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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이 너무 낮아지는거 같다(하소연주의)

BHlyqF3H 23 519 1


나이 39살이고 아직 미혼

2년전에 스카웃제의를 받고 연봉 올려서

중소기업에 취직해서 다니는중


입사후 나름대로 열정적이게 회사생활하면서

나름대로 성과도 내고 연봉도 오르고 했는데,


작년서부터 개인적인 악재와 여러가지 일이 겹치게 되었고

이리저리 신경을 쓰다보니 정신이 반쯤 나간거 같다.


일을 해도 뭔가 보람이 없고 주말되서 그냥 쉬고 싶기만 하고

내가 봐도 날이선것처럼 예민해져있다


장난,충고,꾸지람등의 여러가지 감정섞인 말이 나에게 들어왔을때

그냥 웃어 넘기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길만한 일도 부정적이게 여기다보니 

개인적인 자존감도 많이 낮아지는거 같다.

내가 이 회사에서 잘하고 있는지, 과연 내가 지금 인생을 잘 살고 있는건지

복합적인 생각과 망상으로 가득차 있는거 같다


어느정도냐면, 혼자 휴식을 잘 하고 있다가도, 문득 생각이나서

그거에 대해 혼자 곱씹어보고 뭔가 가슴이 답답하기도 하고 두근거리면서 

스트레스를 받는달까..


이런상황을 여자친구나 주변의 친구에게 얘기하고 싶어도

뭔가 나약한 모습과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 혼자서 끙끙대고 있는중이다.


아무래도 익붕이들도 사회생활과 회사생활을 많이 하다 보니, 익명의 힘을 빌려 

여기에 하소연을 하는거 같아


그래서, 내가 현재 이렇게 된 이유에 대해서 생각을 해봤는데, 익붕이들의 소중한 조언이 많이 힘이 될꺼 같아



1. 홀어머니의 건강

   - 내가 결혼을 서두르지 않는 이유중 하나. 어머니를 부양해야 하는데, 작년 어머니가 큰수술을 하시고 다행히 지금은 회복중이셔.

   - 여러가지 상황을 혼자 겪다보니 나름대로 단단해졌다 생각했는데, 나도 모르게 뭔가 지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가끔 들기도 해 


2. 40세가 된다는 압박감?

   - 이룬것이라고는 그저 홀어머니랑 둘이 같이 살 정도의 전세집 하나와 차량 하나(다행히 빚은 아직 없어)

   - 그이상의 이룬게 없다보니, 앞으로 내 인생의 불확실함과 불안함이 와서 뭔가 압박감을 받는 느낌도 들어

   - 앞으로 결혼도 해야할껀데, 여유가 없다는 내 인생에 대한 허탈함?


3. 회사문제(개인적으로는 이게 가장 큰것 같아)

   - 내 자신이 대표에 대한 신뢰가 많이 깨진상태.

   - 1년짜리 프로젝트 완성했으나, 모든결과 다 바꿔야 함

   - 대표의 마인드 = 과정이런거 모르니까 내가 원하는 결과만 가지고 와

   - 회사출근은 1주일에 한번 올까 말까, 회사사정을 잘 모름

   - 상의나 보고를 해도, 기억을 못함. 메일과 카톡으로 남겨놔도 기분에 따라 나중에 딴말과 결국은 책임전가

   - 기분에 따라서는 폭언과 욕설은 기본. 심한 다혈질에 기분파라 무시하는 발언은 기본

   - 내앞에서 다른직원을 그렇게 욕하는데,  남들앞에서는 내욕을 얼마나 하고 다닐까..



