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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무숲

어제 겪은 약 소름Ssul

iw0LAskN 9 366 1

어제 야근하고 집에 돌아가던 길에 있던 일이다.


회사랑 집이랑 도보로 30분, 마을 버스로 1번 환승해서 15분정도 걸리는데, 


재수없는 날이 으레 그렇듯 아침 댓바람부터 '너 오늘 운 없음' 징조가 나타났다.


출근길에 바지 주머니에 넣어둔 교통카드를 꺼내다, IC부분이 바지 실밥에 끼어(이것도 말이 안된다 시발) 


훼손되는 바람에 중간 환승지부터 회사까지 걸어가야 했던 것...


출근해서는 마감 일정을 잘못 안 까닭에 출근과 동시에 빼박 야근에 당첨되어 버렸다...(에이 씨벌)


뭐 어여간에 일개미가 무슨 힘이있나, 하라면 해야하고 맞추라면 맞춰야지


그래도 꼴에, 긍정긍정해보겠다고


'늦게 퇴근하면 사람이 없으니 길이 한산할테고, 무엇보다 지금처럼 덥진 않겠지' 라는 말도 안되는 행복회로를 돌려가며 야근을 마쳤다.



((잡설이 길었다. 다시 본문으로))



어두운 골목길을 터덜터덜 걸어서 집으로 가고있었다.


얼추 1시 10분 전후였을 거다.


골목길 끝에서 만나는 큰 길 하나만 건너면...밝은 가로등 빛을 따라 5분만 더 걸은 뒤, 야트막한 건물 외벽 계단을 오르면 고양이가 삐대고 있을 내 집이 있었다.



'아오 존나 덥네, 집 들어가면 찬물로 샤워해야지'라 생각하며 



골목 끝자락, 어귀에 접어들었을 무렵 반대편에 감색 택시 한 대가 보였다.



'아 시벌 그냥 택시타고 올 걸'



점점 더 밝은 대로변으로 다가갈수록 택시가 더 자세히 보였다.


기사님은, 누군가와 대화를 하는 것처럼 운전석 창문을 완전히 내리고, 창 밖으로 상체를 내밀다시피 앉아있었다.


그 근처에 있는 누군가와 운행 시비를 거는 것이리라 생각했다.


뭐라뭐라하는 건 어차피 들리지 않았다.


난 그 때 이어폰을 끼고 있었고, 내 귀에는 '허쉬-애인'이란 노래가 고막을 울리고 있었으니....


그러거나 말거나 난 횡단보도 앞에 도착했고, 저 붉은 빛이 바뀌기만하면 집이었으니까


그때였다.


갑자기 그 택시 유턴을 했고. 내 앞에 섰다.


'이건 뭐여?'


한 쪽 이어폰을 빼며 조수석 너머 기사님을 응시했다.


조수석 창문이 내려오고, 기사 아저씨가 내게 말했다.


"타세요"


"네?"


"타시라고요"


"저 길건너면 집인데요?"


"(한숨) 아니, 총각 말고 뒤에 계신 분 타라고."



엑? 읔? She발?


나 말고 아무도 없었는데..?


신장간장쫄깃한 몇 초가 몇 분처럼 느껴질 무렵 횡단보도 신호가 바뀌었다.



뭔가 모공이 송연해졌지만....거기서 


'뭐라시는 거에여 여기 저말도 아무도 없는데여...?헤헷'라고 했다간 내가 통나무가 되겠구나 싶어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길을 건넜다.


혹시 쫓아올까 힐끔힐끔 뒤를 돌아보며 건너는데, 이 아저씨는 나한테는 정말 관심이 없었다.


뭐 암도 없는 벽에 대고 계속 쇼부를 치고 있었으니


무사히 길을 건너 반대편을 돌아봤을 때


기사 아저씨는 뭐가 그리 답답했는지 운전석에서 나와 뒷문을 열어주는 


헬조선 기사님 같이 않은, 세상 친절한 모습을 보여줬고 정말인가 누군가를 태우는 것처럼 문도 닫아주더니 이내 출발해버렸다.


내가 서있던 인도에는 굳게 닫힌 마트문만 을씨년스럽게 남아있었다...



그 기사님은 누굴 태운 건지...


오늘은 무사 하신지 잘 모르겠다.


난 잘 살아있으니 됐지 뭐


그럼 이만 뿅

9 Comments
XYa0leQn 2019.07.26 15:12  
너 뒤에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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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w0LAskN 2019.07.26 15:31  
[@XYa0leQn] 뭐가 있긴 했나 싶음
jQtiGgny 2019.07.26 15:13  
자도 어제 소름돋았음 - 바퀴벌레 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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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QtiGgny 2019.07.26 15:13  
[@jQtiGgny]
qgi9uyft 2019.07.26 15:14  
문체가 난잡해서 노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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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w0LAskN 2019.07.26 15:31  
[@qgi9uyft] 이 부분은 좀 더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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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JneL27 2019.07.26 15:18  
저승행 택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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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w0LAskN 2019.07.26 15:32  
[@ktJneL27] 모르지 ㅎㅎ;;
아저씨가 홀린건지
아저씨 저승에 취업한 저승사자인건지는
b4t1hNPE 2019.07.27 15:28  
ㅋㅋㅋㅋ미친 기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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