동의 거두, 3선의 거물 정치인 서울시장이 죽었다는 소리는 들어본 바 없다. 그러나 고 박원순 시장의 장례는 전례 없이 서울특별시장(葬)이라는 이름으로 공공기관인 서울시가 주관하여 진행되었다. 일반 시민뿐만 아니라 이 나라를 움직이는 고위 관료들과 정치인들의 조문행렬이 문전성시를 이루며 우리 사회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고인은 훌륭한 인생을 살아오셨으며, 평생 약자를 위해 살아오신 분이다.’‘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는 말로 박 시장은 우상화 되었다. 그 우상의 그림자 뒤에는 그가 한 평생을 바쳤다는 권력의 피해자, 권력의 희생자, 힘없는 이, 약자가 가려져 있다. 피해자는 가해자의 권력에 짓눌려 성폭력을 지속적으로 당했음에도 피해를 호소하기 어려워했고, 겨우 용기를 내어 고충을 호소했음에도 서울시는 수년간 피해자의 목소리를 묵살했다. 가해자가 사망한 이후에도 피해자가 피해자라고 불리지 못하고 피해 호소인이라는 기묘한 명칭으로 불리는 이 홍길동전 같은 상황은 권력과 진영논리 앞에서 그들이 평생 입에 올린 인권이란 그저 정치적 도구였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긴다고 했던가. 박원순이라는 이름을 가리면 가해자와 피해자가 명확하고 가해자가 만인의 지탄을 받았을 성추행 사건이 박원순이라는 이름이 추가되자 가해자는 숭고한 위인이 되고 피해자는 ‘겨우 그런 일로 고소하는 사람’으로 가해자와 피해자가 역전되었다. 죽어서도 상황을 바꾸어 버리는 그 이름 석 자의 위력에 경악을 금치 못하는 바이다. 이에 우리는 한 줌 권력에 매몰되고 편협한 진영논리에 갇혀 피해자에게 지속적인 2차 가해를 일삼는 이들에게 당장 저열한 행위를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우리는 피해자에게 한없는 지지를 표명한다. 부디 사회가 성추행자에게는 엄벌을 내리고 피해자에게는 위로와 지지를 건네는 지극히 평범한 상식으로 운영되기를, 또한 우리 관악 사회대 학생회가 그러한 상식을 지키는 곳으로 기능할 수 있기를 바란다. 

2020. 08. 07

진보의 요람
제38대 관악 사회대 학생회


Best Comment

BEST 1 Netflix  
진짜 배운 사람이 쓴 글이 이런거구나
BEST 2 별다방이좋아  
[@김혜수] 공감. 글을 잘 썼다고 그것이 '사실'이 되어선 안 되죠.
BEST 3 동네형네  
[@김혜수] 뭔 말인진 알겠는데, 솔직히 박원순이 자살하고 순식간에 뒤처리되는거 보면 대강 어떤 흐름인지도 읽을 줄 알아야지.
막말로 언론은 못믿으면서, 권력에 편향된 사법체계는 믿음?
39 Comments
수달이 2020.08.08 12:22  
와 글 진짜 잘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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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tflix 2020.08.08 12:24  
진짜 배운 사람이 쓴 글이 이런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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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공 2020.08.08 12:25  
ㅋㄹㅇ/ㄹㄹㅇ: 응 제국대학~ ㅇㅈ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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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에 2020.08.08 12:28  
관악을 보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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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 2020.08.08 12:29  
뉴스만 보고서, 신문기사만 읽고서
판단을 내리기에는 이제는 사회적 약속과 기본적 규칙들이 다 깨졌다.

미투운동이 아니었다면
언론의식이 부재된 언론이 아니었다면
이 글이 일반인들의 상식이었을거다.

이제는 피해자는 정말 피해자인가
가해자는 정말 가해자인가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세상이고

오히려 이런 글은 맹목적인 믿음으로 읽힌다.

의심해봐야 하고 확인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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댕댕체 2020.08.08 12:43  
[@김혜수] 이런게 못배운 사람 글. 본인 입장은 명확히 밝히지 않으려하면서 필자의 사상은 자신과 맞지 않으니 중립인양 까고싶어 안달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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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 2020.08.08 12:50  
[@댕댕체] 그냥 다른 의견 자체를 되게 불쾌해 하네

글에서 가해자 피해자 이분법 정해놓고 들어가는데 지금 증거라고 나온거 하나라도 있음? 무엇보다 재판이 진행되어서 판결나온거 있음?

곰탕 사건때 이미 사회적 합의 다 조져놨고 이 글이라고 하여 그 잣대가 달라질 이유가 있음?