모든 직장인들의 고충과 애환이 있겠지만, 하소연 해서 미안해

직장을 옮기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적지 않는 나이에 좋은 직장을 갈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들고

내가 지금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좋을지라는 긍정적인 생각이 도저히 안드는것 같아

그저 하루하루가 아무탈 없이 지나갔으면 좋겠다라는 생각만 들어


쓴소리든 좋은소리든 좋으니 뭔가 힘을 얻고 싶어




 

   


Best Comment

BEST 1 6e6H18wf  
형님, 다른 댓글에서 상담을 받아보시겠다고 하시니 마음이 한결 놓이네여
상담이 모든 것의 해결책은 아닐테니 큰 기대는 하지 않는게 좋으시더라도, 엄청나게 좋아질 거에요
저도 상담이 도움이 됐었지만, 때론 인터넷의 몇글자로 오히려 더 좋은 영향을 받은 적도 있기에,
형님도 혹시 그러실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몇자 남겨봅니다

먼저 형님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형님의 어깨가 진짜 너무 무겁겠다, 는 이야기입니다
형님의 개인적인 일들이 겹치며 형님 스스로를 다스릴 새 없이 달려오다보니,
숨을 고르고 있는 지금도 숨이 차보입니다
다행이 지금이라도 뒤를 돌아볼 수 있음에 다행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지금 잠깐 멈춰도 괜찮으니 숨을 먼저 차분히 골라보자는 생각을 가져보심이 어떨까요

사람에게는 어떤 이유가 있어서 그런 생각이 드는 경우가 있고,
그런 생각이 드니 어떠한 이유를 찾는 경우가 있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예를 들어서 '나는 키 큰 사람이 싫어서 저 사람이 싫어' 라는 어찌보면 지극히 당연한 인과관계가 때로는 도치되어서
'나는 저 사람이 싫어, 보니까 키도 크네'가 되기도 한다는 뜻입니다

어떠한 이유 때문에 저게 맘에 들지 않는 것이 아니라, 저게 맘에 들지 않아서 저걸 맘에 들지 않아야 할 이유를 다음에 갖다 붙이는 경우를 우리는 은근히 자주 마주치곤 합니다
형님의 상황에선 '직장'에 이걸 접목시켜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형님의 회사에서, 대표라는 분은 원래부터 그런 성향이셨을까요, 아니면 최근에 그렇게 변해버린 걸까요?
전자라고 하면, 아마 형님이 많이 지쳤기 때문에 참아오던(혹은 잘 몰랐던) 부분이 너무 크게 형님을 힘들게 하는 것일 수도 있고
후자라고 하면, 형님이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니까 이건 고민의 여지가 없겠죠, 대표의 문제이니까요. 하지만 그또한 힘든 건 형님이실거고 ..

요약하자면, '대표가 그지같애서 쥰내 힘드네'가 아니라 '아 쥰내 힘드네 .. 대표란 놈도 저 ㅈㄹ이고'라는 의심을 한번 해보심이 어떨까요,
형님의 삶이 꽤나 고단해보이기에, 아마 이 부분에 형님의 근원적인 것들의 해결책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1)
나를 돌볼 새 없이 달리던 지난날 -> 이와중에 어머님 건강은 또 이렇고 나는 나이도 40이고 대표는 ㅄ같고 -> 아 삶이 쥰내 힘드네 정신 나갈 것 같고 예민해지고 이러네

2)
나를 돌볼 새 없이 달리던 지난날 -> 아 힘들다 정신 나갈 것 같네, 예민하고 날서있고 보람도 없고 -> 어머님 건강 때문인가, 나이가 차는데 허탈해서 그런가, 회사문제 때문인가

1번과 2번의 차이는 비슷한듯 하면서도 다릅니다
결론은 어머니의 문제도, 나이의 문제도, 회사의 문제도 아니라 '나를 돌볼 새 없이 달리던 지난날'에 포커스를 맞춰봐야하지 않겠습니까?

