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때만 되면 화두가 되는 꼰대들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txt
그냥 살면서 개인적으로 느낀 것.....
꼰대문화를 극혐하는 사람들이 꼰대끼가 더 심하더라. 자신과 다른 남의 태도를 극도로 싫어하드라. 타인의 잣대로 본인의 프라이빗한 선을 넘었기 때문에, 그 사람이 잘못했고 꼰대이고 극혐이라며 치를 떨며 욕하는 사람이 많더라. 예를 들면 수능은 잘봤니, 취업은 언제하니, 결혼은 언제하니, 아기 계획은 있니 등 여러 이야기들을 꺼내는 어른들의 질문과 조언들이 있겠지. 그딴 건 도대체 왜 묻는지 모르겠다며 빼액거린다. 어디까지나 나의 경험 기반이지만 대부분 남자보다는 여자들이 그런 경향이 심했다.
나 역시 친척들에게 위와 같은 질문들을 하지는 않는다. 상대가 혹여나 예민하게 반응할지 모르니까. 그렇다고 어른들이 내게 위와 같은 질문을 했을 때 기분이 나쁘고, 혐오스러운 꼰대문화라 생각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수능을 잘 못봤을 때 받은 질문에도 별 기분 상하지 않았고, 취준생 시절 들은 질문들에도 그냥 그럴 수 있거니 했다. 기껏해야 명절 혹은 특별한 일이 있을 때나 만나는 친척들이니,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한 마음에 물어볼 수도 있고, 나보다 앞서 살아간 어른 경험치의 입장에서 영양가있는 조언을 해주고픈 마음 아닐까?
물론 그 조언들이 모두 우리 삶에 동일하게 적용되고 영양가있는 것은 아니겠지. 하지만 분명 이야기 중에서 도움되는 것들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니 여태까지 들어온 이야기 중 나에겐 도움되는 이야기들이 꽤 있었고 내 삶의 태도에 영향을 미친 것도 있었다. 혹여 영양가 없고 너무 틀린 말이라고 생각될 때에는 그것을 극혐하고 욕하고 티내기보다는, 저것은 내가 앞으로 살면서 지양해야 할 태도라고 혼자 다짐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런걸 극혐하는 친구들이 오히려 꼰대끼가 심하다는 것을 살면서 느끼고 있다. 친구들 여럿이서 술 마시며 몇 가지 주제로 이야기와 의견이 오갈 때 각자가 맞지 않고 상충될 때가 종종 있기 마련이다. 그럴때마다 항상 느끼는 건데, 늘 ‘꼰대문화 개극혐!’을 외치던 성향의 친구들은 논쟁이 붙으면 알맹이 빠진 껍데기만 비슷한 비유만 하다가 결국 ‘어쨌든 내 생각은 이렇고 니 얘긴 난 잘 모르겠으니 의견이 다르면 그냥 지나가라’ 식의 귀 닫는 태도를 보이더라. 다시 말하면, 아몰랑 어쨌든 내 생각은 이렇단 말이야!
한두명만 그런거라면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고 생각할테지만 그런 성향을 가진 친구들 대부분이 그런 모습을 보이니 요즘은 그런 생각이 들더라. 꼰대문화를 극혐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꼰대끼가 심하다는 것 말야. 좀 더 상세하게 구분하자면 꼰대문화에 대해 조심스러워하는 사람들은 진짜 그 문화를 경계하지만, 꼰대문화를 극혐한다며 욕하고 티내는 사람들은 오히려 본인이 꼰대에 젖어가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더라.
*요약
꼰대문화 극혐을 외치고 욕하고 티내는 사람들이 오히려 꼰대에 젖어가는 모습을 보이더라.
‘나 김아무개는 절대로 거짓말 안하는 사람이야!’ 라고 소리치는 사람들이 제일 못 믿을만한 사람들인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