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버릴거면 키우지를 마...
갑자기 무슨 개소린가 싶겠지만 정작 내가 시골 살면서 만나는 인연의 대부분은 유기견이었다.
팔자에도 없는 품종견을 몇 번 키워봤는데 그 이유가 참 기가 막힌다.
웰시코기(노랭이)(늙음, 1년 같이 살았음)
토이푸들(중복이)(늙음, 5년 같이 살았음) - 얘는 세 마리가 같이 있었는데 부르니까 한 마리만 오고 두 마리는 산속으로 도망갔음
닥스훈트(할배)(진짜 늙음, 이빨이 다 빠져있고 얘는 반년 정도 살다가 죽음)
셋 다 내가 다니는 산책코스 연못 근처에서 만났다. 버려진 애들 특징은 일반적인 들개들과는 다르게 사람을 안 무서워하고 평소와 다른 환경에선 "이거 뭐고" 한 마디만 해도 꼬리를 흔들고 다가온다. 그 인적없는 골짜기 웅덩이 낚시터에서 처음 만난 사람이 나였으니 당연히 가라고 손짓해도 졸졸 따라올 뿐
버려진 애들의 대부분은 노견 혹은 병든 개들이다. 과거와는 달리 늙은 모습이 안 예쁘거나 아픈 아이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었겠거니 이해를 하려고 하지만 그대로 인적이 없는 골짜기에 그냥 버려두고 가는 건 사람이 할 짓은 아니지 않나 싶고...
방금도 새벽 산책 나갔다가 변두리 가로수에 개가 한 마리 묶여있던데 그거 보고 또 생각이 많아져서 주절거려봤음... 내일도 그대로 있으면 군청에 전화라도 해야겠다 생각했는데 시발 주말이네...
어쩌면 또 팔자에도 없는 백구 한 마리 키울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