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혐오하던 사람들의 행동을 내가 해버렸다
어제 오후에 회사에서 보낸 명절 선물이 전에 살던 집 주소로 가게됨 지금 사는 곳 하고는 걸어서 2~30분 거리
집주인이 회사에 연락했길래 전에 살던 사람이라고 얘기하고 택배 경비실로 내려주실 수 있겠냐 부탁함
어제 저녁에 회식이 있기도 했고 냉동제품이라 늦더라도 당일날 찾아가야해서 부탁하니 흔쾌히 들어줌
회식 마치고 경비실로 찾아간게 11시 반쯤인데 문 앞에 순찰중 푯말이랑 경비원 전화번호가 적혀있더라고
근데 몇번을 전화해도 안받으니까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는 생각에 잠겨있는 경비실 문을 막 흔들면서 울부짖었음
근데 갑자기 안에서 '누구요! 누구요!' 하는 소리가 들리더라 경비아저씨가 자다가 일어난것 같아 보였음
그래서 세대에서 맡기고 간 택배 주인이니 문좀 열어달라고 하니까 왜 일찍 안오고 이제서야 찾으러 오냐고 화를 내는겨
나도 어이가 없어서 야간 경비면 시간에 상관 없이 이런 업무 처리해 줘야 하는거 아니냐, 24시간 경비 업무 안끊기게 하려고 야간 경비가 있는거 아니냐 따졌지
그랬더니 아니다, 지금은 자는 시간이다 그러더라 그럼 문에 전화번호는 왜 적어놨냐? 비상시에 대비해서 적어놨다. 지금 전화 4번정도 했는데 그럼 왜 못받았냐
하니까 반박은 못하고 문을 막 닫으려고 하더라. 여기서 열이 확 받아서 문 열어제끼고 같은내용으로 계속 언쟁이 오고갔는데
그 과정에서 흥분을 주체못하고 경비아저씨한테 개소리 하지 마세요, 지랄 하지 마시구요 라고 소리쳤음
경비아저씨도 충격받았는지 한숨 푹 쉬고 싸인 하고 가져가라고 함. 나도 그제서야 아차 싶어서 목소리 누그러뜨리고 죄송하다고 몇 번 얘기 한 다음 나왔는데
집까지 걸어가면서 돌이켜보니 마음이 굉장히 안좋더라
별것도 아닌 일에 흥분해서 나보다 나이도 훨씬 많은 사람한테 못할 말 했다고 생각하니 겨우 이게 내 수준인건가 싶고
또 술 안먹었으면 좋게 좋게 웃으면서 받아왔을텐데 라고 생각하니 술먹고 난 지금이 내 본성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평소에 경비원이나 공무원한테 막말하고 하대하는 사람들 질색했는데 똑같이 행동한 내 자신이 부끄럽고 그렇더라고
혹시 경비원이 젊고 피지컬이 좋았어도 이렇게 막 대했을까 라는 질문에 선뜻 대답이 안나오니 자괴감도 들고
암튼 평소에 스스로 평가한 내 인간성보다 실제가 더 낮다는걸 알고 나니 내가 너무 작아진 느낌이 들어 몇자 끄적여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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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이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