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어렸을때 엄마한테 맞은 기억이 떠올라서 가슴이 터질것 같이 답답한데 어쩌지
우리엄마가 나쁜사람은 아니었다고 생각함
사랑을 넘치게 주셨음
근데 어머니 건강에 이상이 생긴 후부터 자주 신경질 내시고 날 때리셨는데
그때 기억이 나이 먹을만큼 먹었는데도 잊혀지지 않음
건강에 이상이 생긴 후부터 어머니는 항상 급하셨음
여유가 사라지시고 항상 날 다그치셨음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어머니가 원하는대로 방향으로 행동하지 않으면 결국 때리거나 욕을 하셨음
몇가지 기억나는것을 적어보자면
어느날 내가 몸이 너무 아팠음 어머니는 나한테 병원에 가라고 하셨고
난 병원까지 가는 것 조차 힘들어서 그냥 버티겠다고 가기 싫다고 투정부렸음
그랬더니 어머니께서 화가나셨는지 구두힐로 내 머리를 내리치셨음
만화 짱구가 꿀밤 맞을때 나오는 혹 처럼 머리가 부풀어 올랐고 결국 질질짜면서 혼자 병원에 갔음
옛날에 초등학교에 알림장이란게 있어서 필요한 준비물을 적게 했는데 어머니께서 이것에 꽤나 집착하심
어느날 이게 너무 쓰기 귀찮아서 외워서 어머니께 말했는데 이 행동이 화가나셨는지 날 때리셨음
어머니는 내가 학교생활에 얼마나 충실했는지를 내 공책필기를 보고 평가하셨음
어느날 어느 선생님이 필기보단 머리로 이해하는게 중요하다며 칠판 수업을 안하심
내 공책검사를 하시던 어머니께서 이걸 발견하시고 왜 수업시간에 놀았냐며 날 때리심
난 계속 선생님이 필요없다 하셨다고 했지만 어머니는 안 믿으셨음
결국 몇시간 동안 두들겨 맞은 후에야 우리반 2등한테 전화해서 (내가 1등이었음..) 사실확인 하시곤 사과도없이 방에 들어가심
친구 엄마중에 출판사에서 책을 파는 분이 계셨는데
어머니께서 이 사람한테 당시 백만원 이상의 금액을 주고 100권이 넘는 문학전집을 사심
이날 이후부터 난 일체 만화책이나 내가 읽고 싶은 책을 고를 수 없었음 만화책 읽을 수 있는 날은 시험 1등한 날 뿐이었음...
문학전집은 대부분 원어체(?)로 되어있어서 어른들도 이해하기 힘들었는데
컴퓨터 1시간을 하려면 무조건 2~3시간 이상을 이 내용도 알 수없는 책들을 사서삼경읽듯이 읊어야 했음
그리고 시험은 무조건 평균97점 이상이어야 했음... 평균 98정도 맞아야 노력을 인정받을 수 있었음
어느날 시험이 끝나서 집에서 자고 있었는데 엄마가 문을 벌컥열더니 나한테 침을 뱉으시곤 96점을 어디 성적이라 받아왔냐고
어디가서 자랑도 못한다고 날 때리셨음
친구들은 내 성적이 좋으니 내가 똑똑하다 생각했지만 내 생각에 난 좀 우둔했음
다만 어머니의 스파르타식 교육으로 시험을 못 볼 수 없는 상태였을뿐이었음
내가 사춘기에 접어들고 어머니의 건강은 손쓸수 없을 정도로 나빠지심
어머니 병환이 더 심해지시고 더이상 나를 예전처럼 컨트롤할 여력이 없어지셨을때
나도 같이 망가져 버렸음
집안에 돈이 말라 몇년동안 같은 신발만 신을정도였고
매일같이 안방에서는 어머니의 차라리 죽고싶다는 비명소리가 들려왔음
노이로제에 걸려서 큰 소리가 나면 심장이 벌렁벌렁하고 스트레스에 머리를 쥐어뜯어서 탈모가 생겼음
공부는 하는 척만 하고 매일 만화나 소설책으로 현실도피를 했음
결국 내가 21살이 되었을때 어머니께서 돌아가셨음.. 그리고 얼마 후 아버지께서도 폐암판정을 받으시고 돌아가셨음...
난 생계를 위해 알바를 했고 그 외엔 그냥 집에 쳐박혀 있었음.. 친구와도 연락을 끊었음
힘내라고 니가 정신을 차려야 집을 일으켜 세울수 있다고 격려하는 주변의 말들이 나한텐 너무 잔인하게 들렸음
내 인생은 충분히 고통스러웠다고 생각했고 더 이상 무언가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음
그리고 심각한 자괴감에 빠졌음 내가 모자란 놈이라 내가 효자가 아니라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았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했음
몇년 지나서 군대에 가게되었는데 병신같은 새끼들 덕분에 최전방에서 고생도 많이했지만 좋은 사람들을 만나 잘 적응하고 무사히 만기전역했음
이후 알바를 하다가 다행히고 관심이 있는 일이 생겨 대학에 지원했고 꿈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며 살고 있음
많이 아픔도 희석되고 내 나름의 중심도 생겼지만
가끔가다 생각나는 안좋은 기억들때문에 가슴이 터질것 같음
주변사람들은 여자를 만나는게 좋을것 같다고 하는데
씨발 돈없어서 영화 보는것도 헌혈 보상으로 받는 티켓으로 보는 주제에 뭔 연애...
그냥 너무 답답해서 내 인생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음
내가 어머니에 대해 너무 안좋게 쓴거 같아 마음이 아픈데
난 어머니를 원망하지 않음 어머니가 날 상처입힌 만큼 나도 어린 마음에 반항심에 잔인한 말들을 했음
어머니는 날 너무나도 사랑했고 나도 세상에서 어머니가 가장 좋았음
어느날 내가 엄마한테'엄마가 깨물어서 가장 안아픈 손가락이 나지?' 라는 말을 했었는데
너무 슬픈 표정으로 내가 가장 아픈 손가락이라고 하셨음 아직도 그말이 안 잊혀짐
다만 십몇년을 앓아온 병이 어머니의 평점심을 잃게 만들었을 뿐이라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