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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생은 망한것같다(※장문주의※)

DAgQAzvV 24 758 7

19살

고등학교 인문계 다녔고 반에서 5~8등정도했다(40명정원)

수능을 너무 떨어서 개 망쳤다. 모의고사때 한번도 받아본적 없는 처참한 결과였다. 

수능 망쳐놓고 꼴에 자존심은 있어서 원래가고싶은 대학교들 상향지원했고 결국 다 불합격했다.


20살

결국 나는 미달나서 추가지원받는 지방사립대에 입학했다. 수능 망쳤지만 난 전액장학금이었다.

대학교 입학했는데 너무 자괴감이 들었다. 같이 수업듣는 애들 수준이 너무 처참했다. 무슨 중학교 수준이었다. 교수도 그 학생들 수준으로 가르쳤다.

난 학점도 별로 신경쓰지도 않았다. 공부안해도 B이상이었다. 시험때도 교수가 답을 다 알려준다. 그것만 외워가면 A+이다. 

그러나 어차피 난 경찰공무원 할생각이니 대학과 학점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난 니네들과 다른수준이라 생각했다.

대학교 1학년부터 난 경간부(6급) 시험을 준비했다. 순경공채(9급)는 거들떠도 보1지 않았다. 그건 고졸,실업계 애들이나 하는거라 생각했다.

대치동은 가지 않았다. 대치동 갈 집안형편도 안됐고 인강과 우리동네 학원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같은 학원다니는 친구들이 생겼다. 같이 학원끝나면 당연하게 PC방에 롤하러갔다. 그렇게 1년이 흘렀다.


21살

정신차려야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군대를 가기로했다.

군대가서 휴일 등 남는시간에 공부하면 전역하고 추가로 1년정도 더 하면 준비기간도 길고 더 쉽게 합격할수 있을꺼라 생각했다.

군대가서 공부한다는건 착각이었다. 병장되고 전역 몇달남기고 잠깐 책사서 깔짝하기도 했지만 뭐 말년에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23살

복학하고 여자친구를 사귀고 싶었다. 난 아직도 숫총각이었다.

연애를 하려면 돈이 필요했다. 그래서 학교근처에서 밤에 술집 알바를 했다. 알바끝나면 자연스럽게 다른 알바생들하고 술먹으러갔다.

이쁜 손님들오면 서비스도 주고 번호도 땄다. 숫총각 딱지도 땠다. 내삶은 공부와는 점점 멀어져갔다.


24살

휴학을 결심했다. 이대로 졸업하면 인생 ㅈ망할것같았다.

낮에는 커피숍알바를 했고 밤에공부를 했다. 돌이켜보면 그래도 이때가 제일 공부 열심히 했었을때 였던것같다.

합격컷도 서서히 손에 잡히는듯 했다. 주변에 같이 공무원준비하던 애들도 간간히 합격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25살

자퇴를 결심했다. 마음먹고 공부해야지 생각했다. 

솔찍히 복학해봤자 또 중학교수준 배울꺼고 저딴 대학교졸업장 의미도없고 경찰공무원 합격하면 그냥 야간대졸업장이나 따야겠다 생각했다.

나름 열심히 공부했다. 그러나 합격은 잡힐듯 잡힐듯 잡히지 않았다. 주변 고등학교 동창 친구들은 이제 졸업후 하나둘 취업을 하기 시작했다.


26살

경간부시험은 수능처럼 1년에 딱 한번있다. 한번 떨어지면 그다음 시험까지 너무 텀이 길었다.

재충전이라는 명분으로 난 또다시 롤에빠졌다. 그렇게 또 일년을 날려먹었다.


27살

주변친구들은 이제 대부분 직장을 잡았고 열심히 돈을번다. 나한테 술도사주고 밥도사주고 같이 여행갈때도 회비도 면제해줬다.

나중에 합격하면 꼭 갚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제 명절때도 가지 않았다 어른들 훈수듣기가 싫었다. 공부와 알바를 병행했고 결국 또 불합격

그때 9급순경시험봤으면 아마 합격했을거다. 그런데 아직까지 남은 그깟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28살

친구들은 이제 회사에서 주임 진급도 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근데 난 또 롤을했다. 당연히 또 불합격.

합격선은 오히려 더 멀어져갔다. 


29살

마지막 경간부 시험에 도전했다. 결국 또 불합격. 

