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지독히도 싫어했던 한 아이 4.txt
깨찝
한 5분정도? 잔줄 알았는데 전화가 따르르르르 따르르르릉 하면서 졸라 오더라 그래서 받았더니 아저씨가 12시라고 방빼라고 함.. 그래서 어 시발 벌써 12시야? 하면서 아저씨한테
"아니 아저씨 저희가 아침 여섯시에 왔는데 뭔 12시에 방을 빼요.." 하니깐 그런거 없다고 우리 청소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나가라고 함
그래서 "알았어요.." 하고 얘 보니깐 발라당 뻗어서 자고있음ㅋㅋ 내가 "ㅇㅇ아.. 인나봐.." 하니깐 마치 기다렸다는듯이 벌떡! 인나더니 제일 먼저 한다는 소리가 "몇시예요?" 이지랄 ㅋㅋ
그래서 "12시래.." 하니깐 벌떡 일어나더니 지 브라랑 팬티만 입고있는거 쪽팔렸는지 재빨리 주섬주섬 바지 줏어입고 "오빠 제옷 어딨어요..?" 하고 물어봄..
그래서 "화장실에 내가 토묻은데 물로 닦아놨어 말랐을라나 모르겠다" 하니깐 가서 찾아입더라
그리고 나한테 "오빠 어제는 미안해요.. 제가 원래 술 마시면 좀 주사가 심한데.. 혹시 제가 이상한 짓 안했죠..?" 하더라 (괜히 성추행했다느니 개드립 할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지가 뭔짓했는지 기억하는듯 하더라ㅎㅎ)
속으로 '했지 개년아 아오.. 내 생애 역대 최악의 개를 봤다..' 하면서도 겉으론 그냥 "응.. 별일 없었어.." 하면서 안심시킴..
그리고 모텔 나와서 그냥 바로 헤어졌음.. (아 시발 생각해보니 돈도 내가냈음 시발.. 여기 선불이라 후불이었으면 얘한테 내라고 했을텐데..)
집에 가자마자 뻗어서 또 바로 자고 5시쯤에 인나서 씻지도 않고 바로 나갔다. 나가서 일 하는데 이날 하루종일 헤롱헤롱대고 맥아리가 없더라. 근데 이날 얘가 안나온거야..
그래서 주방 이모한테 얘 안왔냐고 물어보니깐 전화도 안된다고 그러더라 그래서 속으로 '아 시발.. 얘가 어제 일 기억하고 쪽팔려서 안나오나?' 하고 내가 너무 심했나 하는 생각도 들었음...
끝날때가지 안나오길래 그.. 사장 노트에 우리 신상명세같은거 적어놓은거 있었거든.. 거기서 얘 주소보고 내일 찾아가기로 결심함..
다음날 1시쯤에 인나서 대충 밥 차려먹고 사과하려고 얘네집으로 갔다 술집 그 근방에 살더라(구리라고는 왜한건지 아직도 미스테리ㅋㅋ)
그 전날엔.. 아까 말했지만 전날 눈이 되게 많이 와서 바깥이 온통하얬었어.. 주소에 있는대로 골목골목으로 들어가서 겨우 찾아가 봤더니 집이 다세대빌라같은거더라.. 그 원룸들 잔뜩 있는거 있잖아..
2층 복도에 올라가는데 마침 얘가 밖에서 쭈구려 앉아서 쓰레기같은거 막 정리하고 있더라ㅋㅋ
그래서 "ㅇㅇ아" 하니깐 나 보고 놀라서 토끼눈 뜨고 "어.. ㅇㅇ오빠..?"
그래서 내가 "어제 왜 안왔어.." 하니깐 술을 너무 많이 마셨나 머리가 아파서 못나갔다고 하더라 사장한테는 전화했다고 함.. 그래서 걱정 많이했다고 무슨 일 있는건 아니지? 하니깐 아무일도 없다고 함..
그리고서 졸라 서로 어색하고 벌쭘해서 가만 있다가 내가 "여기가 니네집이야?" 하니깐 "저 혼자살아요.. 자취한지 꽤 됐어요.." 하더라
그래서 "음.. 와 힘들겠다.." 하니깐 혼자가 더 편하다고 인생은 원래 혼자사는 거라고 졸라 애늙은이같이 말함.