상황따라서, 동정여론 따라서, 선택적 무죄추정 하는 꼬라지로밖에 안보이는데?
댕댕체 2020.08.08 12:55  
[@김혜수] 그럼 의견을 내셨어야지 왜 단순 사족을 붙이고 본인 의견은 하나도 없는거죠?

언론과 사회를 불신하는 그쪽은 뭘 믿고 무슨 의견이신건지 하나도 안나와있으면서

자신들의 의견을 명확하게 밝힌 해당 글에는 맹목적인 믿음이라 폄훼하는게 어딜봐서 의견인지?

그건 생각도 의견도 아닌 투정입니다
김혜수 2020.08.08 12:58  
[@댕댕체] 풀어서 써줘야 만족함?
기존 글에 내 의견이 없다고 하는건 당신 독해능력이 떨어지는거고
당신은 비판적인 뉘앙스가 기분나쁘다는 티만 내고 있는데?
댕댕체 2020.08.08 13:01  
[@김혜수] 아 그래 첫글에 무슨 지엄하신 뜻이 있는지 독해력 부족한 제게 가르침을 주시지요
김혜수 2020.08.08 13:04  
[@김혜수] 원글에서 가해자 피해자 못박고 가는게 이제는 의심스러운 시대라는 뜻으로 쓴 글인데
이게 원글을 폄훼한다는 식으로 삔또 상한것도 수준 떨어진다.
일반인들의 상식이었을거란 말 자체가 원글의 요지가 원래는 맞다는 뜻이고 안타깝다는 뉘앙스로 쓴거다

내가 지엄한 뜻으로 쓴게 아니라
네가 일차원적으로 읽고 오독해서 기분 상한게 쪽팔린 줄이나 알길
댕댕체 2020.08.08 13:11  
[@김혜수] 주어 목적어 다 빼놓고 하단 단락에 글이 맹목적인 믿음이라 적으면서,

본인이 믿지말라고 한 언론과 사회 빼면 뭘 믿고

'의심해봐야 하고 확인해봐야 한다' 라고 하는지 어처구니가 없네요

뭐 직접 조사하러 다니실 예정이면 나중에 저도 알려주세요

경찰 조사 나오면 그것도 못믿을 예정이라는 말인가?

제 독해력이 모자란건지 그쪽 필력이 모자란건지
김혜수 2020.08.08 13:18  
[@김혜수] 결과적으로 오독한거 맞으면 그냥 떼쓰지 마
내가 본 글 처럼 여러번 수정하며 댓글 씀?
그래도 완전 무결한 글이 아니라고 해도 문제요지도 없다고 난 자신할 수 있음

판결 하나 안나온 사안에 대해서 가피해자 단정 지었다가 역전된 사례가 워낙에 많고 이런 일은 특히나 민감해진 시대에서 이미 가해자 피해자 정해놓은 글이 맹목적으로 읽힐 우려가 있다는 뜻이

그렇게 이해가 안감?

의심하고 확인해봐야 하는게 왜 떼쟁이 말처럼 들린다는건지 생각이 궁금하네
댕댕체 2020.08.08 13:44  
[@김혜수] 본인이 쓰셨으니 본인은 이해가 잘되시것지요

3살배기 글 보고 못읽었으니

결과적으로 오독이라면야 인정하지요


언론도 사회도 못믿는데 뭘보고

의심하고 확인하는지 그 신뢰성 높은 자료 좀

알려주실래요 저도 좀 보게.


처음부터

세모녀사건이나 오달수 미투 사례도 있으니

완전히 판결되고나서 비난해도 늦지않다

두줄만 써도 비공오지게 박히진 않았을듯한데요
맞춤법빌런 2020.08.08 17:16  
[@김혜수] 응~더민주는 피해자의 눈물도 증거로 채택해~
더민주 출신인물 성범죄에 무죄추정이 왜 필요함? 현행범 살인마의 생명권이나 강도의 재산권같은 이야기를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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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기리 2020.08.08 23:52  
[@댕댕체] 그렇게 떳떳한 사람이 뭐가 캥겨서 자살을 택했을까 정말 안타깝다 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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댕댕체 2020.08.09 08:37  
[@혀기리] 저한테 다는 내용이 아닌거같은디
혀기리 2020.08.09 09:47  
[@댕댕체] 아 실수 ㅈㅅ 잘못담 ㅜ
노빠꾸인생 2020.08.08 13:43  
[@김혜수] 어설프게 아는 척하는 중립기어충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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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형네 2020.08.08 13:45  
[@김혜수] 뭔 말인진 알겠는데, 솔직히 박원순이 자살하고 순식간에 뒤처리되는거 보면 대강 어떤 흐름인지도 읽을 줄 알아야지.
막말로 언론은 못믿으면서, 권력에 편향된 사법체계는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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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다방이좋아 2020.08.08 14:59  
[@동네형네] 언론도 못 믿고 권력에 편향된 사법체계도 믿기 어려우니 '사회적 약속과 기본적 규칙들이 다 깨졌다.'라고 표현한 것 같음
별다방이좋아 2020.08.08 14:56  
[@김혜수] 공감. 글을 잘 썼다고 그것이 '사실'이 되어선 안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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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바 2020.08.08 15:51  
[@김혜수] 이번사건은 미투가아니라 증거가있는 고소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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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장 2020.08.08 12:37  
배우신분들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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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욱후욱 2020.08.08 12:44  
Actor Social status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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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mbolt 2020.08.08 13:17  
마지막에 써놓은 진보의 요람이 참 와닿네 ㅋㅋ

