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 아래 친구랑 여행 가기로 한거 이 새끼 걍 버려도 합법이지?
친구랑 일본 여행을 가기로 했어.
정확히 말하면 "같이 가자"고 한 게 아니라,
내가 여행을 가려는데 그 친구가 "따라오겠다"고 한 거야.
그전부터 계속 같이 일본 여행 가자는 얘기는 나왔었지만,
서로 시간 맞추기가 어려워서 계속 미뤄졌었고,
그러던 중 내가 여름휴가때 일본 혼자 갈까 고민하고 있었어.
그러던 중에 친구랑 식사하면서 "여름에 이런 이런 계획 중이다"라고 말했어, (4월)
그때는 별 반응 없다가
어느 날 (5월 중순) 갑자기 "너 언제 간다고 했지?" 하고 묻더라고.
그래서 "8월에 갈건데 같이 갈 생각 있냐?"니까 시간만 된다면 있다고 하길래,
"그럼 일단 여권부터 만들어라"라고 했어.
(여권이 없어서 그전부터도 시간 날 때 만들라고 했었거든.)
근데 또 별다른 말 없이 시간만 흘러가고,
갑자기 톡으로 "나 8월 초에 시간 되는데 타이밍 맞으면 같이 가면 되겠다" 이러는 거야. (6월 초)
이땐 나도 확정이 아니라서 " 아마 나도 저번에 말한거처럼 8월 초에 갈 예정이긴 하다"라고 했지.
며칠 지나서 또 "너 언제 간다 했지?" 하고 또 묻더라. (6월 10일쯤)
그때 좀 짜증이 났어.
지가 언제 간다고 말했고 나도 그 즈음이라고 말했고
카톡만 조금 위로 올리면 있는데 물으니까 짜증이 좀 나더라고
아무튼 "8월 초 예정" 이라고 했어
그러다 또 6월 20일즈음에 갑자기 "일본 여름엔 가지 말라던데?" 이러는 거야.
뭐하자는건가 싶어서 "안 가면 되잖아"라고 했더니 또 답없대?
그렇게 안 가려는 뉘앙스를 풍기다가도,
가고 싶어하는 뉘앙스 풍기고 6월 말에 직접 만나서
"나는 8월에 갈 예정인데, 너는 어떠냐"고 물어봤더니 "쓰읍... 더워서 좀 그런데..." 라는 반응이더라.
"그래? 그럼 어쩔 수 없지. 아무튼 잘 생각해보고 말해줘."라고 하고,
"여권 만들려면 2주쯤 걸리니까 시간 날 때 만들어둬"라고 또 한 번 말했어.
그리고 다음 주에 또 만났는데,
그 날 날씨가 되게 습했거든? 그러니까 "일본은 여름에 계속 이런 날씨잖아? 와 힘들겠는데?" 이러는 거야.
가고싶다는건지 안가고싶다는건지 헷갈려서
다시 한 번 "갈 건지 말 건지 확실하게 말해달라"고 했더니,
"가고는 싶은데 더워서 고민된다"고 또 그러더라.
그래서 "갈 거면 빨리 말해줘. 나도 이제 예약해야 된다" 말하고
너가 나랑 같이 가든 안가든 "여권은 만들어둬 그게 편해 " 라고 했지.
그리고 그 다음 주에 또 만났는데,
이번엔 또 가고 싶어 하더라고. 그래서 "그럼 여권은 만들었냐?" 했더니 "아직"이라는 거야.
"그럼 언제 신청할 수 있는데?" 물으니까
"다다음 주 수요일" (7월 23일)에나 가능하대.
근데 그때가 여행 일정(8월2일)까지 2주도 안 남은 시점이고,
여권 발급은 나도 9일 정도 걸렸고 지금은 성수기라 더 걸릴 수 있다고 했어.
그래서 "여권이 나올지 안나올지 모르겠다 도박을 할지, 아니면 포기할지 선택은 네가 하는거니까.
아무튼 나도 이제 빨리 숙소 뱅기 예약해야하니까 마음 정해서 다음 주 화요일까지 말해달라"고 했지.
그 이후에 또 아무말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월요일 밤에 비행기표 탑승자 정보 수정 가능한지 알아봤는데,
탑승자 정보 수정하려면 최소 출발 72시간 전에 하라고 하더라고
그렇게 되면 23일에 신청해서 일주일만에 30일에 나와도 안되더라고
시간이 그래서 그 상황 설명하고 "이래도 도박을 할 거냐"고 하니까
"도박은 좀 무섭다"면서 또 안 갈 것 같은 반응을 보였어 그러다 목요일쯤 돼서
"다음 주 월요일엔 여권 만들러 갈 수 있을 것 같다"는 거야.