차마 여자 혼자 사는 집에 들어가보지는 못하고 이따 꼭 오라는 소리만 하고 집에갔다.. 집에 가는데 뭔가.. 눈 와서 하얀 풍경에 얘 쭈구려 앉아서 쓰레기 정리하는 모습이랑 뭐 이런것들 어울려서.. 뭔가 졸라 애잔하고.. 괜히 불쌍하고 안쓰러워보이더라.. 마음이 조금 찌릿한 그런거 있잖아..
그당시엔 이런 생각이 왜 드는지 몰랐었어..
그리고 그날은 애가 나왔다.. 왠지 그날부터 얘 마음이 조금은 풀렸나 인사할때 쌩긋 웃으면서 하고 말도 걸고 하더라.. 아직 좀 어색함이 많긴 했는데 그 전에 나 보고 벌레보듯 쳐다본거에 비교하면 뭐.. 더이상 바랄게 없었음..
음... 그리고 일주정도 지났나? 일요일에 사장 아들 결혼한다고 사장이 꼭 오라고 하더라.. 지 아들 친구 별로 없으니깐 친구인척 사진도 찍어주고 하라대ㅋㅋ
아 시발 우리한테 딱히 잘해준건 없지만 사장이 오라는데 안갈 수도 없고 대전에서 한다는데 졸 짱나더라.. 그리고 씨바 더짜증나는게 그날 연말이라고 술집 문 닫지도 않음ㅋㅋ 완전 개 노예처럼 부리더라
결혼식을 한겨울에 한다는것도 웃기고 알바생들 초청하는데 그날 가게문 안닫는것도 웃기고 아 졸라 이상한 사람이었어.. 그래서 아 피곤해서 갈수가 없다고 그러니깐 토요일에 새벽 2시에 끝낸다고 하더라.. 돈은 4시까지 하는걸로 주고..
그래서 별수없이 네... 하는데 갑자기 그 토끼닮았다는 애가
"어.. 사장님 저 일요일엔 교회가는데여?" 하더라ㅋㅋ
졸라 그때 진짜 육성으로 풉! 하고 터졌어 시발ㅋㅋㅋㅋㅋ 졸라 어울리지도 않게 시발 교회를 간대 시발ㅋㅋㅋㅋㅋ 사장도 어이가 없는지 알았다고 그러고.. 이모 두명도 한명은 베트남여잔데 원래 한국말 졸라 잘하거든 거의 네이티브 수준으로ㅋㅋ
근데 괜히 막 못알아들은척 겨.. 겨로온..? 겨로온? 막 이러면서 졸라 개연기하고ㅋㅋㅋ 다른 이모는 온다고 해놓고 그날 결국 안오더라ㅋㅋ 사장 평소행실 보이지?ㅋㅋ
시발 순진한 놈들만 엮이는거지 뭐.. 그날 오랜만에 정장입고 버스타는 곳으로 딱 가니깐 버스는 큰데 비해 사람은 개없었는데 ㅇㅇ이가 그.. 무슨색이라고 하지 살구색? 연베이지색? 그런.. 여자들 정장색깔 있잖아 그거 입고 화장도 하고 나름 꾸미고 나왔는데 졸라 상큼하고 이쁘더라...
얘 진짜 화장한거 처음본듯.. 내가 우리 항상 다같이 모여서 밥먹거나 할때 그 토끼닮은 애한테 "야 ㅇㅇ이가 꾸미면 니보다 이쁠걸" 하면서 졸라 일부러 똥꼬빨고 했었거든 좀 친해지려고.. 근데 진짜 꾸미니깐 이렇게 이쁠줄 몰랐다.. 원래 본판 자체는 이쁘장한 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화장 안하고 옷 병신같이 입으니깐 몰랐었거든..
아무튼 얘한테 "오~ 오늘 이쁘다~?" 하니깐 "ㅎㅎ 오빠도 멋있네요.." 하면서 서로 맞딸쳐주고 버스에 탑승했음.. 이때 살짝 고민했다. 얘 옆에 앉아야 되나 아니면 따로 앉아야되나..
