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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무숲

마음이 갑갑함

BN8Hqfg2 13 304 1
대학교 연구실에서 연구중인 연구원임
올해초에 박사받고 이런저런 사정이 있어서, 여기서 이래저래 모든 학생들의 프로젝트를 이것저것 도와주기도 하고 내 일도 하면서 쥐꼬리만한 월급 받으며 일하는중임
사람들도 다 착하고 친하게 지내고 있는데, 그중에 한 애랑 최근 뭔가 문제가 있엇음
내가 그애보다 나이가 많음. 중요하진 않지만
굉장히 착하고 말도 잘 통하고 친하게 지내고 있다고 생각했음 이래저래 서로의 어려운점이라든지, 속마음이라던지, 이래저래 내면의 이야기들을. 한번 얘기하면 한두시간은 순삭이었음
그리고 원래 연구실 사람들끼리는 점심밥을 같이 먹는데, 이 친구는 점심을 같이 안먹음. 혼자 집에 가서 먹고옴. 나중에 들어보니까 같이 밥먹는 다른 특정 사람 한명때문에 너무 기가 빨려서 같이먹고싶지 않다고 따로 얘기해주더라.

그러다가 어느순간 중간중간에 이 친구가 나에게 약간 가시돋힌 말을 하더라고. 내 입장으로는 약간 선 넘는거 같은 말도 하고
그래서 그냥 내가 뭐 예민한 탓이겟거니 하고 넘겼었는데
한달전쯤에 그애 생일이었음. 그래서 비싼 밥을 사줬는데, 아물론 사적인 감정은 일절 없음. 그전에 생일인애한테도 같은거 맥임.
그런데 뭐 얘기하다가 MBTI 얘기가 나옴.
내가 T다 라고 얘기하니까, 얘가 난 F인줄 알았다고 하더라. 하도 화를 내서 그렇대.
사실 내가 무슨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고 그런 화를 내진 않음. 미쳤지 여기도 나름 사회생활인데.
그런데 내가 아무래도 이과쪽 연구를 하고 있고, 이게 치열한 논리싸움이니까 비논리적인 소리에 개소리하고있네~ 라는 생각이 드는건 맞음.
이렇게 적고나니까 진짜 성격 이상하고 쓰레기인 사람이 자기변호하는 느낌이네;;;

뭐 그러다가 이번에 오는 연구참여생이 문신이 있었나? 그래서 "지난번에 온애 문신있더라? 그거보고..... "라고 말을 허는데 그 친구가 나보고 "진짜 고정관념이 너무 심한 사람이다" 라고 얘기하더라.
말만 들으면 그게 머? 할수 있는데, 그때의 말투와 어조를 종합해보면, 그렇게 기분이 좋은 말은 절대 아니었음

아무튼 그게 어떻게 비춰졌을진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 얘길 듣고 일단 아무렇지 않게 넘겼음.
그러고 밥 다먹고 집 갓는데, 뭔가 기분이 계속 안좋더라고.
왜그럴까 생각해봤는데, 앞서 말했던 얘기, 특히 MBTI 얘기 때문이었던 것 같앗음.
아 얘가 날 미친놈으로 보고있구나. 하는 느낌
그러면서 이전에 그 친구가 나에게 했던 가시돋힌것 같은 말들과 특정 상황에서의 눈빛이리던지.... 이런게 주마등처럼 싸악 스쳐지나가면서, 엄청 생각이 복잡해졌음.
아 얘기 특정 사람때문에 같이 점심을 안먹는다고 했는데, 그 특정사람이 나까지였을 수 있겠다 싶더라.
그런데 그 친구가 하는 프로젝트를 내가 정말 많이 도와줬었음. 진짜 일주일에 80시간동안 그친구 도와주는 일만 3달 하면서 데이터 뽑아줬었고 (주말도 없이)
그거 외에도 지금 도와주는 일들도 더 있고.

물론! 사적인 관계와 공적인 일들은 분명 선을 긋는게 맞지만, 전적으로 내 입장에서는 엄청나게 허탈해지더라고
난 도대체 왜 그랬지? 진짜 빨간날 다 스스로 나와서 그거만 하고, 나는 그 친구를 도와주려고 최선을 다했는데 내가 왜 그랬던거지?
난 내가 좋아하거나 날 좋아하는 친구들 일들은 무조건적으로 도와주려고 하는 편인데, 이런경우는 정말 처음이엇음.
뭐랄까.... 나는 그 친구가 나의 바운더리에 있는데 그 친구의 바운더리 안에는 내가 없는 것. 물론 그럴 수 있지. 근데 내 입장에서는 뭔가 뒤통수 맞은 느낌이었음.
진짜 몇달동안 개고생한게 정말 현타오더라.

