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상해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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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06 20:28
일 짤린지 일주일이다
부모님한테 털어놓고 같이 술 한잔하고 왔다
잘 끝나고 와이프 맛있는거 사주라고 11만1천원 주시더라
고맙게 받고 왔는데 주머니에서 떨어뜨렸나봐
와이프 맛있는거 사줄 생각에 들떠서 왔는데 그걸 떨어뜨렸다
20분동안 울면서 찾았는데 없었어
난 진짜 되는게 아무것도 없나보다
단순히 돈을 잃어버려서가 아니라
부모님이 기죽지 말라고 주신 돈
와이프한테 맛있는거 사줄 돈이라서
없어진거 아니까 눈물부터 나더라
진짜 인생 좆같다
부모님한테 털어놓고 같이 술 한잔하고 왔다
잘 끝나고 와이프 맛있는거 사주라고 11만1천원 주시더라
고맙게 받고 왔는데 주머니에서 떨어뜨렸나봐
와이프 맛있는거 사줄 생각에 들떠서 왔는데 그걸 떨어뜨렸다
20분동안 울면서 찾았는데 없었어
난 진짜 되는게 아무것도 없나보다
단순히 돈을 잃어버려서가 아니라
부모님이 기죽지 말라고 주신 돈
와이프한테 맛있는거 사줄 돈이라서
없어진거 아니까 눈물부터 나더라
진짜 인생 좆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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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다녀와서 정신에 무슨 바람이 들었는가 돈벌어보겠다고 친구들이랑 식당 창업한 적이 있다
꿈에 부풀던 건 딱 세 달 가더라.
웃는 날보다 화장실 들어가서 물틀어놓고 우는 날이 더 많았고 온갖 일이란 일은 다 겪고
결국 쫄딱 망하고 돈보다도 소중한 줄 알았던 친구 두 놈이랑 죽을 때까지 얼굴도 못 볼 사이가 됐다
날린 돈보다, 생겨난 빚보다 더 힘든 게 원망도 않고 날 불쌍하게 보는 가족들 눈이었음
여전히 철없던 나는 정신 차려보겠다는 핑계로 부산 여행에 다녀오겠다고 했었다
평생 데면데면 지내던, 결혼 준비중이고 잠시 집에 내려와있던 누나가 그날 새벽에 길을 나서는 날 붙잡고
백만원을 넣은 봉투를 주더라.
별 말도 않고, 교통비 하라면서..
눈물날 것도 같고, 고맙기도 한 뒤죽박죽인 마음으로 그 돈으로 버스타기 전에 편의점서 맥주를 몇 캔 까구 부산행 버스를 탔고,
버스에서 내려서 부산에 사는 친구한테 전화하려고 가방에 든 핸드폰을 꺼내다가 알아차렸다.
그 봉투를 편의점 야외 테이블에 놓고 온 걸....
그 길로 다시 올라가는 버스 잡아타고 있을 거야, 대한민국은 아직 살만할 거야 하면서 주먹이 하얘질 때까지 눈물을 집어삼키고
마침내 텅 빈 그 야외 테이블을 두 눈으로 확인하고 나서야 다리에 힘이 풀리고 눈물이 줄줄 나더라
차마 누나한테는 그 돈을 받은지 한 시간도 안 돼서 잃어버렸노라 말할 수가 없더라
그래서 원래 부산서 만나려던 친구에게 부탁해 부산 여기저기 사진과 맛난 음식들을 받아 누나한테 보내줬다. 이렇게 맛있게 먹고 좋은 거 구경하면서 참 힘이 많이 되었다고..
참 생각해보면 등신도 그런 등신이 없지. 일이만원 하는 돈도 아니고 그 큰돈을..
근데 나는 그 원동력으로, 진짜 쓰지도 못해본 백만원으로 지금까지 살게 됐다.
그 어떤 부산의 맛집보다, 휘황찬란한 구경거리보다 내 삶을 다시 돌아가게 해준 연료가 됐음.
너도 마찬가지일거야.. 오늘의 속상함이, 오늘 흘린 눈물이 진짜 11만 천원만큼, 111만원만큼 더 맛있는 음식을 아내에게 사 주고야 말겠다는 힘이 될 거야
오늘도 캔맥 한캔 먹고 배긁으면서 개집보다가 옛날 추억이 새록새록 피어서 주절주절 댓글 달아봤음... 옛날 생각나게 해줘서 고맙고 꼭 좋은 일만 있음 좋겠다.. 아침에 누나한테 전화한통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