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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수 없는 짝사랑 (고민)

kFT0W4N9 8 252 1
여친이랑 1년 되어가는 개붕이
집도 생기고 결혼 준비하며 동거 예정이다.

허나 ㅅㅅ할 때 어느 순간 짝사랑했던 이를 떠올리며
ㅅㅅ하는 나를.. 방치해두다가

짝사랑이 있는 모임에 얼마 전 참석했는데
아니 더 이뻐진데다 나랑 대화하는데
표정 목소리 말투가 마치 나를 좋아하고 있다는 듯 느껴지냐
왜 자꾸 생각나는지
당연히 내 착각이겠지. 근데 왜 자꾸 생각나냐..

결혼준비에 한참인 지금
머리가 깨질거 같다 내가 미친놈이지....

어따 얘기할 곳도 없고...
그냥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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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1 qd2MLN8E  
딸한번 치고 정신차리셈
정상인과 비정상인 차이점은 생각만 하냐 실행에 옮기냐 깻잎한장 차이임
8 Comments
qd2MLN8E 2022.10.24 21:49  
딸한번 치고 정신차리셈
정상인과 비정상인 차이점은 생각만 하냐 실행에 옮기냐 깻잎한장 차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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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T0W4N9 2022.10.24 22:30  
[@qd2MLN8E] 딸딸이는 과학이다 현타까지 완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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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hN3LH7 2022.10.24 21:50  
정신차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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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T0W4N9 2022.10.24 22:30  
[@pkhN3LH7] 고맙다
dcgdC7rO 2022.10.25 09:27  
고민이라고 적어놓으신 걸 보면 어떤 해결을 원하시는 것 같네요
그렇다면 자세한 설명이 없이는 다른 분들처럼 '정신차려라'정도의 구호에 가까운 해결책밖엔 들으실 수 없으실 것 같습니다.

짝사랑은 언제였고,
왜 이루어지지 않고 혼자만의 사랑으로 끝난 것이며,
여자친구는 그 이후에 만난 걸까요, 아님 여자친구 이후에 짝사랑인 걸까요

지금 여자친구에 대한 마음은 어떻고
그 짝사랑과의 현재 관계는 어떠하며
솔직한 선생님의 마음은 어디로 향하고 있나요

단순히 결혼준비를 하고 있다고 선생님의 마음을 모른척하는 선택이 될까봐 이렇게 자세하게 생각을 한번 해봐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다른 분들 말씀처럼 그냥 결혼전의 혼란과 두려움 때문에 짝사랑 생각이 나는건지,
아님 선생님에게 정리되지 못한 감정이 있는지, 들여다봐야 할 것 같아요.

참고 사는 것, 억누르고 사는 것은 일종의 전통적인(?) 관점이에요.
중요한 건 선생님의 삶입니다.

혹여 선생님이 다른 사람에게 마음이 가있는데 그사람에게 가지 않고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결혼준비하는 여자친구보다, 주변 사람들보다 중요한건 선생님 자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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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XmXUo 2022.10.25 14:49  
[@dcgdC7rO] 짝사랑은 4년 전 모임을 통해 알아 시작되었고, 대화도 잘 통하고 그 당시 자기 가족 속사정 다 토로하며 눈물까지 보일 정도로 속 얘기를 나눈 사람입니다. 하지만 사귀었던 관계는 아니라 정확히 어떤 사람인지 완전히 파악은 못하였으나.. 그냥 너무 이쁜데다 속마음을 털어놔주는게 많이 끌렸습니다. 그 당시. 고백하려 하였으나, 그저 나는 어울릴 사람이 아니라는 스스로 결정으로 포기했지요.

그리고 누가봐도 예쁘다고 할만한 어여쁜 여자친구와 결혼을 준비중입니다.
현 여친과 관계시 짝사랑 얼굴을 떠올린다거나 상상하기도 하고 또 최근에 만났을 땐 저도 나름 4년 전에 비해 입지도 많이 생기고 자존감이 많이 올라서 자신감 있게 대했거든요. 물론 그 짝사랑은 지금 제가 결혼 생각을 하고 있는 것까지는 압니다. 물론 동거는 모르구요.

다만 고민은 그 짝사랑 얼굴을 지우고 싶은겁니다. 잊고싶은데 잊혀지지가 않아서요.
그나마 어제 다른 사람 조언대로 딸을 쳤더니 좀 풀리더라구요.
지금은 좀 괜찮습니다. 다른 중요한 것이나 본업에 집중하면서 덜어내곤 있는데. 습관처럼 여자친구와 관계시 또 그 얼굴이 생각날까 걱정입니다. 어떻게 정리해야할지 모르겠네요
dcgdC7rO 2022.10.25 16:51  
[@bIGXmXUo] 자세한 얘기 감사드려요. 얘기해주신 만큼 제가 하는 얘기가 도움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나를 바라보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들어주신다면 저는 그거만으로도 충분히 조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느끼기에 선생님의 고민은 '4년전 스스로 포기한 내'가 지금의 선생님에게 준 것으로 보입니다.
그때 선생님의 마음은 충분히 해소되지가 않은 것이에요.
이를 편하게 욕구라고 칭하겠습니다.