적어주신 형님의 개인적인 문제는, 이를테면 이직과 어머님의 건강문제 해결과, 이런 것들은 근원적인 해결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심리학자 융의 이야기를 다룬 책중에 '당신의 그림자가 울고있다'라는 책이 있는데요,
어쩌면 형님에게 좋은 책일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의 내용을 제 나름대로 해석한 건 아래와 같습니다
- 우리 각자는 사회생활을 살면서 각자의 역할, 모습, 태도, 성격 등을 갖추게 된다
- 사람들은 이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에 초점을 맞춰서 여기에만 신경을 쓴다
- 돈을 벌어야지, 회사생활을 잘 해내야지, 열정적으로 잘 해내야지, 성과를 내야지, 어머님 챙겨야지, 집도 차도 있어야지, 인간관계도 챙겨야지
- 이런 모습을 갖추기 위한 꼭 그만큼의 그림자가 생긴다. 양팔저울처럼 A라는 겉모습을 만들기 위해 B라는 그림자가 꼭 그만큼 생긴다는 것
- 이 그림자를 다루지 않고 무시하고 신경쓰지 않으면 언젠가 그 그림자는 공허함과 허탈함이 되어 찾아온다
- 하지만 겉모습을 신경쓰는 나는 이조차 다루지 않고 혼자서만 끙끙 앓곤 한다

어쩌면 우리는 겉으로 드러나는 것들을 잘 갖추기 위해 겉모습에 신경써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유지하기 위한 그림자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은 아닐까요?

형님에게는 그렇기 때문에 이참에 형님의 그림자를 좀 바라보심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사랑에 관해, 첫사랑, 최근 사랑, 가장 영향을 많이 준 사랑
- 즐거움에 관해, 내가 지금 뭐가 가장 즐겁지? 내 낙은 뭐지? 휴가 생기면 뭐 하고 싶지?
- 주변인에 관해, 요즘 보고 싶은 사람이 있나? 최근에 친구들이랑 어디서 뭐하고 놀았지?
- 가족에 관해, 아버지, 어머니 등에 대한 나의 감정
- 성공경험에 관해, 내가 느껴왔던 성취감과 성과에 관해


너무 뜬구름잡고 추상적이고 한 얘기들을 길게 늘어놔서 죄송합니다

그래도 앞으로 우리는 다시 길을 떠나야 하지 않겠습니까
다시 달릴 거라면,
아니면 앞으로는 천천히 걸어갈 거라면,
누군가와 함께 나란히 걸을 거라면,
옆으로 가볼 거라면, 몰랐던 길로 가볼 거라면, 아는 길로 돌아돌아 갈 거라면,
뭐가 되었든 지금 형님에겐 숨고르고 신발끈 다시 고쳐매야 할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부디 상담 잘 받으시길, 그 과정에서 형님이 다시 단단하게 단련되어 다시 앞을 향해 갈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23 Comments
cOlqEQCg 2023.07.18 14:14  
주말에 바람 좀 쐬구와
하루세끼주는 민박집 찾아보고 가서 이틀정도 아무 생각없이 밥먹고 쉬면서
휴대폰도 별로 만지지말고 그냥 사색의 시간을 좀 갖고와

럭키포인트 16,784 개이득

BHlyqF3H 2023.07.18 14:17  
[@cOlqEQCg] 혼자 여행은 한번도 해보진 않았지만
낮설지만 한번 용기내서 도전해볼께~
답변 고마워!

럭키포인트 3,943 개이득

nSpTottR 2023.07.18 14:16  
대표 봐서는 가능하면 이직이 답인거같고..
어머니 쾌차하시길 빌고
여자친구랑 신뢰가 있다면 빨리 결혼하는게 맞다고 본다. 다 해결하고 결혼한다 (x) 결혼하면 풀리게 되더라(o)

럭키포인트 12,505 개이득

BHlyqF3H 2023.07.18 14:19  
[@nSpTottR] 그나마 현상황에서 여자친구와의 트러블이 전혀 없는 상황이야~
아무래도 결혼은 내년즈음에 구체적으로 얘기가 나오지 않을까 싶어~
3PYG9lfn 2023.07.18 14:17  
사장이랑 툭까고 말을해야될듯
직언해서 충신(?)으로 함께가는게 상책 같고
안되면 스트레스만 받는 회사 이직하는게 낫지 않을까함

남의 일이라 쉽게한번 말해봄..

럭키포인트 29,630 개이득

BHlyqF3H 2023.07.18 14:24  
[@3PYG9lfn] 그러고 보니 그동안 대표를 거슬리게 했던적은 없었던거 같아.
까라면 까고 하라면 하는게 직장인이니까..
그저 욕먹는게 싫고 겁나기도 했던거 같아..

