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강남 홍수에 대한 현직 기술자의 개인적인 생각
이번 홍수건으로 몇몇 개집인들이 정치적으로 누가 잘했냐 못했냐 가지고 말씀들이 많더라구요.
오늘자 익게 글
그리고 어제 제가 올린 게시글의 댓글
그런데 말입니다.
상하수도 설계만 20년째 하고 있는 기술자 입장에서는 이건 정치적으로 누가 잘했나 못했나를 따지면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참고로 2010년 추석에 서울에 비가 엄청 내린거 기억하시나요??
이 이후로 저희 회사는 서울시에서 발주하는 관로정비 사업을 꾸준히 참여했습니다.
이게 저희 회사에서 수행한 서울시 관로 정비 사업입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우선 우수배제를 위한 설계 플로우를 보여드리겠습니다.
복잡해 보이긴 하는데 간단하게 말씀드리자면
1. 우수관 정비를 한다.(용량확대)
2. 우수관 정비로 침수 해소가 안되면 펌프장을 설치하거나 우수 저류시설을 설치한다.
이런 개념입니다.
그럼 우수관 설계는 어떻게 하느냐
이런 흐름으로 하구요 여기서 중요한건 과연 우수관 설계시 우수량은 어떤기준으로 설계하냐입니다.
우수량이 가장 큰 설계 인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빨간색 박스에서 보시는바와 같이 현재 우수관로 설계기준은 30년 빈도로 설계를 하게 되어 있습니다. 30년 빈도라 함은 30년에 한번 올까 말까한 비의 양 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여기서 개집인들은 의문을 가지시겠죠? 왜 30년 빈도밖에 안하지?? 100년 200년 빈도로 하면 안되나??
그런데 토목사업은 경제성이란걸 배제할 수 없습니다. 당연히 100년에 한번 올까말까한 비에도 버틸 수 있으면 좋죠. 그런데 그렇게 되면 공사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자세한 예는 제가 아래에서 부연설명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서울시는 과연 어떨까요?
행안부에서 발표한 방재 성능 목표라는게 있습니다. 잠깐 한번 보시죠
보시는바와 같이 서울시는 1시간에 100mm 내리는 비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해라 라는게 이 방재성능 목표라고 보시면 됩니다. 물론 30년 빈도 이구요.
그렇담 어제 내린 비의 양은 어떨까요??
시간당 141mm네요. 우수관 설계기준인 30년빈도를 훌쩍 뛰어넘어 115년만에 가장 많이 내린 비의 양입니다.
과거 2010년 이후 앞에서 보여드린 저희 회사의 서울시 관련 사업을 포함하여 꾸준히 서울시에서 하수관 정비사업(30년 빈도)을 시행했지만 어쩔수가 없는거죠.
이건 기술자의 입장에서 보면 인재가 아니라 천재지변입니다. 그래서 서두에 결론내린바와 같이 이걸 정치인 누구누구 잘못이네 라고 말 할 수 없다로 한거구요.
아래는 참고로 제가 지금 수행하고 있는 전라남도 ㅇㅇ시 하수정비대책수립 하고 있는지역의 30년 빈도 침수 시뮬레이션 결과 입니다.
이 지역 침수 해소에 우수관 정비와 빗물펌프장 증설까지 총 640억이 소요가 됩니다. 이 작은 시에서 말입니다.
대충 감이 오시나요?? 서울시 침수해소를 하기 위해서 방재성능목표를 향상시키기 위해서 소요되는 비용은 아마 조 단위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번외로 기술자로서 일본이 참 부러운게 하나 있습니다.
2006년에 완공한 도쿄 지하신전이라고 불리는 도쿄 방수로 입니다.
서울시에서도 예전부터 계획은 하고 있었던걸로 알고 있는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아마 구체적으로 더 진행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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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이런거도 아니고 이번 기회에 또 재정비하면 되는거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것들까지 생각하면 아직 한참 멀은 것 같음
이걸가지고 정치인이니 오세훈이니 박원순이니하는것도 우낌
저런공사자체가 1-2년정도가지고는 태도없는등 기간과 돈이 엄청드는사업인데
그런걸로치면 산불도나면안되고 자연재해라는게 일어나기전에 다막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