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바람을 피우고 있다.
6년 연애를 했고
지금은 서로가 내리막길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제목에 적혀 있듯 나는 바람 피우고 있다.
기간은 한 달.
정말 웃긴 이야기지만
잠을 잔 것도 아니고 실제로 만난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애정표현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여자친구 몰래 다른 여자와 연락을 한다.' 라는 사실로 나는 바람을 피우고 있다.
정당화를 할 생각은 전혀 없다.
꼭 잠을 자고 실제로 만나야 바람을 피우는 건 아니니까.
데이트 폭력.
인식 상 남자가 여자에게 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여겨지는 일이다.
나에게는 반대다.
내 여자친구는 기분이 조금만 안 좋아지면 자해를 하고
나를 때리고 칼을 들고 찌르려 한다.
가끔은 웃으면서 귀에 대고 지긋이 속삭인다.
"나 기분이 너무 안 좋은데 몇 대 맞아주면 안 돼? "
농담이랍시고 미소지으며 웃는 내 여자친구에게 나는 정이 떨어졌다.
나는 밝았다.
누구를 만나든 성격이 좋다는 소리를 들었고, 뭘 하든 열심히 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내 여자친구는 그런 내가 좋다고 했었다.
지금은 내가 누군가에게 칭찬을 받을 때, 대상이 이성이면 바람을 피운 것이고.
내가 무언가를 열심히 한다며 칭찬을 받으면, 내가 너보다 더 잘할 수 있다며 발광을 한다.
종합적으로 그녀는 변했다.
아니 원래 이랬을 수도 있다.
내가 밝아질 수 없게 자꾸 감춘다.
모든 SNS의 계정과 비밀번호를 다 알고 있다.
친구 요청이 오는 날에는 난리가 난다.
누구길래 너한테 이러냐 왜 널 팔로우하냐
단언컨대 나는 단 한 번도 바람을 피거나 불안하게 한 적이 없다.
술도 담배도 하지 않는다, 여사친이 있었지만 연애를 시작하고는, 단 둘이 만난 적도 다 같이 만난 적도 없다.
이제 그만하고 싶다.
가끔 여자친구가 침착해질 때가 있다.
그러면 울면서 그런다.
자기를 버리지 말아달라고, 자기가 잘하겠고 변하겠다며 손톱 자국이 남을 만큼 내 손을 잡는다.
항상 그때 마음이 약해졌다.
사람 힘들 때 버리는 거 아니라는 바람같은 말에 얽매여서
내가 이 사람하고 헤어지면 난 이기적인 사람일 거라는 강박에 사로 잡혔었다.
내가 죽으면 다 네 탓이라며 나를 옭아매는 그녀의 말에
두려움을 느꼈다, 정말 죽으면 어떡하지 나 때문에 누가 죽으면 난 어떡하지
근데 이제는 안다.
그녀는 절대 죽지 못하고.
내가 그녀와 헤어지게 돼서 이기적인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어도.
지금보다는 행복할 것이다.
나는 바람을 피고 있다.
정당화를 할 마음은 전혀 없다.
행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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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결혼했는데, 연애하는 친구들 제일 부러운게 헤어질 수 있다는거야.
빨리 헤어지고 니 인생 찾아. 더 좋은 여자 얼마든지 많고, 혼자만의 귀중한 시간을 더는 놓치지 말아.
더이상 범죄자, 정신이상자 케어는 니가 할 필요가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