같이 앉으면 어색할거같고.. 근데 또 따로 앉아버리면 얘가 기분나쁘게 생각하면 어쩌지.. 생각도 들고.. 내가 먼저 들어가 앉아버릴까? 했는데 얘가 앞에있어서 그 상황에서 추월하는것도 웃기고ㅋㅋ
그래서 얘가 앉아서 핸드백 지 무릎에 올리면 옆에 앉고 옆자리에 두면 따로 앉으려고 했는데 무릎에 올리더라.. 그래서 옆에 앉았음
뭐 딱히 서로 할말이 없어서 그냥 앉아서 가고 있는데 얘가 이것저것 말 걸더라 별 쓸데없는 말이었는데 "오늘 일 갈꺼예요?" 이런거ㅋㅋ 내가 걍 "어.. 니는?" 하면 지도 "네.. 저도요.." 하면서 졸라 개어색ㅋㅋ
몇개 그런거 얘기 핑퐁게임처럼 하다가 할말 금방 떨어져서 눈감고 자면서 가고있는데 중간에 휴게소에서 내리더라 내가 "화장실 안가?" 하니깐 "네.." 해서 그냥 나 혼자 나왔어 나오면서 "뭐 먹고싶은거 없어? 오빠가 사올까?" 하니깐 없다고함..
그래서 나가서 오줌싸고 내꺼 캔커피 하나만 사오려다가 그건 좀 아닌거같아서 얘꺼는 삼다수 하나 사서 갔음.. 근데 이게 탁월한 선택이었음ㅎㅎ 내가 삼다수 건내니깐 "오.. 오빠 고마워요 목말랐는데.." 하면서 물 그거 꿀꺽꿀꺽 다마시더라ㅋ
도착해서 거기서 결혼식 보고 사진찍어주고 부페먹고 하루종일 얘랑 단둘이 다녔음.. 외지에서 서로 믿을사람이 하나밖에 없으니깐 졸라 의지되더라ㅎㅎ 이때 개친해졌음 진짜..
이제는 어색하지도 않고 내가 골라온 음식들 맛있는거 얘한테 "오 이거 맛있다.." 하면서 얘 접시에 놔주고 얘도 이것좀 먹어보라고 내 접시에 놔주고 서로 연인같이 막 그렇게 했어..
내가 중간에 "야 이러니깐 우리 커플같다ㅎㅎ" 하니깐 애도 호호 해가면서 웃고 분위기 졸라 좋았어.. 얘가 또 그렇게 꾸미고 이쁘게 하고 오니깐 괜히 설레고 잘해주고 싶기도 했음ㅎㅎ
밥 먹고 차 출발한다고 해서 재빨리 버스에 올라타서 이제 돌아오는데 밥을 많이먹어서 그런가 엄청 졸립더라.. 차 타자마자 바로 눈감고 자는데 얘도 피곤한지 자더라..
그리고서 한참 30분정도 지났나?? 뭔가 어깨에 감촉이 느껴져서 보니깐 애가 내 어깨에 기대서 자고있더라.. 어깨에 살짝 기댄것도 아니고 머리를 아예 얹고서 자대...
뭔가 이상하게 가슴이 두근거렸어.. 이런거 따위에 로맨스 느낄정도로 감성적인 성격은 아닌데 그날은 이상하게 두근거렸던걸로 기억해..
한 10분정도 그렇게 가다가 내가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갑자기 내 자켓 벗어가지고 얘 덮어주고 한손으로 얘 어깨 감싸고 나한테 기대게 했다..
그러니깐 애가 나 보면서 "오빠..." 하는데 내가 "응? 자.." 하니깐 그냥 나한테 완전 기대서 자더라..
아 뭔가 기분 존나 좋았어..
올때는 휴게소 안들리고 바로왔어... 거의 한 3시간동안 그러고 오는데 자세 좀 불편해서 뻐근하긴 했는데 기분 좋아서 불편한건 안느껴졌음..
다 도착해서 내가 "ㅇㅇ야.. 다 왔어 내려야지.." 하니깐 "으응~~.. 몇시양.." 하면서 잠 덜깬 목소리 내는데 반말 하니깐 또 기분 좋고.. 이런 시발 별 조또아닌건데도 이상하게 졸라 로맨틱하더라ㅋㅋ 얘가 이상하게 이런 능력이 있었던거같애 별것도 아닌데 괜히 내 가슴이 설레고 찡하고 그랬던걸로 기억함..
내가 응 5시.. 하니깐 "응~ 그럼 바로 가야겠네.." 해서 "아.. 그러네.." 하고 내려서 얘랑 바로 술집으로 갔다. 원래는 집에 잠깐 들려서 옷갈아입고 가려고 했는데 이날은 그냥 얘 말에 따르고 싶었어. 그래서 그냥 술집으로 갔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