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사 폰 이야기 왈가왈부하는거 보니까 뜬금없이 내가 있던 부대 생각난다.
국방부같은 윗쪽분들이야 원래 밑에 놈들에 대한 생각없이 일하는건 인류역사 태동때부터 있었던 근본적인거니까 재쳐두고
어떤 정책이든 대대급 지휘관이 어떠냐에 따라 많이 갈린다 생각이 든다.
내가 있던 부대의 지휘관은 모든 책임은 간부에게 있다는 모토여서 행정병은 몰라도 간부는 맡은 직책에 대해 모르는게 없어야 했고 아는 것도 많은 분이셔서 간부들에게 직책 관련 질문이 굉장히 많은 분이셨다.
거기에 간부들이 근무시간에 딴 짓하는 꼴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으셨음. 퇴근도 22시 쯤 하셔서 당직사관 사령들 절대 가라로 대충 못했다...
실제로 업무 대충 하다 걸린 부사관은 (진)을 떼버렸을 정도로 징계를 받고 타부대로 전출가게 되었음.
반대로 병사들 마음의 편지는 꼬박꼬박 받은 후에 대대 과별로 분류한 후, 병사들 편의를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 보고 받아 PPT 만들어서 매주 월요일에 병사들 앞에서 공표했음.
재밌는 점은 병사들도 현실적인 생각없이 그냥 지가 편한대로 막 쓴 내용도 반영해버려서 병사들끼리 좋게좋게 넘어가던 것들이 죄다 FM으로 바뀌는 등 병사들 스스로가 ㅈ되는 경우도 많아서 서로 생각하면서 쓰자고 눈치 주고 받는 진풍경을 볼 수 있었다ㅋㅋㅋ
거기에 절대 익명보장의 군대 부조리가 나오면 곧바로 징계위 열어서 타부대로 전출가는 상병장들이 줄을 이었고 타부대에서 전출 온 이유 물어보면 후임에게 욕설해서 왔다그러면 뭐 겨우 그런걸로 전출까지 오냐는 반응이 대다수였음.
지휘관이 징계위 간부들도 신고자 신분 추측만 가능할 뿐 절대 알 수 없도록 해서 신분노출을 최소화하는 걸 신신당부 했던 분이다. 추측성 발언도 하지 말라고도 명확히 지시했음. 엄청 꼼꼼함..ㄷㄷ
그정도로 병사들과의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소통을 바라셨음.
잡 서론이 ㅈㄴ 길어졌는데 아무튼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내가 군에 있었을 땐 병사 폰 사용이 적용되지 않았었지만 이 분과같은 지휘관들이 있었다면 간부도 못한 근무 중 폰 사용은 당연히 금지되었을 것이고 '간부는 되는데 병사는 왜 안되냐'는 말이 통하는 부대가 아니게 되었기 때문에 적절히 통제된 사병 폰사용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것.
군사회에 변화를 주기 위해선 지휘관들부터 확실히 체계를 잡게 하고 그 후 지휘관을 통한 휘하의 간부들에게 사병과 다름없는 잣대를 두고 타부대와의 차이점으로 인해 사병 본인들이 손해보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일관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본다.
두서없을 수 있는데 잡솔 끗- 비판은 환영, 비난은 무시, 관심은 앙망..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