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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 인간관계 고민(징징글주의)

SS2vG85r 23 340 2
나는 33살 먹었고, 공기업다님. 최근 인간관계에 현타가 와서 풀곳이
없어 여기에 올려봄. 개붕이들이 읽고 판단해줘.

나는 내 생각이 확고한 편임. 주변에서도 그런 얘기를 종종 들었고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함. 즉 옳고 그름을 따질 수 없는 문제들에 대해 내 주관이 뚜렷한 편임. 예를 들어 인터넷에 많이 보이는 부랄친구에게 키스하기 vs 친구 부랄에 키스하기 류의 논제들에 대해 확고한 사람임.

얼마 전 지인인 A커플과 B커플의 결혼식이 같은 날 있어 연달아 참석한 후 동네 친구들과 술을 한 잔 함. 당연히 나만 정장 차림이었고, 결혼식 얘기를 하먀 A커플과 B커플의 간단한 연애사와 그 안의 굴곡을 친구들에게 브리핑함.

A커플은 여타 다른 커플들과 다름이 없었고, B커플은 누가 봐도 오랜 연애 기간 끝에 결혼함. 나는 이 두 커플의 여자들에 대해 친구들에게 얘기함. 이 두 커플은 모두 남자 쪽이 내 지인인 커플인데, A커플은 그간 결혼에 대해 심각한 고민이 있었음. 왜냐면 남자가 취직을 못했걸랑. 여자는 나름 끈기있게 1-2년 정도 연애를 더 이어나갔고, 올해 상반기에 취직 되자마자 식장을 알아봄. 물론 여자가 주도해서.
B커플 역시 남자가 행시준비생인데, 꽤 오래 수험생활을 함. 근데 아직 행시에 붙지 않은 상태에서 결혼 얘기를 여자가 주도해 결혼을 하게 된거임.

배경은 대충 이렇고, 난 B커플 쪽의 여자가 대단하다는 식의 논조로 친구들에게 그 커플들을 설명함. 근데 정말 나랑 상극인 친구가 역시 시비를 걸더라고. 사랑에 등급이 있냐는 둥, 그럼 결혼하는데 경제적 여건을 생각하는 여자는 그렇지 않은 여자보다 아래냐는 둥..
생각해보면 그 말도 일리가 있어. 왜냐면 이 문제는 답이 없고 소위 말하는 호불호에 가까운 문제거든. 난 근데 성격상 이런 부류의 문제에 대해 ‘다른게 존재하는 거지 틀린게 존재하는게 아냐’라든가 ‘정답이 없는데 니가 그걸 왜 결정해?’ 라는 스탠스를 정말 싫어함. 왜냐면 중딩쯤만
되도 다 아는 가치판단이 명확치 않은 논제들에 대해 정말 딱 중딩들이
토론할때 쓸만한 말들로 대화의 본질을 헤친다고 생각하거든. 나는 그런 문제에 대해 친구들과 드립+개소리 섞어가며 재밌는 대화를 하고 싶은거지 답을 구하는게 아니니까.

근데 이게 나이를 조금씩 먹고 스스로 느끼기에 내 사고가 굳고 있나? 의심이 됨. 내 생각엔 사람은 누구나 가면을 쓰고 살아가기 때문에 그 가면을 벗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내 사람들 앞에서 굳이 격식을 따져가며 유연한 태도인척, 열려 있는 사람인 척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틀린건가..내가 꼰대가 되어가나 생각이 듦. 위에 말한 내 친구는 내가 공기업 문화, 관료주의 행정주의 문화에 찌들어서 점점 사고가 굳어진다고 일갈하는데, 그 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함.

글이 두서가 없는데, 여튼 내가 개붕이들께 묻고 싶은건 확고한 내 생각을 드러내며 동시에 즐거운 대화를 하고 싶은데 그게 불가능할거라는 생각이 점점 많이지는데, 이게 나의 문제인가 하는거임. 많은 비판적 댓글 환영함!

긴글 읽어줘서 고마워. 3줄요약은 없어.

