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딩때 썰 푼다 (긴글 주의)
밑에 우연히 마주쳤으면 좋겠는 사람 글 보니까 갑자기 초딩 중딩때 친구들이 그리워졌다
특히 어떤 여자애가 제일 먼저 떠오르는데 지금 생각해도 그 때의 내 행동이 너무 아쉽다...
일단, 난 초딩때 은근히 인기가 많았다
막 잘생긴건 아닌데 나름 준수하고 운동을 잘해서 운동회든 뭐든 항상 반 대표로 출전했었고
공부도 잘해서 선생님들이 많이 이뻐하셨었다(1%의 과장도 없이 진실임)
근데 문제는 내가 부끄러움이 많아서 여자애들이랑 말을 한마디도 못하고 오직 남자애들하고만 놀았다는 거다
그러던와중에 어떤 여자애가 나한테 고백을 하더라
근데 그때 난 다른 여자애를 좋아하고 있었고 여자랑 말섞는걸 극도로 부끄러워했기 때문에 얼굴도 제대로 못쳐다보고 거의 쌩까다시피 도망쳐버렸다
그때 그 아이는 엄청난 충격과 상처를 받았겠지
그러다가 중학교때 그 친구와 같은 반이 되었는데 나를 좋아했던 아이가 맞나 싶을 정도로 아무렇지 않게 나를 대하더라
아마 그때 그 사건 때문에 나에대한 호감도가 싹 사라진걸수도 있겠지
그렇게 그냥 지내다가 어느날 소풍을 갔는데 그 친구가 옷을 되게 성숙하게 입고 왔었어
맨날 후줄근한 교복만 보다가 성인여성처럼 예쁘게 꾸미고 온 모습을 보니까 갑자기 달라보이더라
솔직히 말하면 그때 반했어
고백을 하고 싶었는데 과거에 내가 매몰차게 쌩깐 경험도 있고, 걔가 더이상 날 좋아하지 않는다고 여겨지는 상황에서
도저히 고백을 할 수가 없더라
그냥 그렇게 흐지부지 시간이 흘러서 중딩 졸업 이후로 연락이 끊겼는데 갑자기 그 친구가 다시 보고싶어졌다
만약 그때 내가 용기를 내서 고백을 했었다면 결과가 어떻게 달라졌을지,
그 친구가 날 계속 좋아하고 있었는데 티를 안냈던건지
오랜만에 만나서 술 한잔하면서 물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