ㅅㅅ가 하고 싶다
TpwLhH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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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30 19:17
벽에 걸린 시계의 시계추가 분주히 하루의 궤적을
그리고 있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셐스가 하고 싶다.
열심히 같은 자리를 왕복하는 셐스처럼
사정기약 없이도 자신만의 갈길을
묵묵히 가는 저 시계추처럼
나도 셐스가 하고 싶다.
스산한 단칸방
따뜻한 이불 속에 몸을 누이면
셐스가 하고 싶다.
제 몸뚱이는 데울 줄 알면서
정작 차디찬 내 손의 냉기만이 전부였던
내 시계추도 따스한 이불같은 축축하지만
보드라운 살결의 해면체에
누이고 싶다는 미안함이 들 때
셐스가 하고 싶다.
모텔 밖을 나선
머리 덜 말린 커플을 볼 때면
셐스가 하고 싶다.
화려한 모텔의 음침한 차단막을 제치고
빠른 걸음으로 골목길을 빠져나와
마치 원래 이 길을 걷고 있었던 것처럼
느긋하고 자연스럽게 앞뒤로 한 걸음 차이두고
걷고 있는 저 커플의 방금전 치뤘을
단거리 달리기를 상상하고 있노라면
셐스가 하고 싶다.
셐스가 하고 싶다.
너무나 하고 싶다.
이제는 보기 힘든 시계추처럼
따스한 난방 덕에 필요없는 두꺼운 이불처럼
차 있으면 부끄럼 없는 출입이 가능한 커플처럼
셐스는 아득한 먼 신기루같은 이야기지만
셐스가 너무나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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