너무 절망감에 빠졌다. 친구들은 이제 다들 대부분 자리도 잡았고 한 친구녀석은 결혼소식도 들려온다.


30살

이제 그냥 순경시험이나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경간부를 공부했는데 9급은 껌이라 생각했다.

공장알바를 다녔고 또 게임하고 술먹고 공부를 안했다. 당연히 불합격


31살

친구들은 이제 대리진급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친구들과 여행도 이제 가지못했고 술얻어 먹는것도 1/n 하자고 하기에도 창피했다.

그렇다고 내가 산다고 할수도 없었다. 그럴 여력이 안됐다.

결혼한 친구놈이 아이를 낳았다고 한다. 난 아직 모아놓은 재산도 직업도없다.

공부한다는건 이제 현실부정 면피용일 뿐이었다. 부모님들도 이제 아무런 말씀을 하지 않으신다.


32살

일용직 노가다를 나갔다.

과거 대학교수였다는 사람부터 대기업다녔었다는 사람까지 다양했다.

현실은 다 자재창고에서 오에짬컵라면에 맥심커피 타먹고있는 현실이었다.

한달정도 노가다를 다녔고 그 돈으로 또 책사고 인강듣고 밥사먹으니 앵꼬가났다. 

임상시험 알바도 갔다. 무슨약을먹고 밥먹고 자고 약먹고 밥먹고 자고 유튜브만 봐도 몇십만원을 줬다.


33살

마지막으로 경찰공무원 시험을 봐야겠다 생각했고 

난 절에들어갔다. 진짜 모든 속세와 차단하고싶었다. 핸드폰도 없앴다. 그러나 3개월만에 뛰쳐나왔다.

또 이곳저곳 알바를 전전했고 그렇게 알바와 공부를 병행했지만 결국 또 불합격.

한강다리에 올라갔다. 아니 무슨 드라마속 주인공마냥 올라가는 척했다. 

내려와서 한강라면에 소주처먹고 집에 돌아왔다. 난 그럴 용기도 없는 놈이었다.


34살

독립을했다. 부모님눈치도보이고 혼자살고싶었다.

혼자사니 들어가는돈이 두배로 늘었다. 이제 알바가 아니고 직장이 필요했다.

공장에 직원으로 들어갔다. 나보다 한 10살은 어려보이는라인장이란 놈이 개무시하고 막말을한다.

공장알바때랑은 차원이다르다. 직원으로 들어가니 인격적으로 무시를한다.

딱봐도 대학도 안나온 고졸 빡대가리인데 말도안되는 논리로 ㅈㄹ을 한다.(나도 자퇴해서 고졸)

참다참다 한달 다니고 ㅈ같고 더러워서 때려쳤다.


35살

공장에 열심히 다녔다. 3조3교대로 야간근무 주말근무까지 했지만

월급은 많아야 고작 세후 300정도다. 그래도 근근히 먹고살만하다. 연애와 결혼은 포기한지 오래다.

친구들과도 대부분 연락을 피했다. 


36살

또 백수가 됐다. 이제 친구들도 가정이 생겨서 연락을 잘 안하게 됐다.

오랜만에 친구들 만나서 만나서 소식을 들어보니

대부분 다들 벌써 경력 10년차에 과장,차장에 연봉 6천 7천 이라고 한다.

나는 개같이 일하고 연봉 3500인데....

다들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행복하게 사는것 같았다. 무슨집을 사야하나 집을 언제사야하나 서로 그런고민하고 있다.


최근

참 쓰레기같은 생각인데. 나보다 학교 다닐때 공부도 훨씬못하고 그랬던 친구들이 

나보다 돈도 잘벌고 다들 직장도 잘다니는게 부럽고 뭔가 내가 너무 한심하고 인생 잘못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는 이제 40을 바라보고 있지만 나는 모아놓은 돈도 없고 번듯한 학력은 고졸에 직업도 없고 자격증이라곤 컴활과 운전면허증뿐

내가 다른 사람들을 무시하며 살았고 최선을 다하지 않았음에도 세상만 욕하며 살았다.

내 외모를 보고 좋아해줄 여자는 이제 이세상에 없다. 연애와 결혼은 이제 포기한지 오래다.

