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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어감과 잊혀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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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부터 내가 스쳐지나갔던 사람들...


항상 착하고 성실하다고 칭찬해주시던 초6때 담임 박미경 선생님...

매일 군것질거리 사와서는 수업시간에 몰래 먹으며 나한테 한움큼씩 주던 중2때 짝꿍 서현진...

서로 머리크다 어깨좁다 놀리며 티격태격했던 고1때 친구 장해민... 

자취방에서 혼자 있는게 싫어서 맨날 술사준다고 꼬셔서 자기방에서 자고 가게 만들었던 삼수생 민석이형...

철없던 스물한살 나에게 처음으로 사랑이란 감정과 연애를 가르쳐준 윤영선...


 모두들 한때는 내 인생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고, 많은 영향을 미쳤지만 지금은 어디서 뭐하고 있는지, 생존여부조차 모르게 된지 수년이 지난 사람들이다. 연락하고자 한다면 어떻게든 연락처를 찾아내고, 만나기까지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단지 내가 궁금하고 보고싶다는 이유만으로 수년만에 그들에게서 나라는 존재에 대한 기억을 끄집어내게 하는건 이기적인게 아닐까. 어쩌면 피천득과 아사코처럼 그저 추억속에 묻는게 나았을거라 후회할 수도 있다.

 아... 지금 내곁의 소중한 사람들도 5년후에, 아니면 10년후에 또 이렇게 그저 회상만 하게되는, 서로에게 잊혀져가는 존재가 되어버릴까 너무 두렵고 서럽다.

11 Comments
v4DazmFg 2018.11.07 02:13  
민폐든 아니든 이기적이든 걍 니가 보고 싶으면 찾는거고 아니면 마는거임
용기가 없는거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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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ISU49O0 2018.11.07 02:28  
[@v4DazmFg] 이기적인건가 고민하는것도 있지만 사실 벌써 나는 잊혀져서 혼자 반가워하고 상대는 어색하고 떨떠름해할까봐 무섭다. 용기없는게 맞구나 하하
mhLLXYR7 2018.11.07 02:17  
그런걸 전문용어로 남 이라고 한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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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ISU49O0 2018.11.07 02:29  
[@mhLLXYR7] 내가 인간관계 관리를 참 못하나봐. 다들 한때는 엄청 가깝다가도 어느순간 연락을 안하고 있고 그 시간이 쌓이다보니 연락처마저 잊혀져버리는 일이 잦네
DNbPvi9W 2018.11.07 02:20  
영선이 쩔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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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ISU49O0 2018.11.07 02:26  
[@DNbPvi9W] 영선이 장난아니었지... 처음으로 둘이 여행가는데 가기전날 짐싸면서 잠옷을 들고가야하나 집에서 잘땐 빤쓰만 입고 자는데 어떡하지 고민했었는데 여행가서 보니 고민할 필요가 없었단걸 깨닫게 해줬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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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7oi6rA 2018.11.07 02:30  
[@6ISU49O0] 더말해봐 하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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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ISU49O0 2018.11.07 02:34  
[@057oi6rA] 한살 누나였거든... 롯데월드가서 죙일 놀고 술먹고 취한채로 손에 이끌려서 모텔에 갔는데 그 좁은 공간에 둘이 있다는걸 깨닫자마자 갑자기 술이 확깨더라... 아직도 선명히 기억나네 그때 모텔 티비에서 선덕여왕 재방송 중이었던것 까지... 둘 다 멍하니 있다가 딱 눈마주친 순간... 내 첫경험을 했지
nf4mia8t 2018.11.07 03:08  
실명 여기에 언급하면 퍽도 좋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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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ISU49O0 2018.11.07 03:27  
[@nf4mia8t] 당연히 전부 지어낸 이름이죠 아조씨...
C1xZbSDd 2018.11.07 07:56  
이거 읽고 좀 기분 묘하더라

초중고 학창시절 그냥 그때는 계속 아는척하며

지냈던 애들 전부 번호도모르는사이

그렇다고 번호찾아내서 연락하기에는 좀 .. 그런

졸업앨범보면서 아~ 얘~ 이러고 말정도의 사이다

나는 친구가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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