그때 선생님의 마음에 짝사랑을 향한 욕구가 생겼지만 이를 표현하지도 않고 스스로 포기해버린 바람에 그 욕구는 갈 곳을 잃었습니다.
사람의 욕구는 어느 방향으로든 해소가 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스스로는 이를 억압하거나, 회피하거나, 반동형성을 하거나, 하게 됩니다.
선생님은 이를 억압한 채 4년을 보내셨네요.

그렇게만 되면 잘 망각할 수도 있었겠지요. 하지만 다시 만나게 된 거잖아요.
다시 말씀드립니다만 선생님의 욕구는 억압된 채 4년을 보낸 거예요. 사라지지도 않았습니다.
최근 그녀가 선생님을 좋아하는 것처럼 느낀다고 하신 것도 어쩌면 선생님 스스로의 욕구를 그녀에게 투사한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자위를 해서 풀리는 것도 욕구의 해소는 아닙니다. 욕구는 그녀에 대한 선생님의 마음이지 선생님의 성욕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선생님의 욕구를 자위에 투영한 것이에요.
현재 여자친구와의 잠자리에서도 그녀를 떠올리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선생님의 고민으로 돌아가볼게요.
잊고 싶은데 잊혀지지가 않는다고 하셨죠.
결론만 말씀드리자면 선생님은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겁니다.
좀 더 자세히 말씀드리자면, 사람이 누군가를 잊고 싶다는 바램이 있으면 그 사람을 결코 잊지 못하게 됩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잊고싶지않다, 에 가까울 수도 있어요. 선생님이 그렇다는 건 아닙니다. 스스로가 아실 거라고 생각해요.

인간에게 주어진 망각은 망각하고 싶었던 것을 잘 이해하고, 바라보고, 다시 내 안으로 넣어서 내 일부로 만들 때 발현됩니다.
마치 우리가 내 신체 기관들을 의식하지 않고 지내는 것처럼 말이죠.
내 일부가 되었을 때 망각하게 된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하죠.

선생님의 이야기에서도 적용시켜보십시오.
선생님은 오히려 짝사랑 그녀를 잊는 것이 아니라, 그녀에 대한 선생님의 마음, 우리 사이에 있었던 대화, 일들, 감정들, 생각들을 잘 들여다보고 꼭꼭 씹어서 선생님의 것으로 만드시는 게 더 좋을 수도 있습니다.
내가 어떤 마음인지 잘 고민해보고, 4년간 억압했던 욕구를 어떻게 처리할지도 고민해보십시오.

짝사랑 그녀에게 모든 것을 솔직하게 말하십시오.

4년전에 나는 당신을 아주 좋아했었다, 하지만 스스로 나약해서 도망치고 말았다. 너는 너무 멋져보였고 나는 한없이 못나보였으니까. 알겠지만 지금 나는 결혼을 준비중이다. 4년전과 달라진 나 스스로가 되고 나니 그때의 나와 당신이 생각났다. 그때 고백했다면 지금과 똑같이 멋있는 나일 수 있었을까. 그럼 고백했을텐데. 그럼 너도 받아줬을까. 아쉬움과 미련이 남는다. 언젠간 이야기해야겠단 생각이 들었고 지금보다 더 늦으면 난 계속 당신을 삼킨채 지내게 될 거 같아서 이마음을 정리하고자 이렇게 말한다.

이상의 말 정도는 어떨까요.
결과를 기대하진 마십시오. 이건 어떤 결과를 위한 고백이 아닌 선생님 스스로의 욕구를 위해 하는 고백입니다. 선생님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란 얘기입니다.
그리고 짝사랑 그녀가 어떤 이야기를 하든, 그 다음엔 다시 선생님 선택의 몫이 올 수도 있겠죠. 그땐 선생님이 원하는 방향대로 잘 해보시길 바라겠습니다.

우리의 삶은 결혼을 위해서도, 지금을 위해서도, 사랑을 위해서도 아닙니다.
사실 뭘 위해서 사는가, 라고 하면 알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겠죠.
그래도 앞으로 한참을 더 살아야 할 선생님의 삶 전체에서 지금을 잘 관조해보시고, 스스로를 억압하지 않고 상처주지 않고, 주변의 소중한 사람도 억압하거나 상처주지 않는 건강한 삶을 사실 수 있는 선택을 잘 내려보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waHsBiT2 2022.10.26 15:49  
[@dcgdC7rO] 선생님 진심으로 생각해주시고 길게 답변주신 것 너무 감사합니다. 인터넷 상에서 이렇게 친절하고 따듯히 답변 받아보는게 처음이네요. 평생 잊지 못할거 같습니다. 말씀대로 하는 방법이 사실 제일 처음 떠올랐던 방법인데, 현재 당장은 본업과 새집 이사 준비로 생각을 완전히 떨쳐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진지하게 상담해주신 것에 용기를 가지고 빠른 시일 내에 짝녀 연락하고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얘기해봐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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