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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살의 나, 생각이 많다

w5nGj1Q2 9 348 0
20대 중반까지 아무생각 없이 친구들이랑 놀면서 지내왔다.
언제인지 남자는 서른부터라는 말에 꽂힌 나는 20대 후반에 들어서자 누구보다 치열하게 공부했다. 학점 토익 자격증 엔씨에스 등 원하는 목표를 하나씩 성취했고
결국 스물여덟이 되던 해 중앙공기업에 입사했지만 아직 욕심이 있던 나는 일이 끝난 뒤 밤에 공부하면서 탑티어 중앙공기업으로 이직했다.
그리고 지금, 이직 후 1년 넘게 지났다.
지난 몇 년동안의 내 노력에 만족하고 워라밸을 가진, 내 연고에 위치한 회사에 다니는 나는 누가봐도 좋아보이겠지만 사실 모쏠이다. 여사친도 여럿 있고 고딩때부터 지금까지 썸도 몇번 있었다. 근데 제대로 사귀어본적이 단 한번도 없다.

취준할때 고백해온 여자도 있었고 최근 소개팅하면 직업때문인지는 몰라도 삼프터까지 곧잘 이어지는데 연애를 시작하려고 하면 내가 트러블을 일으킨다. 그동안 연애를 못했기때문에 보상받고 싶은건지 자존감이 낮은건지 조금만 연락안되도 감정 컨트롤이 안되고 연애가 내 삶의 1순위가 되어버리더라.
가장 최근에는 자칭 연애고수라는 친구들의 말에 휘둘려서 상대에게 나답지 않게 대하다가 떠나버렸다. 20대 때 하고 있어야할 연애과정과 시행착오를 서른살에 하고 있다. 살면서 나는 그냥 서른즈음에 좋은 사람만나면 최선을 다해 사랑해주고 그대로 결혼했으면 했다. 첫사랑이 마지막사랑이 되길 기대했다. 근데 너무 이상적이었고 나는 아직 너무 서툴렀다. 부족한 연애경험으로 좋은 사람을 다 떠나보내는 것 같아서 마음 아프지만 성숙해지는 과정이겠거니 하면서 스스로 위로하고 있다.

나 같은 사람 있으려나 앞으로 나는 어쩌지? 어떤 말이라도 부탁해요.

9 Comments
eDH4lFLp 2020.10.23 23:09  
시간 좀 더 지나면 연애도 더 힘들어진다 ㅋㅋㅋ
왠줄 알냐??
보상은 받고싶은데 이제 가볍게 만날 수가 없거든
까딱하면 바로 결혼각 들어올 나이야 ㅋㅋㅋㅋ
어린 여자 만나거나 아니면 소개팅은 웬만하면 다 결혼 전제하고 만나야함 ㅋㅋㅋ
사실 생각없이 만나도 되는데 너는 서른살이지 서른 다섯이 아니기 때문에 그게 잘 안돼
내 얘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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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5nGj1Q2 2020.10.23 23:36  
[@eDH4lFLp] 곧 서른하나라서 더 생각 많아지는 것 같아
이제 결혼전제로 만나도 괜찮을 거 같은데 보는 눈이 없으니 사람 잘못봐서 이혼으로 이어질까 겁나기도 하네
주변에 벌써 이혼한 애들이 있기고 하고..
인생 참 어렵다!!
vL7uLkEs 2020.10.23 23:11  
사랑과 배려로 진심을 피력하면 결국 알사람은 알겠지. 연애에 정답은 없어. 니 스스로가 못난놈이 아니라 생각한다면 니 스타일 대로 가는거야. 누구 흉내내려하지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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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5nGj1Q2 2020.10.23 23:34  
[@vL7uLkEs] 조언 고마워. 내 스타일대로 했을 때 맞는 사람이 인연인거겠지. 주변에 휘둘리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지. 그래야 상대도 알아줄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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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GCHhN2X 2020.10.23 23:49  
ㅋㅋㅋ걍 썸탈때나 이럴때사실대로 말하는게 더가능성있겟다 ㄹㅇ 진지하게 모쏠이라고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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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ZVo1r5 2020.10.23 23:53  
보자마자 토나오는 얼굴만 아니면 결혼은 하겠네.. 나이가 차는만큼 가볍게하는 연애는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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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NL23tU 2020.10.24 00:00  
27살에 연애경험 5번인 동생이 어줍짢지만 조금의 제 경험상의 조언을 해보려합니다
저는 있는 나 그대로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싶다는 말을 제일 싫어합니다.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노력하는 행동도, 만나면서 상대를 배려하는 내 모습도 생각해보면 있는 나 그대로라기보단 결국 바뀐 제 모습이거든요.
형님도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서 노력하지만 그 사람도 형님을 만나기 위해서 노력할테니 그런 모습에 있어서 형님도 그 사람에게 맞춰주고 그 사람도 나에게 맞춰주길 바라는게 좋을 것 같아요. 이러이러한 부분은 나는 이러니까 조금 이해해줬으면 해 라고 말하는것이 사람이라는게 참 간사해서 말로는 못하는데 마음으로는 계속 바라더라구요.
제가 경험했던 연애에서 가장 좋은건 서로를 갑을관계로 생각하거나 집착하는것이 아닌 너와 나는 같은 위치의 관계니까 서로 배려하는것이 가장 좋더라구요. 그 사람이 연락이 늦거나 바쁠때도 있고 감정과 텐션이 낮을때가 있으면 그런 부분에 불만족스러운것이 아닌 나도 내가 못 느꼈지만 그런 때가 있었겠지 하고 이해하는 모습이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
서른이시면 이제 개인의 주관도 생기시는 나이고 더욱 내가 바뀌기는 어렵고 상대가 나에게 맞춰주길 바라는 마음은 커질 수 있는 나이이신데 여러모로 힘내시길 바랍니다.
비록 글적는 솜씨가 서툴어 제 마음과 생각을 다 담아내지는 못했지만 힘내셔서 꼭 좋은 베필을 만나 복을 다 풀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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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5nGj1Q2 2020.10.24 01:57  
[@HsNL23tU] 이번에 어린 친구를 만났었는데 제가 나잇값 못하게 당장 서운하다고 해서 상대를 이해해주지 못하고 배려하지 못했네요
저한테는 연애가 제일 어렵네요 머리로 이해하고 그래도 상황이 닥치면 감정이 앞서게 되고 실수해요
반복된 실수는 없었기에 나아지고 있다고 믿는 중이지만 답답한 마음에 하소연합니다
물론 답은 없겠지만 동생의 정성스러운 글도 잘 읽고 가요
동생도 좋은 날만 계속되길 바랍니다
JNT4U3FP 2020.10.24 03:23  
[@HsNL23tU] 어린 (?) 나이 치고는  연애의  고수(?) 하고 할수 있을 정도의  마인드를 가지고 있네.  그게 맞는 말이지만  . 정작 또 그게  제일 어려운 부분 이기도 하고.....나이를 먹어도 어려운게  연애요 사람 만나는거 같다. 동생이 말한  요지가  연애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의  정석임에도 잘 실현이 안되네.  어린동생에게 오늘  많이 배워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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