근데 이건 전적으로 내 입장인거고, 그 친구도 나름의 입장이 있었겟지. 뭐 나의 행동이 그 친구의 기분을 상하게 햇다던지, 불편함을 느끼게 했다던지... 그리고 그 친구 입장에서는 내가 그렇게 도와준건 공적인거고, 사적인건 사적인거니까 라고 생각할수도 있고.

그래서 그 이후론 그 친구에게 개인적인 일로 말을 먼저 걸지 않았음. 그 친구가 나와의 인간관계를 굉장히 피곤해 하는거 같으니, 내가 굳이 먼저 말을 걸고 얘기해서 피곤하게 만들지 말자. 그리고 뭔가 내 생각이 맞는지 틀린지도 확인해보고자 하는 일종의 실험이었고.
그런데 진짜 일절 말을 걸지 않더라. 내 생각이 맞은거 같았음.
시간이 지나니까 진짜맞네... 싶으면서 뭔가 엄청난 현타와 불편함과, 약간 나도 설명할수 없는 배신감과... 이런게 밀려들더라
나도 왠만하면 모든걸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고 그러려고 노력하는데, 이 기분과 상황은 도저히 논리적으로 설명할수가 없네

그친구가 내 뒤에 앉아있는데, 매일매일 보고 마주치는거도 스트레스고.
진짜 그게 하루종일 스트레스임. 원래 보통 12시~1시에 잠드는데, 요즘엔 이런거때문에 3 4시에 잠들고 있음. 원래 밥 끼니 절대 거르는법도 없고 바닥까지 싹싹 긁어 먹는데 요즘엔 입맛도 없고. 요즘엔 밥끼니도 거름.

나도 왜그런지도 모르겟고, 이성적인 감정은 진짜 일절 없는데도.
위에 쓴 내 생각과 감정을 보면서도 내가 진짜 애새끼 마인드긴 하다 싶긴함  그래도  너무 힘들다. 내가 그친구에게 심적으로 많이 기대고 있었나 싶고. 나도 도대체 왜그런지 모르겟음

그렇다고 그 친구를 따로 불러서 얘기하는것도 뭔가 그 친구 입장에선 너무 부담스럽지 않나 싶음. 나이도 많고 화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따로 얘기하자고 부르는것도 부담스러울 수 있고, 그친구가 날 밀어내고 싶었다가 밀려났나? 했는데 와서 그런말을 하는게 그 친구 입장에서는 싫을 수도 있을 것 같고.
뭔가 나의 내면 깊숙이에서는 그 친구가 나에게 먼저 말을 걸어줬으면 하는 마음도 있는것 같기도 함.
진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개나무숲이라길래 그냥 끄적여봄
좀 싸지르고 나니까 그나마 맘이 편하네

