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하는데 안왔으면 하는 손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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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5 14:58
작은 카페 운영중임 테이블은 3개있고
작년부터 80~90대 노부부가 자주 오시는데 꼭 단체석에 앉으심
한번 오면 두시간은 기본에 잠도자고 가신다..
단체석 이미 사람들 있으면 슬슬 쳐다보면서 불편하게 눈치주고...
첨에 오셨을땐 옆에 큰 빌딩 자기꺼라고 은근슬쩍 자랑해서 기대했었다
거기 1층에 소고기집 있어서 고기 한번 사줄줄 알았는데 개뿔 ㅋㅋ
아무튼 오시면 2500원짜리 커피 두잔 시키고 버터 한덩이씩 넣어달라 화장실 부축해달라 아주 피곤함
요즘 같은 불경기에 손님오면 감사하지만 올때마다 피곤하다 피곤해
작년부터 80~90대 노부부가 자주 오시는데 꼭 단체석에 앉으심
한번 오면 두시간은 기본에 잠도자고 가신다..
단체석 이미 사람들 있으면 슬슬 쳐다보면서 불편하게 눈치주고...
첨에 오셨을땐 옆에 큰 빌딩 자기꺼라고 은근슬쩍 자랑해서 기대했었다
거기 1층에 소고기집 있어서 고기 한번 사줄줄 알았는데 개뿔 ㅋㅋ
아무튼 오시면 2500원짜리 커피 두잔 시키고 버터 한덩이씩 넣어달라 화장실 부축해달라 아주 피곤함
요즘 같은 불경기에 손님오면 감사하지만 올때마다 피곤하다 피곤해
다음글 : 뭐든지 협회라는 것은 다 썩어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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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륵주륵. 몇달 째 매상이 바닥이다. 이 카페를 오픈했을 때만 해도 모든게 순조로울 줄 알았다.
여유롭진 않아도 최소한 입에 풀칠하긴 어렵지 않을꺼라고 자신만만했던 내 모습은 이제 찾아볼 수가 없다.
매달 월세랑 공과금 내기도 빠듯하고 이러면 얼마안가 폐업하고 일자리를 다시 알아봐야 한다는 사실은 누구보다 잘 알지만
이제와서 내가 뭘 할 수 있단 말인가? 겁이나서 현실을 회피하고 있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비내리는 풍경이 마치 내 마음속의 거울 같았다.
이런 와중에도 다행인 건 하루가 멀다하고 오던 지긋지긋하던 노부부가 며칠째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하던 찰나 멋드러진 정장에 단정한 헤어스타일의 중년 손님이 들어왔다.
"어서오세요"
비 피하려고 따뜻한 커피 한잔 하러 오신 손님이겠거니 했다.
그러나 손님은 주문도 않은 채 내게 나긋한 목소리로 물었다.
"여기 사장님 되십니까?"
"네 그런데요?"
"다름이 아니고 옆건물 건물주 변호인입니다"
중년손님은 명함을 주며 자기소개를 했다.
"아예..근데 무슨 일이신지?"
"의뢰인 부부께서 얼마 전 소천 하셨는데 사장님 앞으로 유언장을 남기셔서 확인차 방문드렸습니다."
"제게요..?!"
의아했다. 내게 있어 노부부는 자주보는 귀찮은 손님 중 하나였는데 나에게 유언을 남기다니 도통 이해가 되질 않았다.
"예. 자세한 건 여기 유언장을 보시면 되고 상속절차 및 서류안내에 관해 말씀드려야 하니 잠시 시간 좀 되시겠습니까?"
"예?!! 상속이요?!"
상속이라니 이름도 모르는 노부부가 왜 나에게 그리고 뭘 상속한단 말인가.
난 궁금함에 서둘러 변호사가 준 유언장을 뜯어보았다.
'개집카페 청년에게
그동안 이름도 모르는 노인네들 말동무 해줘서 정말 고마웠네. 무리한 부탁들도 들어주고 우리가 많이 미웠지?
정말 악착같이 살았어..6.25사변 때 아무것도 모를 나이에 어머니 손 잡고 등 떠밀듯 떠내려와 여기서만 70년을 살았어.
뱃일도 해보고 노가다도 해보고 안해본 일이 없었지.
(중간생략)
아무튼 짖굳은 노인네 마지막 얘기 들어줘서 고맙네. 우린 자식도 친척도 없어. 우리같은 노인네들 반갑게 맞이해 줄 곳도 없었고
짧은시간이였지만 친구처럼 자식처럼 대해 준 자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 얼굴 피고 살아 가면서도 젊은사람이 울상인게 영 마음에 걸리는구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