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가 갑자기 헤어지재.
1년을 만났는데 그냥 갑자기 헤어지재.
물론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나도 그친구도 서로 진심으로 사랑했어.
연애 몇 번 해봤지만 내가 이정도로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구나 싶을정도였어.
그 전의 연애에서 느낀 감정은 사랑도 아니었구나 싶을정도로.
그친구도 마찬가지였어. 이렇게 빠르게 사랑에 푹 빠진게 자긴 너무 신기하대.
장거리연애 커플이야. 그친구는 한국 나는 외국. 처음부턴 아니고 8개월 전부터 롱디.
사실 징조는 보였어. 최근 한 달 서로 연락이 점점 줄었거든. 매일 연락은 하긴 했지만
항상 루틴이 되어버린 대화, 서로의 스케쥴에 대한 얘기가 됐지.
내가 더 노력을 했어 대화를 이어나가고 다른이야기도 해보고.
근데 대화는 일방통행이 아니잖아.
내가 조만간 한국을 그친구 보러 놀러가는데 그친구가 갑자기 그러더라
자기 사랑 많이 식었고 오빠가 와도 이쁜 데이트 할 자신이 없다고.
롱디라서 힘든거 이해간다, 근데 내가 몇 주 후면 가니까 우리 얼굴보면 다시 좋아질거고
내가 앞으로 한국을 더 자주가겠다고 했어.
그리고 슬슬 결혼계획도 세워보자고.
그친구는 혼자 한국에서 너무 힘들고 이번에 데이트 좋아봤자 또 롱디해야 하는데
그냥 잠시 좋을 뿐이지 다시 힘들어질거고 자긴 견디기 힘들다고 헤어지자고 하더라.
자긴 아직 어리고 하고싶은거도 많아서 결혼 몇 년 안에하고 싶지도 않대.
더이상 얼굴보기도 싫고 한국 오지말래. 오더라도 자기한텐 연락하지 말래.
그래서 물었어.
원래 하려고 했던 데이트 안해도 되니까 얼굴보고 얘기 한 번 하자는 나한테 화가 난 이유가 뭔지
언제부터 식었고 식게 된 계기가 뭐냐고 물었더니
오빠한텐 계기 이유 근거 그런게 중요하겠지만 그냥 자기 감정이 그렇대.
최근 반년동안 싸우지도, 어떤 갈등이 있지도 않았거든.
그래서 왜 마음이 식어갈 때 진작 말 안했냐,
내가 뭐라도 해서 너의 마음을 붙잡아줄 수 있는데
왜 나한테 한 마디도 안하고 혼자 삭히고 있다가 갑자기 이러냐니까
자기 그만 놔달라고 하더라. 너무 힘들다고.
그냥 연애가 장거리연애로 바뀌면서 얘기했거든.
장거리연애 조금만 버티고 2-3년 후에 결혼하자고.
나는 거기까지 생각하고 매순간 진심으로 사랑하고, 다른여자 눈길도 안주고
한국에 있는 여자친구만, 그친구를 만날 날만 기다리고 살아왔는데
갑자기 헤어지자 그러고 특별한 이유나 계기는 없대.
마음이 식었고 우린 그렇게 잘 맞는거 같지는 않대.
그래서 나 어차피 조만간 한국가니까 얼굴보고 얘기하자, 그정도는 해줄 수 있지 않냐니까
그만 자기 놔달라고 막말을 하더라. 처음이었어 그런건.
난 순수하게 다른생각 1도없이 사랑했을 뿐인데, 얼굴보고 이유라도 듣고 헤어지자는 내 말에 그렇게 막말을 하더라.
그리곤 걔가 날 차단해버렸어.
자동차 엑셀 밟으면 rpm 쭉 올라가고 발 때면 추우욱 내려오잖아.
연애가 그거같았어. 만나면 rpm 미친듯이 쭉 올라갔다가 다시 몸이 멀어지게 되면 추우욱 내려가더라.
힘든연애지만 서로 왔다갔다하며 2년만 버티자였어 나는. 근데 그친구는 많이 지쳤나봐.
감정은 식었지만 적어도 날 싫어하는건 아니니 나는 더 노력해보고 싶어.
이혼했다가 재혼하는 부부도 많은데 우린 그냥 불같이 사랑하다 식은 것일 뿐이니 나는 더 하고싶었어.
난 아직 많이 사랑하니까 그친구가 부족한거 내가 다 채워서라도 조금만 더 롱디하고
무리해서라도 결혼을 앞당겨서 하고 싶었어. 지금도 그런 생각이고.
그친구는 그만하자고 연락 다 끊었는데 내가 어떻게든 연락을 해서 결국 얼굴 보기로 하긴 했다?
근데 내가 아무리 붙잡아도 그친구는 헤어지자고 할거같아.
이유를 물어도 다른 이유는 없겠지. 그냥 식어버린 감정.
나는 헤어짐에 계기가 없는게 너무 힘들거같아.
"정말 사랑했지만 이런게 안맞아서, 싸워서 헤어졌어" 라고 말 할 수도 없는 헤어짐.
안타까워. 롱디가 아니었음 그럴일도 없었을테니까.
내가 옆에 있으면 확실히 사랑 넘치게 해줄 수 있으니까.
지난 반년간 내가 한국을 못 갔어.근데 앞으론 되게 자주 갈 수 있단 말이야.
그래서 난 사랑을 다시 회복할 자신이 있고 마지막으로 너가 기회를 주면 나는 확신을 주겠다 했지만
그친구는 나한테 시도할 기회를 주고싶지 않나봐.
다들 그냥 이렇게 헤어지기도 하나? 나는 왜 받아들여지지가 않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