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사이비종교 관련
나름 개집에 오래 비비고 있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의 고민이나 어려움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에 이런저런 댓글도 남기기도 하고
그런 소소한 즐거움이 있었는데 내가 개집 형들의 의견을 듣고 싶어질 거라곤 생각 못해봤었는데
그 일이 일어나버려서 여기에 한번 남겨봄
제목대로임
가족이 사이비종교임 (ㅅㅊㅈ)
가족은 엄마임
최대한 자세하게 남겨보겠음
난 2남 중 둘째임, 형과는 3살차이
난 기억의 끝에서부터 엄마아빠따라 일요일이면 교회엘 다녔음, 모태신앙임
8살? 9살? 아니면 학교가기 전이었나? 모르겠지만 어렸을 때 엄마한테 이렇게 물어봤음
"엄마, 목사님이 세상에서 제일 높은 사람이야?"
"그럼, 제일 높은 사람이지"
"대통령보다도 더?"
"그럼 당연하지"
"그럼 나 목사님될래"
엄마는 아주 기뻐했었음
교회에다가, 다른 주변에다가 '목사님 될 애'로 날 말하고 다녔음
무슨 기도빨 좋은 권사님?장로님? 같은 사람한테 기도도 받고 그랬음
그들도 날 보자마자 목사님 될 사람이라고 했었음
신기했지, 처음 보는 사람이 그렇게 말하니까 난 진짜로 목사님이 될 운명이라고 생각했었거든
(당연히 엄마가 먼저 말하고 다녔겠지)
사춘기를 난 심하게 겪었음
욕도 많이 하고 막 나쁜짓도 하고 야한것도 보고 그랬음
그럴 때마다 난 죄책감이 동시에 올라왔음, 목사님 될 사람이 이래도 돼? 하는 ....
이 죄책감, 피해의식 같은 건 나이를 한참 먹은 지금이 되어서도 남아있음. 배긴거지 뭐
애초에 난 목사가 되고 싶지 않았거든
집안이 부유하질 않았고 아버지 사업도 안되어서 엄마는 종교에 의지하는 게 더 심해졌음
내가 군대갈 즈음에 교회를 각자 다른 곳으로 다니게 되었음. 난 자주 빠졌지
그때쯤 엄마가 ㅅㅊㅈ에 들어가게 된 것 같음
ㅅㅊㅈ의 예배방식이 바닥에 방석 깔고 하는 거라는 걸 최근에 찾아보다가 알게 됐는데
그때쯤 엄마가 나 데리고 간 교회가 그런 방식이었다는 게 기억이 딱 나더라고
뭐 난 쨌든 군대가서 2년간 가족들이랑 떨어져있게됐지
엄마는 이때 형이 따로 나가던 교회를 형을 지렛대삼아서 신천지로 집어 삼키려고 했었음
형은 영문도 모르고 그 교회에서 축출당했지
엄마가 ㅅㅊㅈ였다는 걸 형은 이때 알게 된거임
형이 이때 상처가 엄청 컸던 것 같음
나 제대하고 몇년뒤에 아버지가 돌아가심
이때까지 난 모르고 있었음
형이랑 엄마가 사이가 너무 안좋아지고 있었음
뭐때문인지 몰라서 난 중재하려고 몇번 시도해봤었는데,
이때 알게 된 거임 엄마가 ㅅㅊㅈ인걸, 형한테 그런 짓까지 한 걸
아, 이래서 형이랑 엄마가 사이가 안좋았구나 ..
