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이랑 이젠 재미가 없다는 사람들한테
일단 나는 30후반에 들어섰고 여럿이서 막 떠들썩하게 노는 친구관계는 없음
많아야 넷정도가 좋고 주로 둘-셋이서만 만나는 교우관계를 맺어옴
보통 우리의 친구관계는 학창시절에서 비롯되고 중-대학교 때의 관계들을 '친구'라고 생각해오지만
사회생활하면서 서로 다른 세계로 가게 되잖슴
그 사회생활에서도 만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은 보통 '친구'라고 생각은 안하게 됨
사실 그들도 친구인데 말이여
그렇게 마음속에서 의도했든 안했든 선을 그어버리면
사회생활에서의 사람들과 즐거울 때 '친구도 아닌데 즐겁네'
사회생활에서의 사람들과 안좋을 때 '친구가 아니니까 어렵네'
정도의 마음을 알게모르게 갖게 된다고 생각함
그러면서 '친구'에 대한 기대치, '친구들과의 자리에 대한' 내 머릿속의 기대치가 커지게 됨
초등학교 운동장을 지금 가면 되게 좁아보이는 건
그 초등학교 시절에 대한 내 기억이 커지고 과장되면서
막상 지금가보니 '내 기억보다 훨씬 좁네'가 되는 거거든
그렇게 각자 사회에서 다른 시간을 갖고 다른 생각을 하던 '친구'들이 한자리에 모이면,
처음엔 좋지. 각자 얘기하고 웃고 떠들고. 편하고. 말도 편하게 하고.
그러다가 각자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게 되지. 스트레스도 좀 내려놓고.
나쁘게 말하면 감정쓰레기통 되는 거임
반복되면 다들 지침
익게에 글 쓴 형들도 지쳤겠지만, 글 쓴 형들의 친구들도 지쳤을 가능성이 높음
그러다 결국은 체념하며 '그래 이렇게 멀어지는 구나' 하는 건데
이런 상황 안만들고자 옛날얘기 하고, 쓸데없는 얘기 하고 이러기도 함
어떤 형이 이런 얘기를 '영양가 없는 얘기'라고 했지만, 그럼 어떤 얘기가 '영양가가 있음?'
영양가 찾을거면 친구들이랑 얘기하지 말고 벌거벗은 세계사를 보면 됨
원래 처음 우리가 친구들과 친구였을 땐 영양가 없는 얘기로 친구가 되잖슴
나이 먹어서 달라질 필요는 없는거임
영양가를 찾고 싶다면, 사회생활에서 친구를 사귀면 됨
그들과는 페르소나를 쓴 채로 보통 관계를 시작하게 되니까 서로의 관계에서 무의식적으로 '이득'을 보려고 하게 되는데
이런 자리들이 보통 영양가가 있음
결론만 짦게 하자면,
친구들이랑 노는 게 재미 없다고 해서 그 문제의 원인이 친구들과에 관계에 있는 것은 아니라는 거임
우린 각자 삶에서 먼지처럼 묻혀온 스트레스 같은 것들이 있는데
그걸 친구들과의 관계에선 친구라는 핑계로 내려놓으면 지치기 마련임
나는 친구들과 웃고 떠들고 주접떨고 하면서 놈
여자얘기를 여전히 하고, 우리가 좋아했던 음악얘기를 신나게 하고, 요즘 각자 좋아하는 영화얘기도 하고,
그러다가 사업 얘기하면 들어주다가 멋진 점은 좀 빨아주고, ㅄ이라고 욕도 섞어주면서 충고도 하고,
내 고민도 좀 얘기하고, 애들 조언도 좀 듣고, 알지도 못하면서 개소리좀 작작하라고 화도 내고,
그러다가 지나가는 알바생 얘기도 하고
그러고 놈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나는 사람과의 관계를 체념하고 싶진 않음
내 친구들과, 다른 많은 사람들도 그랬으면 좋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