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키코모리의 넋두리
20대 중반입니다.
저도 제가 왜 이런 글을 쓰는지 잘 모르겠지만...
이 글이 제게 작은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흔히들 말하는 히키코모리가 된 이후로 한 번도 마음을 정리 해 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왜 이렇게 됐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 건지... 그저 현실에서 도피하기 위해 모른 척 해왔었는데
이 또한 너무 지쳐서 글을 쓰면서 정리 해 보려고 합니다..
원래는 예체능 전공이었습니다, 시작은 좋았고 결과를 봐야 했던 시기에
슬럼프가 왔었습니다, 그 이유는 재능의 차이였어요.
제가 100의 노력을 해도 10의 노력을 하는 천재에게는 비교가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마냥 좋아서 제 전공을 노력하던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았습니다.
난 내가 잘해서 좋아했던 거구나, 순수하게 좋아했던 게 아니구나 하면서요.
그때부터 하던 것들을 멈추고 사람들과 연락을 끊고 혼자 지냈습니다.
그렇게 지낸 지 2년 딱 한 번 다시 잘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습니다.
연락을 끊었던 친구들과 다시 연락 했고, 밖에서 돌아다녔습니다.
근데
제가 혼자 지냈던 그 2년간 참으로 친구들이 그리웠고 제가 하던 일이 너무 그리웠는데
막상 다시 돌아오니 그리워했던 친구들에게 저는 이미 옛사람, 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더군요 ...
이번엔 잘하려 하지 말고 처음 좋아서 시작했던 마음을 잊지 말자는 심정으로 일도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다시 재능에 막혀버리고
분명 다시 밖으로 나가야겠다고 생각 할 때 이 정도 어려움은 있을 거로 생각했건만
결국 저는 다시 방구석으로 돌아오게 됐습니다.
이제 와서 이런 말 하는 게 참 못나 보일 수도 있지만
저는 인간관계도 제가 하던 일에 대해서도 잘하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돼 버린 현실이 너무 버거워서 다시 열심히 살 자신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긴 글이 아니지만 여기까지 적는데도 3시간이 걸렸네요 ...
딱히 게임을 한다던가 유흥에 빠져있다던가 그런 것도 아닙니다 ...
그래서 더 힘드네요.
무언가에 빠져있고라도 싶은데 ..
열심히 살고 싶고 다시 웃고 싶은데 참 어렵습니다.
이제 모아둔 돈도 다 써가서 정말 밖으로 나가야 할 때가 온 것 같은데
제가 다시 도망칠까 봐 현실을 부정할까 봐 걱정됩니다.
제게 따듯한 눈빛과 말을 해줄 수 있는 부모님이 계셨다면 뭐가 달랐을까 하는 마음에
괜스레 원망도 해봅니다.
혹시나 이 글을 읽고 계신 분 중에 작은 스트레스나, 자격지심, 고민이 있으시다면
하루빨리 심리상담이나 정신의학과를 추천해 드립니다.
아마 전 저의 그런 감정들조차 무시하며 살다가 이렇게 된 것 같습니다.
제 감정에 솔직해야 했는데, 끝까지 무시하다 보니 이렇게 도망만 치는 삶이 돼 버린 것 같아요.
부디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저처럼 되지 마세요.
저도 저처럼 살지 않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길고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