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누나 죽으면 안 되잖아” … ‘얼음장’ 같은 물 속에서 동생 안고 버틴 누나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남동생을 구한 누나의 사연이 올라와 감동을 주고 있다. 

커뮤니티에 올라온 이야기는 실제로 2013년 4월 11일에 일어난 실화다.

당시 10살이었던 동생 허건 군과 12살이었던 누나 허민양은

오후 7시 경 근처 공부방에서 공부를 마치고 집으로 향했다. 

집에 가던 길, 또래 아이들이 철판 위에서

뛰어 놀던 장면을 본 남동생 허건 군은 자신도 그 위에서 뛰어 보고 싶었다.

철판 위에서 놀던 아이들이 떠나자마자 동생은 그 위로 올라가 뛰기 시작했다.

누나인 허민양은 이 광경을 잠시 지켜보다 동생의 손을 잡아 끌며 집에 가자고 했다.

허민양이 동생의 손을 잡아 끈 순간 철판이 구부러지며 동생은 그대로 아래로 떨어졌다.

손을 잡고 있던 누나도 함께 철판 밑으로 끌려 내려갔다.

남매는 7m깊이의 어두운 펌프장에 빠졌다.

펌프장 안은 더러운 물이 가득했다.

키가 153cm인 누나 허민양은 목까지 물이 차올라 간신히 숨을 쉴 수 있었지만

키가 140cm밖에 안되는 동생은 누나에게 업히지 않으면 숨을 쉴 수 없었다.

누나는 허공을 향해 “살려주세요”라고 여러 번 소리를 쳤지만 아무도 대답이 없었다.

추위와 공포 속에서 누나는 동생을 꼭 안은 채 오랜 시간을 버텼다.

남동생이 물에 잠기지 않게 까치발을 한 채 계속 안고 있어야 했지만

누나는 “어른들이 구해 줄거야”라며 동생을 안심시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누나는 동생과 함께 추락할 때

어깨와 허벅지를 심하게 부딪혀 부상까지 당한 상태였다.

추위와 통증에 얼굴이 햐얗게 질렸고 입술은 파래졌지만

혹여나 동생이 흘러 내릴까봐 몸을 움직이지 않고 버텼다.

누나가 걱정되던 동생 허건 군은 누나에게

“누나, 나 그냥 내려줘. 이러다 누나 죽으면 안 되잖아 뛰면 괜찮아”라며 누나를 걱정했다.

부상의 통증과 동생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정신이 혼미해지던 차에 다행히도 남매는 무사히 구출됐다.

무려 50분 만이었다.

민이의 구조 요청을 들은 중학생이 인근 공부방 교사에게 알려 주민들이 구조하기 위해 나온 것이다. 

주민들은 깊은 펌프장에서 떨고 있는 아이들에게

“정신차리고 있어라. 소방관이 오고 있으니 걱정마라”라고 말하며 안심시켰다.

몇 분 뒤 구조대가 출동해 굵은 밧줄을 타고 소방관이 내려와 남매를 고정하고

주민 40여 명이 밧줄을 당겨 남매는 탈출할 수 있었다.

구출된 누나 허민양은 동생이 오랫동안 턱을 어깨에 괴고 있어 어깨가 좋지 않은 상태였고

동생 허건 군은 머리를 다쳤지만 모두 큰 상처는 없는 상태였다.

이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허민양은 “떨어진 뒤 동생이 허우적거려 얼른 업어야 한다는 생각만 들었다”며

“동생을 놓으면 발이 안 닿아서 죽을 것 같았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학교 갈 때도 동생을 항상 데리고 다니는 데 많이 다치지 않아 정말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동생 허 건 군은

“(내가) 무거울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날 내려 놓으라고, 괜찮다고, 뛰면 된다고 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인터뷰 내내 누나 곁을 떠나지 않던 동생은

“다시는 누나 허락없이 위험한 곳은 안 갈 거야! 누나 사랑해!”라고 외치며 훈훈한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