23 Comments
81V4Lfgz 2019.10.28 22:27  
요즘 세상이 문제라고 봐.
거 존나 까다롭네 진짜 그런 걸 따지고 들고.
잘잘못 따지려고 대화하는 건가. 걍 그렇게 살다 뒤지라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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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mvwxasj 2019.10.28 22:28  
상대방이 둘이서 사랑해서 결혼을 하는거고 축하해주면 되는건데
너가 거기서 너만의 기준으로 니 생각이랍시고 비판하면 그걸 좋아하는사람이 어딨냐?
그게 어떻게 즐거운 대화냐 그렇게 진지한 대화를 하고 싶으면 남의 결혼생활을 주제로 잡으면 안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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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V4Lfgz 2019.10.28 22:29  
[@Lmvwxasj] 글쓴이가 너같은 사람 싫어하는 거임
1QrNY0a9 2019.10.28 22:31  
확고하게 본인 생각을 드러낸다는걸 다른말로 하면 본인 주장이 강하다는 말임
그리고 님 친구도 본인 주장이 강한편이고

님 글에도 내사람들 앞에서는 유연한 태도인척, 열려 있는 사람인 척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했는데
이게 그냥 자기 할말다한다는 말이잖아 그리고 친구가 몇명모였는지는 모르겠는데 그 중에 님이랑 똑같은 사람이 있었던거고

나이들어가면서 머리가 굳는거는 어쩔수없음 님도 이미 굳어버려서 열려 있는 사람인 척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본인만의 기준을 세워버린거잔아 그리고 님 생각대로 행동한거고 다른 머리굳은 친구는 그걸 그냥 넘어가지않은거임

그냥 개드립치면서 놀고싶으면 님 주장에 반박이 들어와도 유머로 넘길수 있는 연륜을 갖고있거나 그런 얘기를 하지말던가
님 얘기 잘받아주는 사람들이랑만 노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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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nvVzduB 2019.10.28 22:36  
사람 관계에서 다름을 인정하지 않으면 고립되는건 어쩔 수 없다
니 생각이랑 다른 의견이 있으면 저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 하면서 넘어가는게 좋은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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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ZUXXmIt 2019.10.28 22:37  
그냥 둘이 성향이 다르고 안맞는것같은데
답이 없는 문제인건 맞는데 이미 그 얘기를 하면서 서로가 생각한 답을 입밖으로 내뱉은거 아닌가?
다만 나는 스스로가 주관이 뚜렷다하고 생각한다는게 나쁜건 아닌데 그 생각으로 인해서 사고가 굳어지는게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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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JhPGSp1 2019.10.28 22:38  
b커플여자가 이래서 대단하다가 아니라
a커플은 이런데 b커플은 이렇고 b여자가 a보다 더 대단하더라식이면 당연히 저런 반응이 나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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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2vG85r 2019.10.28 22:42  
[@TJhPGSp1] 사실 암묵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을 입밖으로 냈을때 문제가 되는걸까? 너 말대로 내가 말했다고 쳐도...듣는 사람이 b를 대단하다고 생각하는건 얘기하지 않은 많은 익명의 a를 상상가능하기 때문에 나오는 리액션 아닐까..? 그렇다면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되는 걸 얘기하는 내 입바름이 문제인가?
DzlJnP23 2019.10.29 10:58  
[@SS2vG85r] 암묵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을 입밖으로 냈다고 하는데 그 기준에 대해서 위에 글에서도 설명해놨잖아요. 본인이 본인입으로 자기 주장이 강하고 자기 생각이 옳다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의견을 수용하는게 어려운게 아닐까 싶습니다. 마찬가지로 상극의 친구 또한 비슷한 성향이구요 그러니까 둘이 티격태격 하는거고 중간에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는건 둘이 정말 상극이고 서로의 의견을 수용하기에 그 수용범위를 벗어나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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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2vG85r 2019.10.28 22:40  
글쓴이임.
열려있는척 하지 않아도 되는게 내 기준이라는 것과 저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는 태도로 넘어가라는 말에 대해 대댓글담. 그렇다면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저런류의 대화를 할 때 내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 열려있는 척할수도 있고 그냥 듣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그게 나에게 대화이고, 유희일까? 라는 의문이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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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rNY0a9 2019.10.28 23:15  
[@SS2vG85r] 지금도 님 기준에서 대화이고 유희일까 라고 생각하잔아
대화와 유희를 하고싶으면 님 얘기 참고 들어주는 사람이나 님보더 더 열려있는 사람들이랑만 만나면 되잖아여
님 주장을 펼치고 싶고, 그 과정에서 반대를 마주하고 싶지 않으면
님 생각이랑 같은 사람들, 반대하지 않는 사람들, 그냥 넘어가는 사람들 골라서 사귀셈

