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혼자 산다는게 맞는 것 같다.
편모 가정에서 자라서 가정형편이 안좋았음. 학교 성적이 나쁜 편은 아니었으나 바로 취업할 요량으로
인문계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수능치고 그냥 바로 전문대 중에서는 좀 잘나간다는 서울소재의 모 전문대 전기과 들어갔음.
이 때 쯤 모는 재혼을 하여 경제적 여건이 좋은 계부를 만남.
그럴거면 애초에 실업계가서 취업하지 왜 인문계 갔느냐 할 수 있는데
인문계간 것도 사실 뜻이 있어서 간 게 아니라 그 시대는 진짜 소위 말한 공부 놓은 놈 아니면 실업계 아무도 안가는 시절이었고
모가 인문계 가길 원했거든...
그렇게 전문대 전기과 들어가서 1학기 학교생활 하고 있는데 어느날 모랑 통화하다가 어쩌다 그런 내용이 나왔는지는 모르겠는데 모가
'니가 그런 학교에 간 게 부끄럽다'라는 이야기를 함.
여기서 너무 충격받아서 모한테는 반수 하겠다고만 알리고 몰래 학교 자퇴한 뒤 주경야독하여 부산대 법학과 갔음.
국립대 법학과 가니까 되게 좋아하더라. 하지만 본인은 솔직히 말해서 법과에 흥미도 없었고.. 08학번 그 시절엔 너나할 것 없이 대학을 갔기에
목표 의식이 없다보니 학교생활은 자연히 소홀해졌음.
기억에 남는 친구도 없고 지금껏 연락하는 대학친구도 없을 정도임. 심지어 졸업앨범도 안찍음. 소위 말하는 아싸 그 자체였음.
휴학도 몇 번 함.
그렇게 어영부영 학교를 다니다 취업하고 회사를 다녔음. 메이저 기업은 아니었으나 이름만 말하면 아는 그룹의 계열사였고
초봉이 실수령 280 가까이 되는, 본인 기준 만족스러운 회사였으나 회사를 3년 정도 다녀보니 직장 선배들은 정년되기 전에 다 퇴직하고
회사의 업무 분야도 크게 장래성이 없다는걸 어렴풋이 느꼈음.
그래서 나는 어렸을 때부터 꿈꾸던 공직의 꿈을 품고 공부를 하기로 했음. 솔직히 이직은 생각도 안했음.
나이가 좀 있으나 부모와도 충분히 상의했고 계부와 모는 나를 믿는다며 내 결정을 지지해줬음.
돈은 내가 벌어둔 게 있었기 때문에 집에서 숙식만 해결하고 일체 손을 벌리지 않았음.
그러던 중 오늘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또 말이 나왔는데 모가 '네가 지금 직업이 없는 상태가 나는 너무 부끄럽다' 이런 이야길 하더라..
그럴거면 내가 직장 때려친다했을 때 다시 생각해보라 하던가.. 아니면 속으로만 생각해줄 수 있는 것 아닌가..
현재 8개월째 수험중이고 원래 아싸 스타일이라 하루에 10시간 이상 공부하는건 전혀 어렵지 않은데 이런 말 한마디 한마디가 너무 힘들다 ㅋ
가족은 힘들 때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어야하는 것 아닌가.. 가족 눈치가 너무너무 힘드네 오늘은 공부도 안되고 죶같아서 개소리 한 번 써본다