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인생 실패한것같은 한심한 놈
내 이야기다
올해 30이고 곧 31살이 되겠지
그동안 개인적으로 실패만 쌓여온 인생이라 생각한다
대학도 재수해서 갔고 본가는 지방인데 굳이 서울로 진학해서 부모님 돈도 많이 썻지
대학때 공부 열심히 하는 조건으로 알바같은거 안해도 되도록 지원해주시기도 하셨으니 부모님돈 상당히 많이 썼다
내가 사치하거나 술담배 하는 성격이 아니라 그나마 좀 낫긴 했지만 그래도 많이 썼다
금수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집안이 좀 넉넉했던 집안이라 돈좀 쓴것까진 그나마 괜찮았다
20대 중반 대학 졸업 전후로 창업을 했다
결과적으로 잘 안좋게 끝났다
금전적으로 손해는 안봤지만 그래도 인생 2년정도 쏟아 부었다
경험이니 어쩌니 해도 어쨋든 실패로 끝났다
그 이후에 개인적으로 하고싶던 일이 있어 서울 자취방에서 일했다
법인내고 하는 사업은 아니지만 사업의 일환으로 생각했다
그것도 한 2년 넘게 했다
결과는 처참하진 않지만 이렇다할 성과도 없다
지금도 하고있는 일이라 결과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솔직히 결론은 실패다
그러다 보니 30살이 됐다
아니 30살이 다 지나갔다
그렇게 지내던 중에 몇일 전 문득 내 인생은 실패만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물론 이미 알고있었다
다만 애써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으로 그 현실을 희석해왔던것 같다
알고있던 사실을 더 냉정하게 받아들이고 나니 그동안 나를 지원해주셨던 가족이 떠오르더라
넉넉한 형편이지만 두 아들 서울생활 지원해주신다고 딱히 편하게 지내진 못하신 부모님..
그저 나는 병신이 부모 잘만나서 30평생 분수에 넘치는 호의를 누리고 살았던것 같더라
그런데 그 반대로 생각해보니 부모님은 자식 잘못 만난 죄로 아직도 편하게 누리지 못하시고 있는 중이더라
몇일 전 생각이 여기까지 이르니 왈칵 눈물이 나더라
너무 죄송해서. 나를 믿어준 가족에게 너무 미안하고 내 인생이 한심하고 차라리 내가 없었다면 우리 가족이 더 편했을텐데 싶어서 ..
진짜 자취방에서 서럽게 엉엉 울었다
자취방에 내가 병신같이 우는걸 보는 사람이 없다는게 참 감사하더라
처지를 비관해 자살하는 사람들은 이런심정인가 싶기도 했는데
솔직하게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나는 죽고싶다기보다 이렇게 살고싶진 않았다는게 더 맞는것 같다
그래서 이제 현실을 받아들이고 본가로 내려가려고 한다
집 계약이 두어달 남아서 그동안 서울생활 정리하고 내려가려고 한다
그동안 서울에서 고마웠던 사람들에게 연락이나 돌리려고 생각해보니 예전여친이 제일먼저 떠오르더라
그래서 오늘 망설이다 인스타 디엠으로 연락해봤다
고맙다는 말이 너무 하고싶어서
근데 진짜 너무 고맙게도 반갑게 답장해주더라
그 답장 보는데 이렇게 좋은사람들한테 둘러 쌓여서도 나는 이렇게 병신같이 살았나 싶더라
그나마 전여친은 요즘 하는일이 잘 되고 있는중이라 잘 지내는것같아 그게 위로가 되더라
난 원래 요즘 소위말하는 ㅆ인싸 까진 아니었어도 술자리에서 분위기 메이커 하던 밝은 성격이었다
근데 요즘은 술자리 같은거 은근히 거절하는 빈도가 높아졌다
자격지심 같은거겠지만 그냥 나름 열심히 살아가고있는 친구들 보면 내가 한심해서 견딜수가 없다
그래서 서울생활 정리할동안 고마운사람들 한번씩 만나고 나서
본가로 내려가면 적당히 취업해서 회사다니려고 한다
이미 나이가 30살이라 좋은곳은 못가겠지만 적당히 월급 주는곳 가서 일해서
받는 월급으로 부모님 맛있는것좀 사드리고싶다
그리고 그동안 정말 감사했고 죄송했고 이젠 좀 쉬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어쨋든 본가에서 취업전까지 놀수는 없어서 유튜브 채널 하나 만들었다
이걸로 소소하게라도 수익생기면 부모님 다 드리고싶다
몇일 뒤에 어머니가 서울놀러 오신다고 하셨다
내가 서울생활 얼마 안남은거 아셔서 내가 집 정리하기 전에 서울에서 나랑같이 구경도 좀 하시고 그러기로 했다
부모님도 많이 늙으셨던데 아직 나랑 놀러다닐 수 있으셔서 그건 참 다행이다 싶다
글 쓰다보니 의식의 흐름대로 쓰게 되서 앞뒤가 좀 없다
그냥 하소연하고 싶었다
여긴 익게고 내가 누군지 아무도 모르니 마음 편하게 하소연 한것같다
다들 알아서 잘 하겠지만 열심히 살자
나는 내 30년 인생 실패를 인정하고 본가로 가서 부모님 잘 모시면서 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