답변대로, 내표현을 좀 더 직접적으로 할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고 생각이 되네
그러지 않으면 계속 이상황이겠지?
답변 고마워~
eAt1WE76 2023.07.18 14:22  
심리 상담 같은거 받아봐라
쌓아두었던 것들을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나면 많이 좋아짐
아는사람이나 가족에게 털어놓기 힘든 부분들이 많이 있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것도 좋을거 같음

럭키포인트 15,683 개이득

BHlyqF3H 2023.07.18 14:26  
[@eAt1WE76] 안그래도 다음주에 심리상담을 예약하긴 해놨어
약간 번아웃 증상인것도 같아서, 한번 훌훌 털어버리기도 싶기도 해서~
fPw9HU6c 2023.07.18 14:25  
솔직히 쉽진 않겠지만 대표랑 한판 붙어야 할 것 같아
나도 회사 다니면서 어릴 때야 네네 했는데 사람을 점점 무시 하더라고
자료 뽑아가서 내가 이렇게 했을 때 너가 뭐라 했냐 이래 놓고 왜 내 탓 하냐
소리도 지르고 그래야 사람 무서운 줄 알지 지금처럼 있으면 너 건강만 해친다

럭키포인트 25,759 개이득

fPw9HU6c 2023.07.18 14:26  
[@fPw9HU6c] 난 두번 싸웠는데 두 번 다 결과 좋았고 싸우라는게 씹새1끼 개새1끼 하라는 게 아니고
아니다 싶으면 언성 높이고 얘기하고 만약에 너한테 욕한다?그러면 어디다 대고 욕을 하냐고
그 정도 마인드는 가지고 있어야 함
BHlyqF3H 2023.07.18 14:29  
[@fPw9HU6c] 난 그동안 대표가 다혈질로 화를 내면 그 상황은 내가 억울하더라도 가만히 있다가
다음날이나 기분이 가라앉을꺼라 생각했을때 차분히 얘기하는 스타일이었거든.
근데 이런게 계속 반복이 되다보니 내 의지와 관계 없이 너무 끌려가는 기분이 들더라고,
그러다보니 나도 모르게 많은게 쌓인 상황인가바ㅎㅎ
fPw9HU6c 2023.07.18 14:39  
[@BHlyqF3H] 보통 그게 맞는 거라고 어른들한테 배우면서 자라서 나도 그게 맞는 거라고 생각 했어

윗사람이 말하면 듣고 그 사람 화가 풀리면 가서 얘기 해라

근데 그렇게 해 봤자 그 사람들은 결국 너희는 아랫사람 이니깐 이걸 감수해야 해 라고 생각 하더라고

너가 어쩌면 그런 성향 때문에 나보다 더 좋은 삶을 살았을 수 있지만 결국 지금 곯아가는건 너니까

그리고 어차피 나중에 가서 이직하거나 그만 두면 아무것도 아닌 사람들인데 너무 크게 생각 하지 말자

그렇게 충성하고 뭐 해도 지 수틀리면 그만두라고 하는 그런 경우를 너무 많이 봐 왔어

사장은 사장일 뿐 너무 크게 보1지는 말았으면 좋겠어
BHlyqF3H 2023.07.18 14:43  
[@fPw9HU6c] 어쩔때는 자르려면 짜르라지 뭐 라는 마인드로 계속 다녀볼까도 했는데,
내 성격이 도저히 그렇게 하질 못하겠더라고..
조만간 대표한테 둘이 술자리라도 한번 만들어서 허심탄회하게 내 상황을 설명해볼까 해
그렇게라도 하면 좀 곪아 있던게 해소될지, 아님 더 악화될지는 모르겠지만
시도조차 안하는것보단 낫겠지 뭐ㅎㅎ
6e6H18wf 2023.07.18 15:15  
형님, 다른 댓글에서 상담을 받아보시겠다고 하시니 마음이 한결 놓이네여
상담이 모든 것의 해결책은 아닐테니 큰 기대는 하지 않는게 좋으시더라도, 엄청나게 좋아질 거에요
저도 상담이 도움이 됐었지만, 때론 인터넷의 몇글자로 오히려 더 좋은 영향을 받은 적도 있기에,
형님도 혹시 그러실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몇자 남겨봅니다