근데 현실적 9일만에 나온다고 하면 역시 안될거같아서
"힘들 것 같은데?"라고 말했어.
그리고 또 연락없어서 그냥 안 가려나 보다 하고
오늘 내 여행 계획이나 다시 잡고 혼자가려고 비행기랑 숙소 알아보는 중이었는데,
오전에 갑자기 또 "너 언제 간다고 했지?" 하고 물어보는 거야.
그래서 "너는 내가 언제 가는지도 모르면서 따라온다고 한 거냐"고 하니까,
"고민 중이랬잖아 ㅎ" 이러는 거야.
어이가 없어서 "뭔 개소리냐"고 하니까 "화내지 마"라고 하고,
"너 지금 상황 인지하고 있는 거냐"고 하니까
"기적적으로 나올지 어떻게 아냐"면서 또 대책없는 소리.
나한테는 미안하다는 말도 1도 없고, 계속 간만 봐놓고,
그래서 톡으로 하면 험한 말 나올까 봐 얼굴 보고 이야기하자고 불러냈어.
밥도 사주면서. 정말 좋게 얘기하려고 부드럽게 말했어.
"너 진짜 여행 갈 마음 있는 거야?" 물으니까
"진심이다"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오케이, 여권이 나온다고 치고, 나는 이렇게 이렇게 할 거고,
솔직히 너랑 스타일 안 맞아서 가면 싸울 것 같으니
나는 너 이틀 정도만 챙기고, 그 이후엔 니가 가고 싶은 데 찾아서 다녀.
나는 시내에서만 돌아다닐 거다"라고 말했어.
그리고 좋게 마무리 지으려 했는데,
"내일 오전 중에 무조건 여권 만들어라"라고 했더니 "
사진관 열면 오전에 만들지" 이러더라고. 그래서
"오늘 찍으면 되잖아. 왜 기다려? 지금 그게 중요하냐?
누가 네 여권 사진 보고 사귀자고 하나?
지금 한시라도 빨리 만드는 게 중요하지" 했더니
"아~ 그렇지..." 하면서 사진관 찾아보더라고.
그래서 "진작 조기퇴근할 때 여권 만들러 갔으면 벌써 나왔겠다"고 하니까
"여권 만드는 게 몇 시까지 하는데?" 이러더라고.
여행지에서 지가 놀거는 쳐 알아본 놈이
여권 만드는 건 안 알아봤다는 게 너무 어이없고 빡쳐서
급발진했어. "진작 만들었으면 이런 일 없지 않았냐.
내가 몇 달 전부터 만들라고 했고, 못해도 4주 전부터 만들라고 했고,
그때도 ‘잘 생각해보고 가고 싶으면 같이 가자’고 했고,
근데 지금까지 몇 주 동안 간만 봤잖아.
‘간 본 건 아닌데 ㅋ’ 이러더라
진짜 눈이 뒤집히더라.
그게 간 본 거 아니면 뭐냐고.
내가 분명 4주 전에 ‘결정해서 말해달라’ 했고,
더워서 안 가겠다 어쩌네 하더니 갑자기 ‘언제 가냐’고 묻고,
또 안 가는 듯하다가 또 가고 싶다 하고,
지난주에도 여권 안 나올 것 같다고 하더니 그럼 도박하겠다면
화요일까지 말하라 했더니 또 말 없고,
수요일에 또 묻고,
또 질질 끌다가 오늘 또 묻지 않았냐고 했더니
실실 웃기만 하고,
‘니가 지금은 미안해해야 하는 거다’ 했더니
‘미안해야 할 정도는 아니지’ 이러길래
시발 존나 밥 맛 떨어진다고 하니까
삐져서 집갈때까지 암말 안하대?
5줄요약
1. 몇개월 전부터 혼자 여름휴가 여행 준비함. 친구가 따라온다길래 기다려줌.
2.수차례 계속 여권 만들라고 했지만 말만 하고 행동은 없음.
3.변덕으로 안간댔다가 간댔다가 갈 건지 말 건지 확답도 없이 시간만 질질 끌음.
4.끌려다니다가 휴가 앞두고 혼자 가려고 계획 짜는데 갑자기 합류한다고 함
5.좋은 방향으로 생각 하려해도 ㅈ같아서 태도 지적했더니 삐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