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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실제로 격은 기묘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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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코로나까지 겹치며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더이상 버틸수 없어서 나쁜 생각까지 했었던 인생이 지금은 180도 바뀌며 매달 늘어나는 자산으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오늘도 기분좋게 집에서 혼술을 하며 불어난 통장잔고를 보다가 문득 '아 그러고 보니 그 일이 일어난지 딱 2년이 지났구나..' 라는 생각에 신기하기도 한 일을 격은 이야기를 들려줄까 해

난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고 군 제대후 바로 사회에 진출해서 꾸준하게 일하며 제테크도 잘 되서 32살에 장가 가면서 조그만 아파트도 구입하고 중형차 몰 정도로 남 부럽지 않게 돈 좀 모았었거든 그러다 전문직이다보니 내 분야로 창업까지 생각하게 됐고 평소 가깝게 지내던 대학 동기놈과 지분을 반반씩 투자해서 이듬해 매장을 오픈했어
첨 1년은 잘 됨 손님도 꾸준했고....3년정도 잘 유지했다가 메르스사태가 터지더니 매출이 조금씩 줄어들고 이럴때 일수록 화이팅 하자며 난 동기놈을 독려했지만 안좋은 일이 생기자 이 새끼가 본색을 들어내더라 손님이랑 싸우고 얼굴 죽상에 툭하면 시비걸고 일도 대충대충 하니 손님들은 나만 찾고...이 때 지분 반을 어떻게든 마련해서 내보내야 했는데

암튼 서론이 넘 길었네 일단 나는 놈을 달래보려고 종종 일찍 보냈거든
그러곤 쓰린 속을 달래려고 혼자 불 꺼진 매장에 남아 혼술을 종종 했거든 근데 그때마다 소주 막잔을 내가 안 마시고 매장 한쪽 구석에 뿌렸음...
'고시레'같은 느낌이랄까? 생활비라곤 예전 월급받으며 일할때보다 못가져다 주니 그동안 모아놨던 돈 다 까먹고 나중엔 와이프 모르게 적금에 연금까지 다 까먹었다 동기새끼도 집에서 이혼이야기 나온다 하더라..
그러다 19년엔 경쟁매장 생기고 20년 초에 코로나까지 겹치며 더이상 돈을 월 만원도 못가져가는 상황까지 오고 월세를 깔 보증금까지 바닥나며 망하기 직전이었을때 형이랑 형수가 내 절박한 상황을 알아채고 날 용하다는 점집으로 끌고갔거든 이 전까진 난 그런거 절대 안믿었다 그런데 지푸라기 라도 잡아보잔 생각에 못이긴척 따라왔는데 앉자마자 무당이 대뜸 '혹만 때버리면 날아다닐 놈이로구나!! 같이 동업하는 혹같은놈 당장 때 버리고 니 하고 싶은거 암거나 해!!' 하는거임 그리고 하는말이'귀신 생각해주는 기특한 놈일세...지금까지 얻어먹은게 있으니 이젠 앞길 다 도와 줄거야 걱정하지 말고...'하는거임 그래서 형이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물으니 '아니 넌 정말 모르는 거야??'하며 날 향해 묻더니 '니놈 술 먹을 때마다 잘 얻어 먹었다고 고마워 하네 기특해..참으로 기특해...'하는거임 그러며 하는 말이..술 얻어먹은 귀신이 그 매장 지박령인데 동기새끼 기운이 너무 나랑 상극이고 어두워서 같이.붙어 있으면 도와줄수가 없다 하더라고
그 말을 듣는데 소름이 쫙 끼치면서 온 몸에 털이 곤두서더라.....
난 그 길로 바로 집으로 가서 와이프랑 상의후에 눈물을 머금고 집을 팔고 대출도 해서 나 혼자 매장을 다시 오픈할 결심을 함
 대출을 할때 엄마명의로 된 작은 아파트 담보대출을 받으러 은행에 갔는데 3천정도 겨우 나온다 함 그러곤 한달뒤 정식으로 받으러 가자 그 아파트가 몇주전 재개발 확정 됬다며 1억이상 대출된다고 함...그래서 우리집 파는걸 막을수 있었음...만약 2년전 집 팔았다면?? 지금 집값 두배로 뛴걸 생각하면 끔찍함...
그리고 동업할때보다 훨씬 작은 매장 오픈했으나 매출이 내가 감당하기 벅찰 정도로 잘 나와 행복하다 벌써 빛 다 갚고 얼마전엔 와이프 수입차도 하나 뽑아줬다..
진짜 신기하고 소름돋는건 뭐냐면 가전제품 장만같이 큰 돈이 드는 일이 생기면 갑자기 돈이 들어옴 (소상공인 정부 지원금 아님 가만있는데 뒷 차가 받음으로 대인대물 합의금 등등...) 근데 로또같은 복권은 안됨.ㅜㅜ

코로나 때문에 오랜만에 만나는 지인들은 내 얼굴이 너무 좋아 보인다고 하나같이 말한다...
그날 이후 난 항상 술만 먹으면 매 병마다 막잔은 항상 구석에 뿌린다 맛나게 드시라며.....
그 동기놈은 어떻게 됐냐면 내 지분 빼주고 혼자 맘 잡고 해본다고 재오픈 행사다 뭐다 하더니 지 버릇 개 못준다고 다시 매출 안나와 망함

긴 글 읽어줘서 고맙고 믿거나 말거나 겠지만  난 오늘도 감사한 마음으로 혼술후 발코니 구석에 한잔 올렸다...

7 Comments
x73XAilu 2022.08.18 02:23  
흥미로운 소설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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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Oy71Uq 2022.08.18 06:25  
3줄요약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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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xEK4Jer 2022.08.18 08:02  
무슨 전문직이길래 매장을 운영해? 미용사 뭐 그런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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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ypdqrM 2022.08.18 13:48  
[@VxEK4Jer] 보건쪽 계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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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pYqSJ4 2022.08.18 17:37  
[@LgypdqrM] 물리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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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TxRNmWc 2022.08.18 09:13  
점집 소개 받을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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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LBwpJj 2022.08.18 10:49  
항상 초심으로 겸손하게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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