누군가는 아직 젊다고 지금이라도 열심히 살면 외모도가꿔서 연애도하고 결혼도하고 할수있다고 응원해주지만

난 이제 그럴 용기도 자존감도 없다.

이제 어떻게 늙어가야할지 혼자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모르겠다.


이번생은 망한것같다

Best Comment

BEST 1 83JBBIDF  
망햇다 ㅇㅈㄹ ㅋㅋ 진짜 망한게 뭔지 보여줘? ㅋㅋㅋㅋㅋㅋ
24 Comments
CL0hcwT2 02.20 15:43  
21살까지는 나랑 비슷한데 뒤로 가면서 완전 달라지네

공부 잘하던, 지금은 딸배하고 있는 내 친구도 나를 저렇게 보고 있을까

난 그냥 그 때 그대로 친궁리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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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HmCJVRC 02.20 15:54  
내 주변에 그렇게 가는 동생이 있는데..
혹시 과거로 돌아간다면 본인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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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gQAzvV 02.20 16:17  
[@uHmCJVRC] 20살때 차라리 재수를해서 인서울 4년제 가라
27살때 빨리 현실을 깨닫고 순경시험에 도전해라
30살때 그냥 일찌감치 포기하고 일반 중소기업이라도 들어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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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0hcwT2 02.20 16:20  
[@DAgQAzvV] 30살에 갈 수 있는 중소기업은 공장이다 혹시 사무직으로 착각 할 까봐 씀
W4GSkvaV 02.20 16:00  
글을 쭉 읽고 나니 마지막 말에 극히 공감된다  맞말 개추 눌러줄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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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z97Gjs 02.20 16:08  
31살인데 난 뭐 시험 한 번 본 적없는 백수인데
ㅈ됐다 ㄹ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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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JBBIDF 02.20 16:26  
망햇다 ㅇㅈㄹ ㅋㅋ 진짜 망한게 뭔지 보여줘?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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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jpZMt0b 02.20 16:36  
[@83JBBIDF]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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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0VZu3py 02.20 16:38  
별로 원하지 않을 거 같고,
그 사람이 듣기 싫어 하는 말은 하지 말라고들 하지만,
나도 인터넷에서 누군가 말한 몇줄에 변화되기도 하고 큰 걸 얻기도 하고,
그게 지금까지도 중요하게 자리잡은 것들이 있었기에,
혹시나 그럴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몇자 남깁니다

1.
글에서 때론 자기 비하가, 때론 자기에 대한 과대 평가가 번갈아 보이는데,
'... 용기도 없는 놈', '개무시하고  막말', '이번생 망한것같다'
'과거 공부에 대한 이야기', '9급은 껌', '딱봐도 대학도 안나온 빡대가리가 나한테 ..'

양 극단을 오고 가는 삶의 끝은 자기혐오 말고 없겠죠...
너무 힘든 길을 걸어오셨겠습니다


2.
모든 선택이 '회피'였던 것 같습니다
도망치듯 경간부 시험준비, 도망치듯 군대, 도망치듯 시험준비, 도망치듯 공장, 공장에서의 도망 ..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고, 스스로 주도하지 못한 삶은 결코 낙원에 이를 순 없겠죠
너무 편한 길을 걸어오셨겠습니다


3.
계신 곳이 지옥이어도, 지옥을 스스로 선택한 자라면 그곳은 결코 지옥이 아닐 겁니다
계신 곳이 천국이어도, 천국으로 도망치듯 떠난 자라면 그곳도 결코 천국은 아니겠죠
더 이상 삶에 대한 가치판단을 멈추시고, 삶을 주도해보십쇼


4.
친구들의 삶은 친구들의 삶입니다
부모님이 하시는 생각 또한 부모님의 것이구요
누군가가 나한테 마구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 또한 그 사람의 몫입니다
그리고 과거의 당신 또한 과거의 당신일뿐입니다
지금의 당신은 지금의 당신만 알 수 있습니다


5.
용기도 자존감도 없는 것을 스스로 선택하셨다면 그리 하십쇼
하지만 그 또한 내몰린 것이라면, 이번엔 한번 삶을 주도해보십쇼

공부와 롤을 병행하는 누군가는 서울대에도 갑니다
공부와 알바를 병행하는 누군가도 무슨무슨 시험에 합격하겠죠

지금부터라도 스스로 선택해보시는 삶을 준비해보십쇼
아직 한번도 안해본 것이지 않겠습니까
망했다는 평가는 그 이후에 해도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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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lNYabq 02.20 16:49  
26살때까지 나랑 똑같은데 나는 현실 깨닫고 중소 사무직 들어감

지금 서른 다섯인데 아직도 잘 다니고 가정도 있음.

