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아싸(조금 긴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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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20 09:19
믿기 힘들겠지만 난 예전엔 인싸였다. 항상 그렇진 않았지만 내 주변으로 사람이 모였었다. 하지만 하던 일들이 모두 엎어지고 도미노처럼 꼬이기 시작하면서 절망에 빠졌다. 실패한 내 모습에 사람들이 비웃고 경멸할 것 같아서 밖으로 나가지도 않고 사람들과 연락도 잘 안 하게 됐다. 처음엔 모두 날 걱정해줬지만, 시간이 지나니 가장 친하다고 여기던 사람들마저 연락이 끊겼다.
난 점점 이상해졌다. 피해의식에 젖었다고 해야할까, sns에 날 빼고 모인 송년회 사진을 보란듯이 올리며 조롱하는 것만 같았다. 이후로도 내 메신저는 상당기간 잠잠했고, 외로움에 몸부림치면서도 사람들과 만나지는 않았다. 그래도 먹고는 살아야했으니 아무 직장이나 골라서 들어갔지만, 최초 입사일에 인사 나눈 것을 제외하고는, 하루종일 복사에 세절 등 잡무만 하며, 반년을 누구와의 접점 하나 없이 지냈다. '네, 알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도와드릴까요' 말은 잘 하는걸 보면 소심해졌다기보단, '난 원래 이러고 있을 사람이 아닌데'라는 쓰잘데기없는 알량한 자존심 탓에 스스로 거리를 두고있던 탓일 거라고 생각한다.
어느날, 직원들이 자주 이용하는 백반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직장 내 넘버원 인싸가 내 국그릇을 엎었다. 물론 실수로 엎었겠지만, 혼잡하고 비좁은 식당 안에서 엎어진 순두부찌개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는 정도였다. 내 옷만 버렸으면 상관 없었겠는데 근처 자리에 있던 사람들의 바짓단이며 의자에 걸어둔 옷가지에 튀었다. 넘버원 인싸는 내게 연신 사과하며 자신의 국그릇을 내어주고 휴지를 갖다주며 뒷수습에 애를 썼다. 그 때 주변 사람들이 수군거리며, '짜증나게 이게 뭐냐, 이따 외근 나가야되는데, 하필 순두부찌개를 엎냐' 등등 비난의 화살이 내게 박혔다. 나도 피해자인데 내 국그릇이 엎어졌으니 내 잘못이라 생각한걸까? 당연히 잘못은 아싸인 내가 했고 마음착한 인싸가 도와주는 거라고 생각한걸까? 어느쪽이든 억울하고 서러웠다.
그 마음착한 인싸는 세탁비와 여벌 옷까지 챙겨주고 해명도 하며 마음써줬는데, 사람들은 이미 날 소심한데 속내가 아주 시커먼 이기주의자로 낙인찍었다. 나에 대한 날 선 태도같은 적대감이 익숙지 않았던 난 한달 후 퇴사했다. 그리고.
지금 개집을 하고있다.
난 점점 이상해졌다. 피해의식에 젖었다고 해야할까, sns에 날 빼고 모인 송년회 사진을 보란듯이 올리며 조롱하는 것만 같았다. 이후로도 내 메신저는 상당기간 잠잠했고, 외로움에 몸부림치면서도 사람들과 만나지는 않았다. 그래도 먹고는 살아야했으니 아무 직장이나 골라서 들어갔지만, 최초 입사일에 인사 나눈 것을 제외하고는, 하루종일 복사에 세절 등 잡무만 하며, 반년을 누구와의 접점 하나 없이 지냈다. '네, 알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도와드릴까요' 말은 잘 하는걸 보면 소심해졌다기보단, '난 원래 이러고 있을 사람이 아닌데'라는 쓰잘데기없는 알량한 자존심 탓에 스스로 거리를 두고있던 탓일 거라고 생각한다.
어느날, 직원들이 자주 이용하는 백반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직장 내 넘버원 인싸가 내 국그릇을 엎었다. 물론 실수로 엎었겠지만, 혼잡하고 비좁은 식당 안에서 엎어진 순두부찌개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는 정도였다. 내 옷만 버렸으면 상관 없었겠는데 근처 자리에 있던 사람들의 바짓단이며 의자에 걸어둔 옷가지에 튀었다. 넘버원 인싸는 내게 연신 사과하며 자신의 국그릇을 내어주고 휴지를 갖다주며 뒷수습에 애를 썼다. 그 때 주변 사람들이 수군거리며, '짜증나게 이게 뭐냐, 이따 외근 나가야되는데, 하필 순두부찌개를 엎냐' 등등 비난의 화살이 내게 박혔다. 나도 피해자인데 내 국그릇이 엎어졌으니 내 잘못이라 생각한걸까? 당연히 잘못은 아싸인 내가 했고 마음착한 인싸가 도와주는 거라고 생각한걸까? 어느쪽이든 억울하고 서러웠다.
그 마음착한 인싸는 세탁비와 여벌 옷까지 챙겨주고 해명도 하며 마음써줬는데, 사람들은 이미 날 소심한데 속내가 아주 시커먼 이기주의자로 낙인찍었다. 나에 대한 날 선 태도같은 적대감이 익숙지 않았던 난 한달 후 퇴사했다. 그리고.
지금 개집을 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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