먼저 형님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형님의 어깨가 진짜 너무 무겁겠다, 는 이야기입니다
형님의 개인적인 일들이 겹치며 형님 스스로를 다스릴 새 없이 달려오다보니,
숨을 고르고 있는 지금도 숨이 차보입니다
다행이 지금이라도 뒤를 돌아볼 수 있음에 다행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지금 잠깐 멈춰도 괜찮으니 숨을 먼저 차분히 골라보자는 생각을 가져보심이 어떨까요

사람에게는 어떤 이유가 있어서 그런 생각이 드는 경우가 있고,
그런 생각이 드니 어떠한 이유를 찾는 경우가 있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예를 들어서 '나는 키 큰 사람이 싫어서 저 사람이 싫어' 라는 어찌보면 지극히 당연한 인과관계가 때로는 도치되어서
'나는 저 사람이 싫어, 보니까 키도 크네'가 되기도 한다는 뜻입니다

어떠한 이유 때문에 저게 맘에 들지 않는 것이 아니라, 저게 맘에 들지 않아서 저걸 맘에 들지 않아야 할 이유를 다음에 갖다 붙이는 경우를 우리는 은근히 자주 마주치곤 합니다
형님의 상황에선 '직장'에 이걸 접목시켜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형님의 회사에서, 대표라는 분은 원래부터 그런 성향이셨을까요, 아니면 최근에 그렇게 변해버린 걸까요?
전자라고 하면, 아마 형님이 많이 지쳤기 때문에 참아오던(혹은 잘 몰랐던) 부분이 너무 크게 형님을 힘들게 하는 것일 수도 있고
후자라고 하면, 형님이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니까 이건 고민의 여지가 없겠죠, 대표의 문제이니까요. 하지만 그또한 힘든 건 형님이실거고 ..

요약하자면, '대표가 그지같애서 쥰내 힘드네'가 아니라 '아 쥰내 힘드네 .. 대표란 놈도 저 ㅈㄹ이고'라는 의심을 한번 해보심이 어떨까요,
형님의 삶이 꽤나 고단해보이기에, 아마 이 부분에 형님의 근원적인 것들의 해결책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1)
나를 돌볼 새 없이 달리던 지난날 -> 이와중에 어머님 건강은 또 이렇고 나는 나이도 40이고 대표는 ㅄ같고 -> 아 삶이 쥰내 힘드네 정신 나갈 것 같고 예민해지고 이러네

2)
나를 돌볼 새 없이 달리던 지난날 -> 아 힘들다 정신 나갈 것 같네, 예민하고 날서있고 보람도 없고 -> 어머님 건강 때문인가, 나이가 차는데 허탈해서 그런가, 회사문제 때문인가

1번과 2번의 차이는 비슷한듯 하면서도 다릅니다
결론은 어머니의 문제도, 나이의 문제도, 회사의 문제도 아니라 '나를 돌볼 새 없이 달리던 지난날'에 포커스를 맞춰봐야하지 않겠습니까?

적어주신 형님의 개인적인 문제는, 이를테면 이직과 어머님의 건강문제 해결과, 이런 것들은 근원적인 해결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심리학자 융의 이야기를 다룬 책중에 '당신의 그림자가 울고있다'라는 책이 있는데요,
어쩌면 형님에게 좋은 책일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의 내용을 제 나름대로 해석한 건 아래와 같습니다
- 우리 각자는 사회생활을 살면서 각자의 역할, 모습, 태도, 성격 등을 갖추게 된다
- 사람들은 이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에 초점을 맞춰서 여기에만 신경을 쓴다
- 돈을 벌어야지, 회사생활을 잘 해내야지, 열정적으로 잘 해내야지, 성과를 내야지, 어머님 챙겨야지, 집도 차도 있어야지, 인간관계도 챙겨야지
- 이런 모습을 갖추기 위한 꼭 그만큼의 그림자가 생긴다. 양팔저울처럼 A라는 겉모습을 만들기 위해 B라는 그림자가 꼭 그만큼 생긴다는 것
- 이 그림자를 다루지 않고 무시하고 신경쓰지 않으면 언젠가 그 그림자는 공허함과 허탈함이 되어 찾아온다
- 하지만 겉모습을 신경쓰는 나는 이조차 다루지 않고 혼자서만 끙끙 앓곤 한다

어쩌면 우리는 겉으로 드러나는 것들을 잘 갖추기 위해 겉모습에 신경써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유지하기 위한 그림자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은 아닐까요?