가짜 진보들이랑은 역시 다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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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대치겠다 2020.08.08 14:07  
글이 ㅈㄴ 멋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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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rw 2020.08.08 15:08  
피해자가 내놓은 증거들이 개웃기던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화도 없고 그냥 초대한 내역만있고  아직 유죄판결도 안된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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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법빌런 2020.08.08 17:17  
[@werw] '피해자의 눈물'이 있는데 무슨 증거가 더 필요함
esrthcg 2020.08.08 19:24  
[@werw] 사건 관계자신가봐요?
증거를 다 아시는거 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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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rw 2020.08.08 23:29  
[@esrthcg] 변호사가 공개한 증거 못봄?
https://news.joins.com/article/23823566
아무리 그래도 변호사가 이런걸 증거라고내놓음 이건 언제든지 위조가 가능한 증거고
이걸 증거라고 내놓은 변호사 수준이란.
캡쳐라도잇으면 내놓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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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재 2020.08.09 20:25  
[@werw] 반대로 센 증거는 일부러 공개 안한거 아님?
단순히 명예를 훼손하려는 미투가 아니라 증거를 가지고 고소를 했던 사람인만큼
박원순이 부정하며 대응하는 수준에 맞게 증거를 까려했다는 얘기도 있던데.
고소한 걸 도대체 어떻게 알아내서 자살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ㅎ
포렌식으로 핸드폰이라도 다 깠으면 좋겠지만 유족 요청으로 중단해버렸다네 아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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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rw 2020.08.10 00:57  
[@다이재] 쎈증거거를 공개를 안했다라. 근데 아무리 변호사라도 말도 안돼는저런거가지고 증거라고 내놓은게 하나같이 . 무릎에 키스했다. 잠잘때 깨웟따등. 일발사람들이 이해할수없는 피해자에 진술에 증거에 . 그런거 보고 . 사람들이 납득할수없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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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재 2020.08.10 12:25  
[@werw] 그러니까 박원순 핸드폰 포렌식으로 했으면 좋았는데 유족이 중단요청해서 못했으니 그게 너무 아쉽다고.
우넘 2020.08.08 15:28  
단어 선택 좀 쉬운거로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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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규규 2020.08.08 16:17  
방송에 나와 인터뷰한 것도, 미투운동을 한 것도 아니고, 법에 따라 처벌해달라고 고소한 사건이다. 그리고 그 가해자는 보통 사람이라면 알 수도 없게 고소 직후에 그 사실을 파악해서 자살을 선택해, 수사의 빈틈으로 도망친 것 뿐이지.

그리고 툭까놓고 얘기해보자. 지금 고인이 100조원의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느니, 어떻드니 저떻드니 떠들면서 '피해호소인'이라는 말로 2차 가해하는 양반들 가해자가 현 시장이 아니라 전임 시장이나 그전 시장이었으면 어떻게 했을 사람들인지 뻔히 보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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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규규 2020.08.08 16:20  
"아직 유죄도 안떴는데" 어쩌고 하는 애들도 있는데. 피의자가 죽으면 수사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게 우리법이다. 즉 절대로 피해자가 고소한 사건에 대한 유죄라는 결과는 나올 수 없는거지.

그냥 쉽게 생각하면 되지않냐?
떳떳하면 도대체 왜 죽은거냐 '필부'는.
werw 2020.08.08 23:33  
[@규규규] 우리나라법 무죄추정 원칙임.
인권위에서 지금 직권 조사한다고 하니깐 아직 기다려봐야할것같음.
대왕 2020.08.08 16:26  
나는 중립도 아니고 그냥 방관자로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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