아니라면 생각이 다르다고 하면 끝까지 서로 물어뜯는 방법도 있지만
한 수 접어주고 물러나는 방법도 있음. 님은 이런 방법이 님한테는 대화가 아니고 노잼이라고 하겠지만
생각이 대립하는 상황에서 한 발자국 물러나서 전체적인 대화 분위기를 완화시키는 것이 더 사회적으로 성숙함이라고 말하고싶음

요약하자면 의견충돌에 대해 잠깐 물러날 만큼 성숙해지거나, 끝까지 싸우거나, 님 입맛에 맞는사람들만 골라 만나셈
SS2vG85r 2019.10.28 23:17  
[@1QrNY0a9] 도움이 되는 답변이었음. 땡큐
xQdQFWBM 2019.10.28 22:43  
님이 님과 관련된 모든 분야에 있어서 쿨할 수 있음?
그렇다면 ㅇㅈ. 아니라면 님도 민감한 부분이 있다는 소리인데
민감한 부분이 누구에게는 결혼일 수도 있음.
결혼은 살면서 정말 큰 중대사인데
누구 결혼이 더 잘했는지, 어떤 커플이 더 잘했다는지 얘기를 하면 민감하게 들을 사람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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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2vG85r 2019.10.28 22:46  
[@xQdQFWBM] 나는 내 일적인 부분만 터치하지 않는다면 수용할 생각이 있음. 다만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내 생각을 깨려면 그만큼 단단한 논리가 필요하지 않을까..?
결혼이 누구에게는 중대사라는 말은 와닿네. 그 술자리에 있었던 친구들 중 팔할은 유부남이었거든.
5iR9d9F3 2019.10.28 22:50  
근데 솔직히 격식차릴 필요없고 친구들끼리 있는 자리에선 자기주관 확실한 놈들끼리 있어야 대화가 재밌고 치고받는 맛이 있지
그거도 맞는거같고 저거도 맞는거같고 다른거지 틀린게 아냐 이지랄하면 솔직히 할말없어지고 분위기 싸해지지않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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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8DNgQv1 2019.10.28 22:52  
그딴소리는 여기처럼 익게 이딴곳에나 가능하거나 아니면 그 딴지건다는 놈 말고 니 얘기에 동참해주는 애들이랑만 해야되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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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KMgE3F 2019.10.28 23:00  
나는 글쓴이랑 달리 내 생각이 확고한 사항에 대해서도 숨기면서 이야기 안 하는 편인데...
주관이 뚜렷할수록 타인에 대해 잘 인정하지 않으려 들더라 .. 나랑 성격이 비슷한데 생각이 다른 사람과 대화하게 되면 그냥 끊임없이  서로 본인 주장만 하게 되고 계속 되풀이하고