13 Comments
BN8Hqfg2 2023.12.18 23:52  
+ 일하는데 감정은 배제하자 하는 생각에, 오늘도 그친구 도와주려고 새로 뽑은 데이터가지고 얘기했는데 진짜 너무 힘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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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AuepIo 2023.12.18 23:55  
원래 ㅈ도 없는 애들이 위에사람이 만만해보이면 까내리려고 함
너도 일적으로 도와주지마
뭐하러 도와줘?
지가 받는건 당연하고 주는건 아까운애한테 뭐하러 퍼줌
너 박사고 개는 학생이니까
그냥 짬으로 눌러
시키고 못하면 왜못해요? 하기싫어? 그럼나가던가
이렇게 3문장만 사용하면 된다
사회생활이 두루두루 친하고 편하고 재미있게 하면 좋은데
그게 싫어서 아웃사이더를 자초하는 사람들은 쳐내는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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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8Hqfg2 2023.12.19 00:20  
[@SKAuepIo] 그냥 아꺼져 라고 치부하기엔 좋은 친구라고 생각하고 잇기도 하고, 그리고 지위로 찍어누르고 싶진 않았는데, 그냥 나도 개같이 행동해야하나
4T1XTJqN 2023.12.19 00:41  
1. 대학 연구실에서 협력하는 한 친구와의 관계가 문제가 있음을 느끼고 있으며, 최근 상호작용에서 불편한 일들이 있음
2. 이 친구와의 관계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내면적인 감정과 상황을 이해하기 어려움을 느끼고 있음.
3.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며, 상대방의 입장과 자신의 행동을 이해하려 하지만 해결책을 찾기 어려운 상황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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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8Hqfg2 2023.12.19 00:56  
[@4T1XTJqN] 결론이나 해결책은...??
M0ewZaFQ 2023.12.19 01:13  
그상대가 여자냐?
읽어봐도 그냥너는 그친구를되게좋아하는거같은데..
걔는 니생각 일절없는데
혼자 북치고장구치고 하는거같음
이미 저질러진 일이많으니 진짜 애매한대
차라리 얘기좀하자고 해서 솔직하게 말하고
아예쌩까고사는게 나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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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8Hqfg2 2023.12.19 01:42  
[@M0ewZaFQ] 사적인 감정은 일절 없음 그건 내가 확신할수 잇음
너가 말한대로 내가 과대해석하는거 같기도함
랩이 워낙 코딱지만해서 깽판치고 쌩까고 살고싶진 않은데....
M0ewZaFQ 2023.12.19 11:08  
[@BN8Hqfg2] 그럼 그냥 수긍하고 호구짓하고 끝내야지모..
너가 정이많은 타입이라그런듯.. 힘내
니가100을줬다해도 상대방도100을 줄거란 생각은 하지마.. 10만와도 감사해야됨..
Q28eEicW 2023.12.19 11:45  
[@BN8Hqfg2] 님은 아니라고 하는데 글만봐도 있어보임

엄청좋아한다 이건아니겠지만 호감은 분명히 있음 거기에대한 배신감도 드는거고
4GwjJfcK 2023.12.19 08:12  
해결책은없음 이미 상대방 행동보면 답나오잖냐  좋은친구라고 생각하는 본인일뿐. 
사회생활에서는 잘해주면 줄수록 돌아오는건 욕밖에없는듯 얕잡아보고.
이해할수가없지만  그런사람들이 대부분. 
님이 그런걸로 스트레스 받는성격이고 꾸준히 스트레스 받을바엔  처음엔 힘들겠지만  그냥 맘굳게 먹고
선긋는게 좋음  안그러면 앞으로도 스트레스 받으면 살텐데 비추임.
나도 처음엔 신경쓰이고 그랬는데 그냥 선그었음  잡고있지말고 놓고 내려놓으면 편함. 
그사람이 먼저가 아니고  님이 먼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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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ZFKE4Q 2023.12.19 08:21  
우리회사에 글쓴이 비슷한 사람 몇있는데.....ㅋㅋ....
글만봐도 약간 숨막히고 여자들이 싫어함....

혼자 잘해주고 혼자 열받고
거의 혼자서 결혼하고 애낳고하더니
나중에 배신당했다며 여자애 욕함...

밥먹기싫은사람 글쓴이 맞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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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ZPAmBRw 2023.12.19 10:31  
힘내. 걘 그냥 놔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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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8eEicW 2023.12.19 11:44  
이거 저도 비슷한경험을 했습니다

저도 제 사람이라는 사람 바운더리에 있으면 정말 잘해줍니다 저랑 비슷하시네요

근데 다른점이 있다면 님은 A라는 사람과 편하게 대화할수있는 사람이 아닌것같아요

상처받으시겠지만 님 혼자 바운더리에 있는사람이라고 생각하는겁니다...

전 결국 이야기를 해서 풀었습니다 그래서 더 끈끈한 관계가 되었구여

님은 그럴수있는 시작점부터 다른것같아요

흔히말하는 혼자 북치고 장구치는 겁니다.

여자입장에서는 정말 이해가 안되고 오히려 더 반감만 사셨을겁니다.

그리고 이성으로 감정이 없다고 하셨는데 제가 볼땐 조금은 있는것 같습니다.

그러니깐 계속 신경쓰는거죠...자신에게 솔직해지시는게 좋을것같습니다.

여튼 그냥 님도 아무렇지않은척 지내다보면 다시 말할수있는날이올겁니다

대신 그날이오면 절대로 이전처럼 대할려고하지마세요 딱 거리를 두세요 그게 상대방에 대한 매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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