형님에게는 그렇기 때문에 이참에 형님의 그림자를 좀 바라보심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사랑에 관해, 첫사랑, 최근 사랑, 가장 영향을 많이 준 사랑
- 즐거움에 관해, 내가 지금 뭐가 가장 즐겁지? 내 낙은 뭐지? 휴가 생기면 뭐 하고 싶지?
- 주변인에 관해, 요즘 보고 싶은 사람이 있나? 최근에 친구들이랑 어디서 뭐하고 놀았지?
- 가족에 관해, 아버지, 어머니 등에 대한 나의 감정
- 성공경험에 관해, 내가 느껴왔던 성취감과 성과에 관해


너무 뜬구름잡고 추상적이고 한 얘기들을 길게 늘어놔서 죄송합니다

그래도 앞으로 우리는 다시 길을 떠나야 하지 않겠습니까
다시 달릴 거라면,
아니면 앞으로는 천천히 걸어갈 거라면,
누군가와 함께 나란히 걸을 거라면,
옆으로 가볼 거라면, 몰랐던 길로 가볼 거라면, 아는 길로 돌아돌아 갈 거라면,
뭐가 되었든 지금 형님에겐 숨고르고 신발끈 다시 고쳐매야 할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부디 상담 잘 받으시길, 그 과정에서 형님이 다시 단단하게 단련되어 다시 앞을 향해 갈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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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lyqF3H 2023.07.18 15:43  
[@6e6H18wf] 그저 지나가는 온라인 공간인데, 정말 내일인거 마냥 큰 답변을 달아줘서 뭔가 큰 힘이 됩니다!
정말 감사드려요. 추천해주신 책은 시간내어서 꼭 한번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뭔가 요새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고 어디가서 하소연 할곳도 없었는데, 정말 이런 반응의 답변을 받을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감사합니다!
nMGRtHJh 2023.07.18 15:30  
넌 잘될꺼야

그리고 행복해질꺼야

럭키포인트 17,781 개이득

O5kVP561 2023.07.18 16:42  
1,3 은 개인사라 내가 잘 모르는 부분이 많아 뭐라 말하기 좀 그렇고,

2번의 경우는 나도 많이 생각되는 부분이라 자존감 많이 깍아먹게 되네...

남과비교하지 않고 그냥 자기길 가는게 최고인것 같은데 그렇게 안되는게 사람이니까..

힘내고 이번기회로 더 성장하고 좋은일만 있기를

럭키포인트 8,337 개이득

Xbb4S4Vc 2023.07.18 16:49  
행복하세요

럭키포인트 20,535 개이득

gIbcU77K 2023.07.18 17:08  
오 우리 회사 대표랑 비슷해 ㅋㅋㅋㅋㅋㅋ

럭키포인트 17,249 개이득

cPtnswIM 2023.07.18 17:09  
형 그러면 어머니 모시고 3일정도 나들이나 여행다녀와 꼭 애인이 아니더라도 가족하고 함께 시간 갖는게 꽤 의미 있더라구
그리고 우울증이나 자괴감이 심해지면 꼭 심리상담사한테 상담 받아보고..
힘내자 형

럭키포인트 27,176 개이득

SzgnXjcT 2023.07.18 18:00  
힘내자..

럭키포인트 6,613 개이득

g2w8ifmC 2023.07.19 15:47  
이직 추천

럭키포인트 7,846 개이득

후라이드 01.03 23:02  
댓글이 훌륭하다. 지금은 좀 더 편안한 생활을 하면서 그땐 그랬지라고 웃을 수 있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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