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 안믿다가 띠용했다
무교에 사주 관심도 없는데
여친이 보러가자해서 갔따
대뜸 주사위굴리라길래 뭔 보드게임카페 하시던 사장님인가;; 하고
대충 던졌다..
뭔 노란색 모양 나왔는디
"둘이 같이 사네? 결혼도 할거같네. 축하해"
소름 쫙돋았따
안그래도 9월초에 결혼목적으로 여친하고 합쳐서 살고있었음
얼빠져서 와 뭐지 이러고있는데
여친도 굴리니까 나랑 똑같은거 나왔음
"거봐 맞잖아. 둘이 잘 살건데 뭐가 궁금해서 왔어?"
정신바짝 차리고 뭔가 우리를 보고 힌트가 될만한게 있을까싶은데 뭐가 없음;
심지어 영화 기생충마냥 옷에서 같은냄새가 나는것도 아님 ㅋㅋㅋ
쓰던 섬유유연제 취향이 달라서 당분간 각자 빨래 나눠서 하기로 했거든
와중에 여친이랑 내 사주 읊조리는데
여친한테도 말 안한 내 과거까지 턱턱 맞혀내더라;;
진짜 어떻게 초등학생때 교통사고로 오른쪽 다리가 부러진거까지 알고있는거지??
이부분에서 대단하다가도 느끼면서도 무서울지경이더라..
여튼 이 계기로 마인드 싹 바뀌고
매년 초마다 찾아뵈서 이것저것 물어볼예정임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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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도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잖아
근데 어떻게 맞췄는지 신기하다고 하잖아
그냥 신기한 선에서 그치면 좋을텐데 매년초마다 이것저것 물어볼 거라고 하니까 겐세이 좀 놓겠습니다
보통 점같은 거 놀리는 유머로 이런 대화 하잖아요
점쟁이 : 집 마당에 감나무 있지?
1. (있을때) 인간 : 어떻게 아셨어요 !!
점쟁이 : 가서 잘라버려
2. (없을때) 인간 : 없는데요?
점쟁이 : 있었으면 큰일날뻔했어
뭐 이런 거죠
님이 얘기해준 점쟁이의 말에선 그닥 신기한 점을 저는 못느끼겠어요
남녀가 같이 가면 당연히 사주나 결혼이나 이런거 보려고 가겠죠
그니까 같이 사네 마네 이런얘기도 하고 그거에 대해서 님이 신기해하니까 점점 말려들어간거죠
초등학교 때 다리다친 거에 관해서 기억 다시 잘 더듬어봐요
점쟁이가 뜬금없이 정확히 '초등학교 때 다리 다쳤지? 부위는 어디고 장소는 어디었고 얼마나 아팠고 다친 장소는 어디었고?'라고 했나요, 아니면
'초등학교 때 다친 적 있지?' 라고 하고 님이 '네, 초등학교 때 다리를 좀 ..' 이라고 하며 조금씩 단서 준건지 ...
전 후자라고 생각해요.
심리학쪽에선 점쟁이들을 조현병환자로 분류하는 의견들이 있어요. 거기에 너무 매달리지 마세요.
개인적인 얘기를 하자면
저도 2019년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주를 본 적이 있어요.
그때 전 정신적으로 아주 쇠약해져있었고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있었어요.
대전 지하상가를 정처없이 걷는데, 사주가 보이길래 한번 가봤죠.
그리고 전 상담받듯 이런저런것들을 털어놓으며 사주를 봐봤어요.
그 아저씨께선 제 사주를 '너도 겨울인데 좌우가 다 겨울이었다. 사람때문에 많이 힘들었겠다. 근데 2022년까지만 기다려봐라. 넌 2022년을 살기위해 태어난 거니까 그때까지 잘 살아봐라' 라고 하셨죠.
2022년입니다. 전 지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어요.
그 점쟁이 아저씨 말이 맞은걸까요?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그때 그 아저씨의 말이 저에게 용기를 주었어요. 버틸 힘도 줬고, 이겨내서 2022년에 도착한거죠.
그 아저씨께 감사하지만 지금의 2022년은 제가 만든 겁니다.
미리 정해진 것도 아니고 그 아저씨가 점지해둔 것도 아니에요.
사주를 너무 맹신하지 마십셔.
도박이랑 비슷한 거 같은데, 처음 본 사람이 신통하게 생각해서 거기에 막 빠져드는 것과
도박 처음해서 초심자의 행운빨로 초반러쉬 성공한 사람이 가산 탕진하는 것과
전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글 재밌게 읽었습니다. 사주 재밌게 보시고, 내년과 선생님의 앞날과 결혼생활에 축복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