이때 엄마 형 나 셋이서 얘기를 하며 쨌든 엄마가 ㅅㅊㅈ에 안나가겠다고 한 걸 약속을 했었음
형은 결혼도 했고, 나도 따로 나가 살고, 뭐 사실 엄마를 믿는 수밖에 없었지
난 이미 이때 기독교의 ㄱ자도 나한테 없던 때였고
작년쯤엔 엄마한테 내가 이런 얘길 했었음
"난 엄마가 교회를 다니든, ㅅㅊㅈ를 계속 다니든 상관 없다. 엄마 행복한 거 해라. 엄마가 그게 좋다면 그거 해라. 새로운 사람도 만나고 싶으면 만나라"
뭐 이런 얘기였음
엄마는 듣고만 있었지
사건은 지지난달 터짐
엄마가 본인 여동생(나한텐 이모)을 데리고 ㅅㅊㅈ엘 갔다고 함
자세한 상황을 들어보니 이모한텐 '최근에 알게 됐는데 여기 말씀이 좋더라, 너도 들었으면 좋겠어서'같은 식으로 데리고 갔다고 함
속인거지
본인은 십몇년동안 계속 다니고 있었으면서
이 부분에서 난 엄마를 용서하기 어려워졌음
난 이제 완전한 무교임
종교때문에 평생 가지고 있던 죄의식같은 거에서 이제 자유로워졌다고 생각함
종교가 나한테 준 건 상처, 죄의식 같은 거였음
뭐 군대에서 구를 때 하나님한테 지켜달라고 하고 막 그러면서 의지하고 힘이 됐을 순 있겠지
군대 교회에서 반주도 하고 찬양인도도 하고 그러면서 다른 군인들이 못먹는 빵 같은 거 먹을 수 있었던거, 정도가 좋은 거였겠지
그 외엔 난 애초부터 종교라는 거에 깊은 불신감 같은 게 있었음
공룡 존재했었잖아. 성경에 공룡이 안나왔다고 공룡이 없는 게 된다는 게 말이 됨?
인간 진화의 흔적 있잖아. 과학적으로 증명됐잖아. 물론 미싱링크가 있긴 하지만 .. 물론 어떤 생명을 최초에 창조한 누군가는 있겠지만 .. 그렇다고 진화가 없는 게 되는 건 아니잖아?
봐봐 창조론이 맞으면 아담하와 만들고 쭉 계보대로 등장하는 사람만 존재해야하는데 다른 민족도 만나잖아, 그 민족은 누가 만든건데? 그것도 하나님이 만든거야? 성경에 등장 안하잖아 그 내용은. 그냥 안한거라고? 그럼 공룡은?
이런 질문들을 난 속에만 담고 있었지
무서우니까
난 지금도 기독교 까는 게 약간 무서운 지점이 있음
개같은거
세뇌가 이래서 무서운거임
쨌든 엄마는 어렸을 때부터 기독교로 날 세뇌했었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함
그러던 본인이 사이비종교로 넘어감
처음엔 어려웠지만 이것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함
근데 가족을 끌어들임
난 엄마가 가족대신 종교를 선택한 거라고 생각함
엄마랑 연을 끊을 생각도 하고 있음
난 예전에 오래만난 여자친구와 결혼 얘기까지 나오다가 헤어진 적이 있음. 교회에서 만난 친구였지
그땐 그래도 좋았음. 내 믿음에 의문은 있더라도 뭐 걍 속으로만 생각하지뭐, 했었지
쨌든 헤어지고, 그때쯤 엄마 ㅅㅊㅈ를 알게 되어서 정신적으로 많이 무너졌었음
엄마의 종교 세뇌에서 이때쯤부터 풀리기 시작한 거 같음
평생 결혼생각 없이 살 줄 알았는데, 지금 결혼하고 싶은 사람이 있음
서로 결혼 얘기를 구체적으로 자주 하고 있음
여기서 엄마의 ㅅㅊㅈ는 내 결혼을 매우 어렵게 만들고 있음
혼자 다니며 뭐 그런 것도 사실 여자친구네 집에선 안좋게 생각할텐데 가족 끌어들이는 것까지 간 지경이니까
여자친구한텐 다 이야기했음
하지만 내가 엄마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음
연을 아예 끊을지, 뭐 어떻게 할지 말이야
형은 연락하지말고 기다리다보면, ㅇㅁㅎ뒤지고 뭐 그러면서 또 좋아질수도 있지 않겠냐, 뭐 이러는데
난 엄마가 형한테 준 상처도 용서가 안되는데 이번에 또 이러니까 진짜 꼴도 보기 싫은 상황임
결혼에 지장가면 난 진짜 무슨 짓을 할지 모르겠음
세줄요약
1. 엄마가 ㅅㅊㅈ, 가족까지 끌어들이는 중증. 아버지는 안계심
2. 나는 결혼을 앞두고 있는 무교. 새로운 가족 꾸려서 행복하고 싶음
3. 이걸 위해 엄마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음
길어서 ㅈ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