여튼 글쓴이도 말하고 싶고 반박하고 싶어도 한 번 참아봐ㅋㅋ 그것도 나름 재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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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3Ky1AN 2019.10.29 00:19  
너 스스로도 어느 부분이 찔리는지 잘알고있는거 같고
그냥 니성격 고치기싫어서 고집부리는거 같은데 ㅋㅋㅋ
니 주관확고하다매 그냥 니맘대로 살아라.
친구 안맞으면 손절하든가 ㅋㅋㅋㅋ
그리고 니가 말하는 확고한주관하고 재밌는 대화 이게 둘이 맞는 말이라고 보냐? 재밌는 말을해야 재밌는거지. 확고한거랑 아예 다른건데 ㅋㅋㅋ
니 주관에 재밌으려면 너랑 모든 생각이 일치한 사람만 만나야함. 예를들면 진보정당이라고 치면 어차피 너는 진보만 맞을거고 거기에 굽히지 않을거니까 무조건 친구들을 싹다 진보로 가득채워야한다는거지. 거기서 부터 이미 편협해지는거임 사람이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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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2vG85r 2019.10.29 01:08  
[@Kl3Ky1AN] 조금 내 말이 전달력이 떨어지는 거 같은데 내가 말하는 대화의 재미는 상반될지언정 그 주제에 대해 티키타카가 가능한 상황임. 그 대화를 이루는 대전제인 가치판단 자체를 부정하는 상황에서 가치관의 혼란을 느낀다는거.
내 스스로 어떤 점이 찔리고 일정 부분 고집부리고 있는 건 팩트 맞고.
SS2vG85r 2019.10.29 01:12  
[@Kl3Ky1AN] 너가 예를 든 정치로 다시 예를 들면 내가 진보인 상황에서 같이 진보라 이거저거 얘기하는 것도 물론 재미나지만 그 자리에 애국보수가 있어서 말로 서로의 논리에 대해 반박하는 것도 나는 환영이라는거지. 내 논조는 그런 대화가 의미없는 사람들이 그 대화 속 참여자일 때 내 생각과 태도에 대해서 피드백할 여지가 있는가...였어
Kl3Ky1AN 2019.10.29 02:22  
[@SS2vG85r] 음 정확하게는 너랑 비슷한 느낌의 사람을 만나야한다고 봄. 찬반이든 뭐든간에 서로 이야기 나누고 너는 그렇구나 나는 이런데로 끝날수 있는...
근데 이런 사람은 드물고 보통 그냥 싸우기 싫어서 중립적인 자세를 취하거나 너가 맞다고 해주는사람들이 보통일거다. 속마음은 너랑 다른데도 굳이 너랑 반대의견 내세우면서 찬반대결 하고싶은 사람이 거의 없을거라고 생각함. 그런 대화를 의미없어하는 사람이라면 그 얘길 해야할 필요가 있을까..?
너가 얘기한 AB 이야기도 내생각엔 틀린말도 아니고 나쁜 말도 아님. 정확히 뭐라고 했는지 모르겠는데 그래도 A가 듣기에 기분이 나쁠수있기에 적당한 말이 아니라고 생각함.(좋고 나쁘다의 범주를 벗어나서 말 자체가 적당하지 않다는거지) 같은 시기에 결혼한 사람 두명에 대해서 B만 칭찬하게 된다면 남은 한사람은 자동적으로 비교대상이되고 상대적으로 B보다 낮아지게 되는데
결혼은 적어도 축복받고싶은 일인데 그렇게 비교당하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을까? 그래서 그런 마음에 친구도 바로 너한테 하지말라고 했을거 같음.( 너랑 상극이라고 표현한거보면 서로 좋은 분위기인지는 모르겠다)
굳이 피드백이라고 해준다면 그냥 애매한 주제는 애매하게 하는게 거의 모든 사람에게 불편함 없이 먹힐거임. 그리고 대놓고 비교가 가능하거나 예민한 주제는 칭찬이라도 피하는게 맞고 ㅋㅋ 이런식으로 하나하나 생각하다보면 말하기가 상당히 껄끄러워질텐데 의외로 대부분 서로 배려하면서 살고 있더라.
가면쓰기 싫다는 말을 했는데 가면을 쓰라는게 아니라 니 얼굴을 보여줄 필요가 없다는거임. 대부분 너가 가면을 쓰든 말든 관심이 없음. 서로 만났으면 즐겁게 놀다 가고싶지 ㅋㅋ
그리고 친한사람이라도 더 예민하게 잘대해야하는거임. 막대하는게 거리낌 없이 대할수있다는거지. 아무주제나 아무렇게나 대화하려고 친한사이가 아니야. 더친할수록 아끼고 존중하고 배려하는게 보일수록 돈독해진다고 생각한다.
Kl3Ky1AN 2019.10.29 02:23  
[@Kl3Ky1AN] 내가 뭣도 아니지만 그냥 나는 이렇게 하고 있어서 얘기한거임 ㅋㅋ 너무 귀담아 듣지 않아도 되고 너가 틀렸다고 얘기할수있는것도 아니라 너가 생각하기에 가장 좋은 행동을 했으면 좋겠다.
Ncbwp3O6 2019.10.29 11:56  
생각이 굳어지고 있는거 같어. 하지만 형이 잘못되 간다고 생각하지는 않어. 그건 사람 마다 다른거니까. 이렇게 말하는거 싫어한다고 했지??ㅎㅎ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사고를 가지려고 하는게 멋있네.  힘내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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