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익명 > 개나무숲
개나무숲

후배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pcH9um3d 14 871 6

동아리에 신입생들이 들어왔다.

나는 늘 그렇듯.. 조용히 섞이지 못했다...


그 중 한 여후배 A가 크게 친절하진 않지만 나에게 한 두번 말을 걸었다.

그리고 어색한 자리와 술을 못먹는다는 핑계로 늘 일찍 모임을 빠져나왔다.

이상하게도 A는 나에게 갈 때 인사를 하지 않았다며, 서운하다고 했다.

나는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다.


또 하루는 아침에 보니 새벽에 A에게서 부재중 전화가 와있었다.

그래서 연락해보니 그 날 동아리 사람들끼리 술을 마셨는데 혹시 올 수 있는지 물어볼려고 했었다는 말을 했다.

그래서 나는 이상하지만.. 알겠다고 했다.


다음 해에 동아리에서 봄 나들이를 갔다.

나는 우연인지 A와 같은 조가 되었다.

A는 늘 그렇듯 건조하게 나를 대했다.

그 후 A가 봄 나들이에서 나와 꼭 같은 조로 편성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도 바보가 아닌 이상 알고 있었다.

A가 날 좋아한다는 걸..


근데 그 때는 모르겠다 

몸이 너무 안 좋았고 집은 너무 가난했으며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그리고 대학생들 치고는 적지 않은 나이 차이가 나기에... 그저 어려서... 잠시 그런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다른학교를 간 A는 잠시 내 기억에서 잊혀져 갔다.


몇 년 후 취업을 한 나는 A가 생각이 났다.

그래서 연락 후 만났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A의 연애사에 대해 물어봤다.

A는 남자친구가 있다고 한다.

순간 너무 당황하여 얼굴이 붉어졌던 것 같다.

내가 무슨 자격으로 당황했으며, 왜 A가 연애를 하지 않을것이라고 생각했을까..


그렇게 A와 헤어진 후 현재까지 마음 한켠이 아린다.

나는 아릴 자격도 없는 놈인데 왜 아린지 모르겠다.

갑자기 눈물이 난다.




P.S 이런 글은 처음써보는데 글을 매끄럽게 쓰는게 정말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제가 이렇게 될지 몰랐는데 과거의 행동이 후회되고... 머릿 속이 복잡해서 요즘 일이 손에 잡히지 않네요.

     정말 두서 없이 막 휘갈겨 쓴 글이지만 누군가는 제 얘기를 들어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익명의 힘을 빌어 써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Best Comment

BEST 1 eEwO5yCA  
김칫국오지게마셔뿟노ㅋㅋ
BEST 2 BAzVox2T  
느낌표 띄우고 기다리는 NPC랑
현실은 다르지
14 Comments
eEwO5yCA 2023.04.05 23:06  
김칫국오지게마셔뿟노ㅋㅋ

럭키포인트 1,490 개이득

pcH9um3d 2023.04.05 23:10  
[@eEwO5yCA] 차라리 김칫국이었지면 좋겠네요...

럭키포인트 27,131 개이득

wIs9nBqZ 2023.04.05 23:07  
아재요 정신차리쇼

럭키포인트 5,467 개이득

pcH9um3d 2023.04.05 23:11  
[@wIs9nBqZ] 요즘 일이 손에 안 잡힙니다.. 살면서 이런 적이 처음이라 당혹스럽네요
XyWKQ0eT 2023.04.06 00:12  
타이밍이 있고 그 타이밍을 놓치면 엄청 후회한다고하죠
아무래도 잡지도 못했던 기억이라 더 아련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지금 그 과거에 후회하고 돌아보며 스스로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은 옳지 않습니다.
더글로리에 연진이 어머니가 이런 이야기를 하죠.
인간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어 근데 그 해결책은 과거에 없어
우리는 앞을 보고 살아야하며 새로운 기회를 찾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미래에 같은 기회가 생긴다면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하고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합니다.

럭키포인트 22,774 개이득

7yhrauuP 2023.04.06 00:20  
[@XyWKQ0eT] 네..다시 이런 실수를 반복하면 안되겠죠...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BAzVox2T 2023.04.06 00:26  
느낌표 띄우고 기다리는 NPC랑
현실은 다르지

럭키포인트 22,220 개이득

jQ7S1OwJ 2023.04.06 02:35  
시간이 지나면 기억은 왜곡되기 마련이죠 유리한쪽으로

럭키포인트 29,351 개이득

jWPGRIXh 2023.04.06 06:36  
딱짤라서 말해줄께.
그사람과의 인연끝.  미련가져봤자 헛수고.

럭키포인트 2,649 개이득

gbVe5JEV 2023.04.06 09:21  
그냥 흘려보내는 게 가장 좋겠지만, 형님 마음이 어떤지 궁금하네요
글에서 느껴지기엔 그냥 흘려보내기 쉽지 않아 보이거든요
해소되지 못한 감정은 그대로 독으로 남아요
살면서 불쑥불쑥 찾아오겠죠

그 후배에 대한 형님의 지금 마음은 어떤가요?
좋아하는 마음이 있으실까요?
아님 그냥 과거의 형님에게 '그때 누리지 못한 걸 지금에서야 상으로 주려는 마음'인 것일까요?

각자의 삶의 철학은 다르겠지만, 저는 뭔가를 억압하고 흘려보내기보단 테이블위로 올려서 면밀히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무슨말이냐면,
저라면 후배에게 연락해서  솔직한 마음을 이야기 할 거란 얘기입니다
"A야, 얼마전에 오랜만에 봐서 좋았어. 갑작스런 연락인데 시간내줘서 고맙다야. 그때 만나고 그뒤로 내가 마음이 이상하더라. 생각해보니 대학생때 내가 너를 크게 신경썼던 것 같아. 좋아하는 마음이었던 것 같아. 그땐 몰랐고 지금도 정확히는 모르겠어. 하지만 내가 마음이 이렇게 출렁이는 게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가 없어서 얘기한다. 지금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건 절대 아니고, 아마 우리는 다시 만날 일은 없겠지만 내가 이랬다는 걸 얘기해보고 싶었다"
정도로요.

A가 대학생 때 어땠고 저랬고는 머릿속에서 지우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당시엔 의미가 있었을지 몰라도 그게 지금도 유효하진 않을 거니까요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겁니다
지금 형님의 마음이 어떤지만 살펴보십셔

럭키포인트 24,079 개이득

5LKzgBkl 2023.04.06 10:05  
찐따록 보고오세요

럭키포인트 13,255 개이득

tU5jnSAJ 2023.04.06 11:54  
뭐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인지 애초에 모르겠다
후배가 너를 좋아했던 상황에서, 너는 후배에 대한 마음이 분명치 않았기에 그때도 사랑이 아니었고
후배가 편입(?) 등으로 학교를 옮긴 후에 너는 후배를 기억에서 잊었고,
취업 후 만난 후배한테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대체 어느 부분이 사랑이었으며,
너의 미련은 대체 어느 부분인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니가 지금 마음이 그러하다 하니 윗 댓글들처럼 마음을 정리해서 다시 얘기해보든가 하는게 좋을거 같음
정말 서로가 서로에게 깊은 인연이면 이제부터 새로운 관계로 시작할 수도 있겠지.

럭키포인트 26,150 개이득

BNhhdWOf 2023.04.06 13:16  
븅ㅋ

럭키포인트 4,157 개이득

9CYQ38GL 2023.04.06 14:02  
너 존나 이기적이네
그냥 행복하길 바래줘라 그게 너한테도 좋음

럭키포인트 29,925 개이득

오늘의 인기글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