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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페스 사태 보니깐 중딩 때 일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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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년 월드컵 당시에 나는 중학생이었는데 불타오르는 욕구를 해결할 때 도움이 되는 미디어가 시기상 지금만큼은 없었음.

끽 해봤자 화질 나쁜 빨간 비디오나 에로영화 혹은 오랜 기다림으로 얻을 수 있는 서양 사진 정도였는데

내가 나왔던 학교 기준에 좀 마이너한 애들은 당시에 야설을 읽더라.


유행했던게 똘이의 모험 이었는데

빨랐던 애들은 이미 첫경험도 한 애들도 있었기 때문에 야설보단 그런 애들의 실제 경험담을 듣는게 더욱 흥미진진했음.

그래서 야설은 좀 마이너한 그룹이었음.


어느날 공부도 적당히 하고 조용한 친구가 그 야설의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바꾼게 화근이 되었음.

남자 주인공, 즉 똘이는 모두 본인 이름으로 바꾸고 여자 주인공은 학교 여선생님으로 바꿨는데

그 선생님은 유부녀에 절세미인은 아니었지만 7의 여자같은 느낌이었고 지금 표현을 빌리자면 슬렌더였음.


좀 꼰대같은 남자 수학 선생님이 이번 시험에서 반평균 어느 정도 이하로 떨어지면 전체 줄빠따라는 엄포를 내놨는데

그 선생님은 그게 너무 시대에 역행한다며 반평균 성적이 어느 정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오히려 본인이 학생들 앞에서 옷을 벗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할 정도로 진보적인 선생님이었음.

물론 반 평균이 기준을 넘은 적도 없었고 그 선생님도 우리 앞에서 옷을 벗을 일도 없었음.

여하튼 전교에서 학생들과 제일 잘 지내는 선생님이셨음.


그런 선생님이 한순간에 야설의 주인공이 되었고 단지 이름만 바뀌었을 뿐인데 갑자기 야설의 몰입도 달라져서 그게 우리반에서 유행하게 되버림.

첨엔 이름 바꾼 친구의 짝지가 그걸 보고, 앞 뒤의 친구들이 그걸 보고, 그러다 결국 일진 손에도 들어갔는데

원체 유명한 야설에 실제 이름이 들어가니 다른 시리즈도 이름을 바꿔오라는 요구까지 하는 상황이 왔음.


문제는 그게 선생님 손까지 들어가게 되버림


우리 반 일진한테 그 야설을 빌린 다른 반 일진이 수업시간에 그걸 보다가 걸리고

결국 체벌에 이기지 못한 그 일진의 발언을 시작으로 원작자(?)에게까지 체벌이 도달했음.


선생님들은 당시 기준으로 워낙 상스러운 일이라 원작자가 공부를 좀 하는 친구일거라고는 생각을 못했었나 봄.

원작자는 실컷 쳐맞고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다 실토하게 됨.

그렇게 전교에서 학년에 걸치지 않고 유명한 일이 되버렸고

오히려 그 일이 기폭제가 되어서 암암리에 실존이름으로 바뀐 야설이 학교에 유행하게 되버림.


결국 그것도 걸려서 우리는 가방 검사를 자주 당하게 되었고

담배를 숨기는게 귀찮아진 일진들의 영향으로 야설은 점점 자취를 감추게 되었음.


알페스 사건을 보는데 이 생각이 나네.

단지 이름을 바꾼다는 것 뿐이었는데 뛰어난 몰입감은 잊을 수 없었음







1 Comments
sFgqQhLg 2021.01.14 21:26  
더러운 성범죄자들

럭키포인트 20,605 개이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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