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익명글 썼던 사람인데..
ZB7Xt9P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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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0 12:44
예전에 남자친구가 백혈병에 걸렸다고 글 썼던 사람입니다.
호주에서 만나서 둘이 어느정도 교제 후 결혼하자 이야기도 했었고 2년정도 만났어요. 그러다 어느날부터 몸에 멍이나 반점이 생기다라고요. 여기 사람들 얘기는 폐렴증세같다고 가정병원에서 피검사를 했는데 의사가 이상하다고 해서 큰병원으로 가서 다시 검사를 하고 바로 한국으로 보냈고 골수성 백혈병으로 판정되었습니다. 남자친구는 영어를 잘 못하는 편이고 당황해서 어버버 거렸지만 의사 말로는 혈뇨가 없어서 내장출혈은 없지만 입원을 권했습니다. 비행기 타는게 위험하다고 해서 병원책임은 없다는 서류에 제가 사인을 하고 그날밤 티켓을 사서 보냈어요. 호주는 하루 입원비나 치료비가 엄청나서 유학생신분으로 감당할 수가 없었거든요. 그 병원은 공립도 아니라 하루입원에 6천불정도 들어갔었어요. 피검사하고 혈색소와 혈소판 수혈에 백만원 들어갔습니다.
저도 한국도 한번 들어갔었는데 한국 의사 소견으로는 암세포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발견했고 비교적 고치기 쉬운 편의 백혈병이고 나이가 젊어서 시간은 걸려도 고칠수 있다고 했었습니다. 그때도 겉보기에는 괜찮았고 거짓말 같다고 서로 웃었었어요.
그동안 골수 이식은 두번했고, 두번 다 실패했습니다. 암이 재발이 된게 아니라 피가 생성되지 않았어요. 초반에는 일주일에 한번 수혈하던게 최근에는 매일 수혈하게 되었고 소화기가 약해져서 밥은 커녕 죽도 먹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요 며칠간 연락이 뜸했었는데 갑자기 오늘 사망했다는 소식을 받았어요. 저도 졸업학기라 바빴고 가끔 약을 먹고 그냥 오랫동안 낮잠을 자기도 해서 그러고 있는건가 했었어요.
여행사에 연락했지만 비행기표가 없다네요. 호주에서 한국인 입국금지때문에.. 다른 티켓으로 동남아를 돌아서 들어가도 다시 돌아오는 방법이 없어서 여름까지는 기다려야 할거라고.. 제가 학교가 6월에 끝나요. 두달 정도 남았는데 졸업학기라 학기 끝나면 졸업식도 안보고 바로 간다고 했고 그쪽도 그때는 나아서 병원에서 나와있겠다고 농담 했었는데..
마음속에 슬픔보다는 가지 않았고 갈 수 없는 죄책감이 큽니다. 말로 이 무게를 보여줄 수가 없네요.
누구에게 너는 건강해라 잘해라 이런말 하려고 쓰는건 아니고 제 사정을 아는 사람도 없어서 아무한테도 말할 수 없어 힘들어서 얘기해봅니다..
호주에서 만나서 둘이 어느정도 교제 후 결혼하자 이야기도 했었고 2년정도 만났어요. 그러다 어느날부터 몸에 멍이나 반점이 생기다라고요. 여기 사람들 얘기는 폐렴증세같다고 가정병원에서 피검사를 했는데 의사가 이상하다고 해서 큰병원으로 가서 다시 검사를 하고 바로 한국으로 보냈고 골수성 백혈병으로 판정되었습니다. 남자친구는 영어를 잘 못하는 편이고 당황해서 어버버 거렸지만 의사 말로는 혈뇨가 없어서 내장출혈은 없지만 입원을 권했습니다. 비행기 타는게 위험하다고 해서 병원책임은 없다는 서류에 제가 사인을 하고 그날밤 티켓을 사서 보냈어요. 호주는 하루 입원비나 치료비가 엄청나서 유학생신분으로 감당할 수가 없었거든요. 그 병원은 공립도 아니라 하루입원에 6천불정도 들어갔었어요. 피검사하고 혈색소와 혈소판 수혈에 백만원 들어갔습니다.
저도 한국도 한번 들어갔었는데 한국 의사 소견으로는 암세포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발견했고 비교적 고치기 쉬운 편의 백혈병이고 나이가 젊어서 시간은 걸려도 고칠수 있다고 했었습니다. 그때도 겉보기에는 괜찮았고 거짓말 같다고 서로 웃었었어요.
그동안 골수 이식은 두번했고, 두번 다 실패했습니다. 암이 재발이 된게 아니라 피가 생성되지 않았어요. 초반에는 일주일에 한번 수혈하던게 최근에는 매일 수혈하게 되었고 소화기가 약해져서 밥은 커녕 죽도 먹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요 며칠간 연락이 뜸했었는데 갑자기 오늘 사망했다는 소식을 받았어요. 저도 졸업학기라 바빴고 가끔 약을 먹고 그냥 오랫동안 낮잠을 자기도 해서 그러고 있는건가 했었어요.
여행사에 연락했지만 비행기표가 없다네요. 호주에서 한국인 입국금지때문에.. 다른 티켓으로 동남아를 돌아서 들어가도 다시 돌아오는 방법이 없어서 여름까지는 기다려야 할거라고.. 제가 학교가 6월에 끝나요. 두달 정도 남았는데 졸업학기라 학기 끝나면 졸업식도 안보고 바로 간다고 했고 그쪽도 그때는 나아서 병원에서 나와있겠다고 농담 했었는데..
마음속에 슬픔보다는 가지 않았고 갈 수 없는 죄책감이 큽니다. 말로 이 무게를 보여줄 수가 없네요.
누구에게 너는 건강해라 잘해라 이런말 하려고 쓰는건 아니고 제 사정을 아는 사람도 없어서 아무한테도 말할 수 없어 힘들어서 얘기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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