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익명 > 개나무숲
개나무숲

며칠 전, 성인 ADHD로 글 쓴 개붕이야.hoogi

5an42SqY 6 276 7
형들 좋은 댓글 참 많이 달아줬더라. 정말 고마워.

우선, 나는 성인 ADHD 약과 함께 우울증 약을 처방받아서 먹고 있어.
열심히 살라는 응원을 준 형들에게 약을 먹고 달라진 내 삶의 변화를 꼭 전하고 싶었어.
오늘로 약을 먹은 지 3일 차이고, 이 글은 약을 복용한 1-2일 차에 약 먹은 후기 글이야.

나는 약을 먹기 전, 평소에 그나마 밤이 집중이 잘 된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생활패턴은 항상 일반 사람들보다 뒤로 밀리고, 다시 억지로 당기는 반복이었어.
그러나 약을 먹고는 노력하지 않아도 생활리듬이 정상으로 돌아가는 것을 느껴. 일찍 일어나는 것이 평소에 내가 느끼던 것보다 너무 쉬워졌어.
아침에 약을 먹으니까, 낮 시간은 집중력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상승하고, 밤에는 다시 평소의 나로 돌아가는 느낌이 들면서 졸려.
그래서 자연스럽게 생활리듬이 찾아지는 것 같아.

각설하고, 약을 먹고 느낀 점은 내 인생의 전환점을 느꼈어.
여태까지 공부하느라 책상에 앉아서, 3분도 안되는 짧은 주기로 잡생각과 그에 대한 자책으로 허비하던 시간들이 너무 아깝고, 내 자신에게 미안했어.
약을 먹어도 공부하기 싫고, 놀고 싶다는 생각은 평소와 같지만, 일단 책을 펴고 공부를 시작하면 잡생각이 90% 이상 줄어든 것 같아.
게다가 잡생각의 시간도 짧아짐을 느껴. 시작하면 몇 분을 표류하다 사라지는 잡생각이 5초도 안되어서 정신차리고 다시 공부를 할 수 있어.
또 핫타임이라고하면 표현이 적절할까? 가장 효과가 좋을 때는 공부하다가 정신 차려보니, 2시간 넘게 공부를 했더라. 이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야.
이런 일은 태어나서 처음 겪었고, 다른 사람들에게 공부한다는 것은 내가 생각하고 느끼던 것보다 아주 쉬운 일이었구나 라는 생각까지도 들었어.
나는 똑똑한 것이 맞았다는 생각, 내 지능에 ADHD가 천장이 되어서 가로막고 있었다는 생각,
진작 이랬다면, 명문대는 정문 걷어차고 들어갔겠다는 망상, 또 부끄럽지만, 기분이 좋을 때는 ‘내가 바로 신이다.’ 라는 생각도 했어 ㅋㅋ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너무 늦게 알아서, 학습능력이 거의 쓸모없어진 내 삶이 정말로 정말로 슬프지만, 내 인생은 이제부터야.
정신과에 용기내서 갔던 선택, 내 인생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해.

6 Comments
chMJWxiS 2022.06.02 14:18  
난 약 6개월먹다 효과없어서 끊었는데 ㅅㅂ샛기

럭키포인트 11,525 개이득

LfRWHD80 2022.06.02 14:42  
나도 약 먹었었는데 세상이 존나 밝아진느낌들고 집중도 잘되더라

근데 매일먹어야하는것도 부담되고 약값도 약값이라 끊었는데 뭐 나쁘지않게 살고있다

럭키포인트 16,384 개이득

jq4AfOt5 2022.06.02 14:56  
과거 미래 다 중요하지만
현재가 가장 중요하죠

럭키포인트 783 개이득

FDxq1LdZ 2022.06.02 15:31  
초반이라 약발 잘 받는거임....나중엔 지금처럼 안됨.

럭키포인트 9,955 개이득

1ibOyRFO 2022.06.02 15:33  
화이팅~ 힘내영

나는 난독증 있어서 스트레스받고 우울증도 있었는데
요즘 E북에 듣는책으로 들으면서 같이 읽으니까 책내용이 들어와서

처음으로 뭔가 책읽는 즐거움을 느끼는중.

앞으로의 인생의 질이 달라질꺼야 화이팅

럭키포인트 12,063 개이득

hY6kGl3z 2022.06.03 00:23  
약물치료 + 상담치료 병행하셈

럭키포인트 25,586 개이득

오늘의 인기글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