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쪽 집안과의 손절
안녕하세요 개집 형님들
고민거리가 있는데 해결책은 못받더라도 답답해서 여기에 글 씁니다.
아버지의 음주폭력과 여러가지 문제로 갈등을 빚다가
심지어는 강제로 이혼까지 종용하여 20년 전 부모님이 이혼을 하셨어요.
누나와 저 모두 성인이 된 직후라 양육권 이런건 신경쓸 필요가 없었구요.
그렇게 친가쪽과 손절을 했다면 좋겠지만, 저는 9대독자입니다.
사실 전 그런거 신경 안씁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아니었어요.
조부모님께서는 저를 애지중지 아끼니 인간의 도리로 그러면 안된다고
말씀을 하셔서 저도 어머니의 뜻을 이해하고 최대한 연락하고
명절에도 찾아뵙고 할 도리를 다 했습니다.
제 대학교 등록금, 기타 생활비?
친가쪽에서는 아무것도 지원을 받지 않았습니다.
먼저 지원 해주겠다는 말도 해주지 않았구요.
아버지는 꼴도 보기 싫었지만, 저도 할머니 할아버지를 보고
엄청 잘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나름 열심히 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제가 결혼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을때
처음으로 친가쪽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할아버지는 재산이 어느정도 있으셨기에 도움을 청했죠.
그때 아버지가 저를 따로 불러내서 얘기하시기를
"무슨 낯짝으로 돈을 달라고하냐" 라고.....
그때 집으로 돌아와서 술을 참 많이 마셨어요.
그리고 그때부터 친가쪽과의 연락이 자연히 소원해졌습니다.
결혼은 잘 했습니다.
와이프와 서로 욕심없이 작은 집에서 살림을 꾸리고
지금은 6살,1살 아들 둘과 행복하게 삽니다.
어린시절 아버지는 가족을 데리고 어디 여행을 간적이 별로 없어요
꼭 아버지의 친구분 가족 여행에 꼽사리로 데리고다니고
고모들 여행에 꼽사리로 다니고...
단독으로 가족여행을 간적이 없습니다.
돈이 없어서 그런건 아니에요, 유년기엔 풍족했거든요.
제가 아빠가 되고는 일년에 2~3회 가족여행을 가는데
너무너무 좋고 행복합니다.
제가 아빠가 되기 전에 아버지를 향한 마음은
그래도 아빠니까 아들인 내가 잘 해야겠다 라는 마음이었는데
내가 아빠가 되고 보니.. 내새끼 이렇게 이쁘고 사랑스러운데
내 아빠는 나한테, 우리 가족한테 왜 이렇게 한거지?
이런 마음이 더 들어서 친가쪽과 완전하게 연을 끊었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도 못난 아들 둔 업보로
귀한 손자 못만나는거다 라는 못된 마음으로
연을 끊었습니다.
근데 할머니 할아버지는 평생 사시는거 아니자나요
살아계실때 찾아뵙는건 하기 싫더라도
부고소식을 접하면
상주노릇까지는 아니더라도 찾아뵈겠다 마음을 먹고 있었어요.
그리고 둘째아들이 태어난 올해 초에는
기회가 된다면 할머니 할아버지 찾아뵙고 증손자 보여드려야겠다
라고도 생각 했죠. 왜냐면 제가 독자를 깼으니까 ㅎㅎ
근데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습니다.
아버지의 어릴적 친구분 중 어머니와 아직 종종 연락을 하는 분이 계신데
그분을 통해서 할아버지가 몇개월 전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저는 전화번호를 바꾼적도 없고, 수신거부를 해놓은것도 없는데요.
할아버지는 1~2년 전부터 치매를 앓으셨는데
치매발작이 올때마다 울면서 저를 찾았다고 하시네요...
분명 아버지가 저한테 연락하지마라고 온 가족에게 얘기를한 것 같은데
태어나 처음 느껴보는 배신감과
아버지가 날 진짜 버렸구나 하는 자괴감으로 시작해서
이제 명분이 생겼으니 정말 남으로 살아야겠다 라는 결론을 내렸어요.
저보다 인생선배인 형님들, 저보다 복잡한 가정환경이신 형님들
제가 내린 판단이 맞는 결정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