서른 전에는 갈림길 선택 잘해야됨 서른 넘어가면 ㅈ소라도 사무직으론 들어가기 힘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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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KjVTymw 02.20 16:49  
밥벌어먹고 있는게 어디냐?
뭐 하나 진득하게 열심히 안해봤을뿐임
성공하는건 어렵더라도 노력하면 평균은 걍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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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blTHSR 02.20 16:53  
37이면 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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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mOLGD9l 02.20 17:20  
어떤 개붕이가 쓴 댓글 생각나네
중소기업에서 받은 작은 월급으로 먹고싶은거 하고싶은거 하는 사람들이 더 행복해보인다는 말. 나도 공부 못했고 공장 일하면서 집도 사고 차도 사고 혼자 지내는 중인데 행복하다 결혼 연애는 포기했더니 이루어지더라 힘내라 너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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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QWY0NJ 02.20 18:08  
와 형 나 올해 딱 30 인데 내 친구 중에 정말 똑같은 친구가 하나 있어... 얘는 금융권 가려고 준비 중인데 얘랑 친한 애들이 밥이랑 술 사먹여주면서 지랄 하면서 현실 인정하고 눈 낮추고 일반 중소기업 이라고 가라고 하는데 알겠다고만 하고 계속 쓸데없는 자격증 공부만 계속 하네...
 이거를 쉽게 그만두지 못하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해? 자기 객관화 부족이야? 아니면 답을 아는데 중좆소 가는게 그동안 공부한거 때문에 자존심 상해서 가기 싫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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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MfG0iN 02.20 20:08  
내가 너보다 나이더많은데 힘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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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FXw4jzF 02.20 20:08  
차라리 포기하고 살면 편하기라도 하지 200~300 벌어도 혼자산다 생각하면 나쁜거 아니다
나름 할거하고 살거사고 사는데 충분하진 않아도 혼자살면 문제없는돈이다.

넌 포기한게 아냐.. 극복하기 힘든 현실 앞에 좌절한거지
ㅅㅂ 내가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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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FNfzGw3 02.20 20:11  
주작 아니면 헛소리네
니 20살에 롤 없었다 카오스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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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y1CVmSI 02.20 21:51  
[@dFNfzGw3] ㄹㅇ16년전에 롤없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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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LgXvFtj 02.21 11:45  
[@yy1CVmSI] 그냥 PC방가면 항상 롤했으니까 롤했다 잘못생각했는데
그때는 카오스, 파오케, 워3대회보거나 아프리카tv 이런거 봤던것같음
jEzsyiqO 02.20 22:36  
지가 선택해놓고 핑계쩌네
아직도 정신못차렸네

정신차리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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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HkfLGW 02.20 22:42  
진짜 망한케이스 못봤나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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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kPFzewX 02.20 22:52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보십시오
그동안 그래도 가본 길이지 않습니까
수년간 쌓인 노하우들이 있지않습니까
이왕 늦은거 더 늦으면 어떻습니까
끝까지 해보십시오. 스스로 끝이라 규정하는 것도 내결정이지만 삶에 희망을 주는 길이라는 것도 내가 그동안 걸어왔던 그 길이고 그길로 내가 바라던 바대로 풀일 수도 있는 일입니다.
계속 도전하세요. 이왕 늦은거 될때까지 해보십시오.
나이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할 수있는 것을 찾아서 매진 하십시오. 지치고 힘들면 쓰러지고 멈출 수는 있지만 계속한다면 결국 해낼 수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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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zap4Cn 02.21 18:51  
그래도 니 밥벌이 하고 사는게어디냐 그것도 못하는사람 많다 니주변 잘사는친구들이랑 비교부터 끊어내야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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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KCAR5ra 02.22 15:38  
뭘 자꾸 남을봐 네가 살아온길인데 그냥 하루하루 열심히 살고 재밌게 살면되지..
없어서 불행한게 아니라 행복해 하지 않으니까 없는것처럼 느껴지는거야
어짜피 망한인생 재밌게 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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