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학교 다닐 때 생각 많이 함?
나는 근 몇 년간은 전혀 생각 안 하면서 살았던 거 같은데
오늘 문득 생각이 나더라고
어릴 때 만화를 참 좋아했어서 끼고 살았었거든?
애들 피시방 갈 때도 난 만화방 가고 그랬음 ㅋㅋ
운동부였어서 맨날 운동하고 만화방가고 그랬었는데
부상 이유로 그만두고 고딩 때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는데
그 학원에서 만난 반 친구들 하고 엄청 친하게 지냈었음
고작 몇 개월의 만남이었는데, 지금 만나는 몇 개월의 만남과는 비교할 수 없는 친밀도였음.
무슨 하고 싶은 말이 많은지 부모님한테 혼날 걸 각오하고 늦게까지 대화하고
정말 행복했었던 것 같음.
왜 내가 그 시절을 잊고 살았는지, 지금 이해가 안 될 정도야
분명 그때의 나도 인식하고 있었어, 아 내가 앞으로 어떤 멋진 삶을 살게 돼도 이 시간은 이길 수 없겠구나
분명 알고 있었는데... 왜 잊고 있었을까
왜 몇 년간 생각하지 못한 걸까
괜스레 몇 년을 잃은 기분이야.
그래서일까 어릴 때 나를 더 기억하고 싶었던 건지
만화책을 다시 봤어
봤던 것도 보고, 신작들도 보고
그러다가 학교 친구들이 물총을 사서 노는 장면이 있었는데
고2 때
동네 놀이터에서 친구들 하고 물총으로 놀던 게 생각나더라
그러고 순간 울컥하면서 눈물이 막 나는데 ㅋㅋ 이유도 모르고 울었네
누가 물총 쏜 줄 알았어
그 시절을 같이 추억할 수 있는 친구가 옆에 있었다면
웃으면서 아~ 그때 좋았는데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혼자서 추억하니까, 외롭고 돌아갈 수 없단 사실에 박탈감이 들고
다신 그런 행복감을 느끼지 못할 거란 생각에 우울해지네
어지러운 마음에 두서 없이 글쓰게 됐는데
앞으로도 여태 그랬던 것처럼
지난 시간을 그리워하지 않으면서 살 생각이야
후유증이 너무 크다.
이러다가 과거에 살게 될 것 같아.
요상한 글 읽어줘서 고맙고, 부디 현재가 미래에 그리워질 과거가 되길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