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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무숲

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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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혼술하다가

알콜이 부족해서 편의점을 갔다


편의점에서 맥주사고 나오는 길에 취기도 올랐겠다

가면 안되는데 하면서 전 여친 집앞까지 걸음을 옮겼다


원래 가던 길인냥 휘적휘적 가면서 흘깃

잘못 갔던 길인냥 돌아오면서 곁눈질로 또 흘깃 


무심하게 돌아가는 실외기 위로 

어설픈 방묘문이 달린 옷 방 창문에서 한 번


이사하기 전 창틀을 닦아내며 

볕이 잘들어와 좋겠다고 말했던 큰 방 창문에서 또 한 번


그 짧은 길을 몇 번이나 돌았을까


갑자기 켜지는 형광등 불빛에 놀라 담벼락으로 숨어버렸다


몇 달 전만하더라도 이럴 때면

설렁설렁 맥주 봉다리들고 놀러가고 그랬는데


'나 맥주 생각한 거 어떻게 알았어?'라며

궁뎅이 팡팡 뚜드려주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젠 다 늘어난 츄리닝 바지만 남았구나

아니 손에 든 봉다리만 남았구나

봉다리 안엔 니가 그렇게 좋아하던 맥주밖에 없다.



한동안 괜찮았다 생각했었는데

한참동안 괜찮다 생각했던거지


에휴

4 Comments
UqReQ19m 2020.08.18 16:19  
찌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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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lxhuXp 2020.08.1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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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scyzqcN 2020.08.18 17:35  
알코올은 어제 들이붓고 감정은 왜 오늘까지 올라와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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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cSt48u 2020.08.18 19:48  
[@vscyzqcN] 미련아니겄어?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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